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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 10월 21일 일요일


업무

1. 2학년 : 지난 주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간단히 복습한 다음 연습문제로 넘어갔는데,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연습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한 명 빼고 다들 헤매고 있었다.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나는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를 못 했다 싶으면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 대신 다시 반복하는 식으로 수업을 하는데, 계속 이렇게 하자니 너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 대학교에서 받았던 프랑스어 수업을 돌아보면, 빠른 속도로 요점만 정리하고 쑥쑥 진도를 나가는 식이었는데 당시에는 이해가 잘 안 되더라도 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터득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그냥 그런 식으로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들일 경우에만 해당되는 거니까 우리 학생들에게 적용하면 안 될 것 같다. 또 한 가지, '언제'와 '며칠'을 가르치는데 평소 질문이 많던 학생이 또 난해한 질문을 했다. 아직은 기초적인 단계에 불과하니까 일단 외국어는 외국어로 받아들이고 그 표현을 외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만 해도 충분할 텐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가르치기가 어렵다. 과다한 호기심과 탐구심은 언어를 배우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2. 4학년 : 회화책, 문법책, 보충프린트 등을 활용해서, 특별한 문제는 없이 즐겁게 수업하고 있다. 다만 목요일에는 내가 몸이 좀 피곤한 상태에서 수업에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아서 수업이 좀 썰렁했다. 교사로서, 내 기분을 스스로 잘 조절해서 학생들이 되도록이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이번 주 수요일에는 대사님과 국회의원 몇 분이 이고스를 방문하셨다. 특별히 보여드릴 것이 없어서 4학년 학생들에게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도록 했는데 애들이 많이 떨렸는지 평소보다 더 버벅거렸다. 4학년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에 좀 실망하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것인데... 좀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생활

수요일에 룩소르를 방문하셨던 대사님과 국회의원 분들과 함께 룩소르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현재 한 명의 단원이 근무하고 있는 기술학교를 둘러보러 갔다. 코이카에서 예전부터 많은 지원을 했던 곳이라고 듣긴 했지만 직접 둘러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학교에 들어가서, 코이카의 지원에 대한 동영상을 함께 감상한 다음, 실습장에 들러 학생들도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외에는 평소처럼 운동을 하고, 샘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남는 시간에는 개인적인 공부를 하며 일주일을 보냈다. 전에 구해둔 한국 교육의 발전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영어로 된 거라 쑥쑥 읽히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 꽤 재미있다. 특히나 현재 이집트의 상황과 70년대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면서 어떤 점들이 다른지 생각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