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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 12월 27일 목요일


24일
한국에 가져갈 것들을 사러 마트를 돌아다님. 짐 정리 대강 끝냄.
 
25일
동기 언니가 지인들에게 밥 얻어먹는 틈에 꼽사리. (언니 고마워요 ㅠㅠ)

26일
감사장 수여하러 대사관. 마지막 저녁 식사.

27일
이집트에서의 마지막 날. 공항으로~


지금까지의 이집트 생활 돌아보기

이집트는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고 문화 유산이 많고, 자연 재해도 없다. 날씨가 좀 덥긴 해도 살만 하다.

이집트 사람들은  다른 사람 일에 관심이 많고, (좋게 말하면) 정이 있다. 다만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할 때가 종종 있어서 조심하할 필요가 있다.(이건 꼭 이집트 사람들의 특징이라기보다, 외국인이다 보니 나쁜 사람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런 듯.) 도둑질이나 남을 해치는 행동은 잘 하지 않는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쉽게 생각한다.(거짓말에 대한 개념 자체가 좀 다른 듯?) 자조적인 농담을 많이 하는 편이고, 상류층 사람들의 경우 이집트를 떠나고 싶은 마음도 큰 것으로 보였다.

한국어 교육  무엇이든 가르치는 것은 재미있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도 보람있긴 했지만 나의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국어든 영어든 다른 외국어든, 의사소통을 하는 것 자체에 더 중점을 두는 쪽이고, 보다 보편적인 것을 소재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내가 다른 문화로 들어가는 쪽에 더 큰 관심이 간다.

교사로서의 나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인내심 부족. 내가 소위 '모범적인 학생'이기 때문에 좋은 선생님이 되기는 오히려 어려운 것 같다. 학생들이 의욕만 가지고 실천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환경에서는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학습자의 편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과 쏟아지는 관심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 소모가 많고 앞에서 말을 하는 것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 소수의 사람을 깊이 있게 만나고 지도하는 편이 더 잘 맞는 것 같고, 관찰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일에 더 마음이 끌린다.

달라진 나  출국을 위해 카이로에 올라와서 확실히 느낀 것이 있다. 처음 이집트에 와서 유숙소 생활을 할 때만 해도 나는 철저히 개인주의에 독립적인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누가 함께 있는 것이 참 좋다는 거. 2년 동안 혼자 생활하면서, 내 손에 쥐어진 하루라는 시간이 버겁고 힘들 때가 종종 있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 나와는 다르지만 내가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새삼 느낀 시간이었다. 또, 전에는 나 혼자 잘났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좀 고분 고분해졌달까. 내가 잘 해서 이루었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빚을 진 것이었음을, 내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노력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생활함으로써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면 이런 것을 깨닫지 못 했겠지. 

앞으로의 계획  교육은 여전히 나의 1번 관심사다. 교육을 통해 사람이 바뀌는 것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감동적이다. 이집트에서는 사람들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아 보였고, 교육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별로 크지 않아 보였다. 가난한 나라에 그냥 돈을 주거나 뭘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스스로 이룰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일단은 우리 나라가 걸어온 길을 공부하고, 이론적인 부분을 좀 알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그 이후는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