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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30일 월요일 ~ 8월 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었고, 지난 토요일에 룩소르에 내려온 신규단원 분의 OJT를 도와드리는 사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학교에 가도 사람이 거의 없고 학생들을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업무를 알려드리는 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생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는 이고스에 가거나 다른 단원이 근무하는 기관을 방문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는 집을 보거나 룩소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만한 곳을 소개하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현지 식당들은 점심에 영업을 거의 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식당만 문을 열고 있는지라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우리 집과 다른 단원의 집을 번갈아가며 식사를 해결했다. 마침 전에 사다 놓은 콩이 있어서 콩국수를 만들었는데, 삶고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 약간 번거롭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고소하고 진한 콩국수를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아무래도 혼자 밥을 먹을 때는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잘 하지 않게 되는데, 모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온 거라 아껴놓았던 오이지며 연근 조림을 꺼내 한식으로 식사를 준비했다.

한식으로 준비한 점심상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

연근, 깻잎, 오이지무침


S단원이 일하는 병원에 간 것은 나도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병원 시설이 좋고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차분한 분위기라 좀 놀랐다. 특히 병원 바로 옆이 나일강이어서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풍경이 참 예뻤다. 처음 둘러본 새 건물에 비하면 구 건물의 시설은 낡고 여기 저기 부서진 곳도 많고 청소 상태도 좀 나빴는데, 그래도 갖춰야 할 것들은 다 있는 것 같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병원 곳곳에 달려 있는 시계가 하나도 시각이 맞지 않는 상태였다는 점이다. 어차피 사용하지도 않을 시계라면 차라리 없애는 편이 더 헷갈릴 것 같은데, 정확하지도 않은 시각을 가리키는 무수한 시계들을 보고있으니 좀 웃겼다.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

코이카 단원이 일했던 검사실

현재 단원이 근무하는 응급실

시설이 잘 갖추어진 중환자실

병실도 살짝 구경

2인실의 깔끔한 병실

병실 복도에서 볼 수 있는 나일강 풍경

병원 앞, 잘 정비된 강변 공원

시계 앞쪽과

뒤쪽 모두 제 시간이 아니었음

구관은 확실히 낡은 건물의 느낌

깨진 유리창, 막혀있는 복도

신장투석실에는 사람들이 많았음


OJT에서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인 집 구하는 일은 큰 문제 없이 잘 끝났다. 룩소르에서 단원이 갈 만한 집은 이미 몇 군데로 정해져 있는 상황이라, 그 집들을 보여드리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시게 한 다음 집주인과 계약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목요일로 OJT는 끝나 신규 단원을 카이로로 보내드리고, 코앞으로 다가온 국외여행 짐싸기에 돌입했다. 토요일인 오늘 밤 비행기로 파리에 가서, 2주 정도의 휴가를 보내고 18일에 다시 룩소르로 돌아올 예정이다. 세 번째로 가는 프랑스이지만 오랜만이기도 하고, 여름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좀 떨리는 상태인데, 어쨌거나 잘 다녀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