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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금요일에는 김동훈 쌤이 하시는 '청년들을 위한 국제자원활동가 학교'의 강의가 있었다.
오전과 오후 두 번의 강의가 있었는데 아래는 그 중 첫 번째(전체 중에서는 다섯 번째) 강의, '기후 변화와 국제개발'에 대해 간단히 정리한 것.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많이 보여 주셔서 그건 맨 마지막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기후변화와 국제개발


일시 :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10:00-12:00
장소 :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강사 : 김동훈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나눔사업부문 부장)


* 주황/빨간색으로 강조된 부분은 정리한 사람에 의한 것이며, 빠진 부분이나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


보통 기후 변화의 문제는 생태계와 관련해서 그 심각성을 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잘 와 닿지 않음.

환경 운동가의 메시지는 계속해서 있어왔지만 사람들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음.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하는 환경 운동가들도 많고, 이 경우에 중심은 '지구를 살리자'에서 '사람을 살리자'로 이동하게 됨. 

COP회의(국제연합기후변화회의)를 보면,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국가들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뿐,
여기에서 나온 이야기가 실제로 이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음. 
매번 회의마다 다음에 언제 만날지만 결정하는 식.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청년들에게 하면 무력감이나 회의감을 느끼게 됨.
 
급진적이라 할 수 있는 배출권 거래제마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는 없고,
이런 강한 이야기라도 하지 않으면 아예 어떤 국가나 기업의 참여를 불러 일으킬 수 없는 것이 현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미 저질러 놓은 것이므로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이고,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적응완화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 국내 사회의 인식 정도 :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행동을 하거나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는 생각은 적음.


현재의 상황

100년간 0.74도가 올랐는데 이 정도만 해도 큰 변화.
크고 작은 재난, 재해가 일어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따라서 긴급구호 나가는 빈도도 증가.

이번 필리핀 태풍의 경우, 강도가 셌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태풍이 오지 않는 시기에 왔다는 것이 특이점.

기후 변화와 관련된 환경 재앙의 예
- 투발루의 기후 난민*
- 몽골의 온난화와 사막화*
- 차드 호수 

차드 호수는 원래 크기에서 엄청나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생계 수단을 없애고 질병을 일으키며 물을 둘러싼 싸움을 만들어냄.
이처럼 기후변화가 빈곤, 평화, 개발 등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

기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주로 가난한 나라들.

2003년 유럽의 폭염(Heat wave)는 기후변화가 선진국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결국 여기에서도 피해를 입는 것은 취약 계층.

한국의 기후 변화는 재해 정도에 그칠 뿐  거대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다 보니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음.
차후 우리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리라 예상되는 것은 호우와 태풍.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 체계도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음.


인간의 활동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항공기와 온난화*
- 항공기가 만들어낸 비행운이 날씨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온난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밝힘. 
-
이산화탄소 총량의 3%를 비행기가 배출하는 것도 큰 영향.
 
핸드폰과 육식 그리고 기후 변화*
- 핸드폰 : 핸드폰에 들어가는 콜탄이 콩고 밀림에서 나오는데 여기는 고릴라의 서식지. 
- 육식 :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한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땅을 얻으려고 아마존 밀림을 파괴 + 가축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

이를 볼 때 우리의 삶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에너지 소비의 불평등 양상

기후정의 - 온실가스 배출량과 영향의 반비례 관계를 지적
기후변화 지수(CCI)를 보면 배출을 적게 하는 개발도상국이 더 취약하며 한 국가 안에서도 빈곤층이 영향을 더 많이 받음.


환경, 개발, 기후 변화의 관계

ex)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컵 - 재료가 되는 나무들을 심기 위해 숲에 살던 사람들을 쫓아냄 - 빈곤으로 이어짐
개발도상국의 종이컵 생산을 장려하는 것은 개발인가?
 
ex) 맹그로브 숲과 새우 양식 : 새우를 양식하기 위해 숲을 없앰 - 이는 빈곤, 건강,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침.


환경 이슈의 특이성
- 원인 제공자와 피해자의 불일치
- 국제적 관계 속에서 책임 분담 필요
- 장기간에 걸쳐 연쇄적으로 생활 전반에 영향 (냄비 속의 개구리 같이 상황 파악을 못 함)
- 원조자를 포함해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를 전제함


빈곤과 환경
- 저개발국 환경 파괴의 원인은 빈곤. 개발을 위해, 생계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게 됨.


이처럼 복잡한 사슬 속에서, 개발 협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느 한 부분을 해결한다 해도 전체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음.


GDP와 점보 제트기*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부를 가늠하는 척도.
오일, 전기충격기, 위장약, 무기 - 이런 것들이 필요한 이유나 미치는 영향과는 관계없이, 생산되기만 하면 무조건 플러스.
이에 반해 GDP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이 있음 - 이를테면 숲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

우리가 하려는 개발도 자본주의 논리에 종속되어 있지 않은가?


새로운 시도들

대체 에너지, 에너지 복지, 에코 웨딩, 자전거 마일리지 운동, 자전거 공공임대, 빈그릇 운동, 그린 오피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현재 한국에서 실천하는 것들이 개발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음.
관행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음.  ex) 긴급구호 과정에서 남기고 가는 쓰레기들


이 날 강의와 관련된 영상/문헌 자료 리스트 (분홍색은 개인적으로 추가한 것)

- 영화 Earth
- 지식채널 ⓔ 투발루 기후 난민
- 몽골 온난화와 사막화 (KBS)
- 항공기와 온난화 (KBS)
- 핸드폰과 육식 그리고 기후 변화 (KBS)
- 지식채널 ⓔ GDP와 점보 제트기

- 마크 라이너스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
- '스턴 보고서'
- 남종영 '북극곰은 걷고 싶다' 
- 헤이즐 헨더슨 '그린 이코노미'
- 에너지 기후 정책 연구소 '나쁜 에너지 기행'
- '빈곤에서 권력으로'  23장 자연재해의 위험 24장 뜨거워지는 지구 
 
- Relief web : 지구 상의 인도적 위협을 보여주는 사이트



Thoughts

- 이제까지 읽은 책들('거대한 역설', '빈곤에서 권력으로' 같은)에서 계속 기후변화 이야기가 나왔던 터라 기후변화와 개발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는데, 전혀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의 경우 이것이 왜 개발의 문제인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다. 국제개발 내에서도 전문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다 보면 자기 분야 말고는 잘 모르게 되어 버릴 수 있는데,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복잡성을 생각할 때 그렇게 되는 것은 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차원에서는 혁신적이고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해결책이, 또 다른 차원에서는 사람들의 삶을 악화시키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선의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 그렇다면 교육을 전공하는 내 입장에서, 기후변화에 대해(또는 다른 이슈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 내에서는, 시민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조력자(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 할 수 있겠다. 요즘 여러 단체, 기관에서 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이나 '지속가능발전교육'이 이런 의미를 가질 것인데, 나의 경우에는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닌 성인들의 인식 전환이 어떻게 일어나고, 그것을 촉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다음으로, 한국 바깥의, 그러니까 국제개발협력 내에서의 교육과 관련해서는, 가장 취약한 이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이러한 배경지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더 알게 됨으로써 더 나은 선택을 하는 확률을 조금 높일 수 있다는 것 :-)  

- 신기하게, 요즘 읽은 것들이 이 강의와도 맞닿는 지점이 있었다. '빈곤에서 권력으로'는 신기할 이유가 없지만, 찰스 디킨즈의 소설 '어려운 시절'의 한 구절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고전의 힘이란 이런 것이구나 새삼 실감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공리주의자인 그래드그라인드 씨가 자기 철학을 그대로 받아들인 학생 비쩌에게 한 방 얻어맞는 대목과 곡마단의 단장인 슬리어리 씨(s를 sh로 발음하는 것이 특징. 잘못 옮겨적은 것이 아님)가 문제가 잘 해결된 후 그래드그라인드 씨에게 말하는 대목인데, 결국 이 세상에는 계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계산되지 않는 것을 좀 더 드러내는 것은 필요한 것 같은데, 이것을 기존의 계산에 포함시킬 나름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것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빈곤에서 권력으로

"자연재해 문제 여시 다른 취약성의 원인들처럼 불평등 문제로 회귀한다. 부유한 국가들과 공동체들은 자연재해에 대처할 수 있는 자원과 체계들을 갖추고 있지만 가난한 국가들과 공동체들은 그것에 대처할 자원이 많이 부족하다. 위태로움은 자연적일 수 있지만 위태로움에 취약성이 배가된 위험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과 부정의로 조장된다. 그래서 위험의 취약성을 해소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재해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또는 재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 또 가난한 사람들과 공동체가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데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권력을 제공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재난을 관리할 효과적이고 책무적인 국가 제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294쪽)

"재해라는 단어는 라틴어 '불운'에서 온 것이지만, 사람들을 재해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불운이 아니라 불평등과 불공정이다. 또 재해는 가난하고 소외된 집단들을 가장 강하게 타격해서 국가 사이에 그리고 국가 내부에서 불평등을 치솟게 한다." (305쪽)

"역사적 책임이 가장 없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다는 점이 기후변화가 안고 있는 심각한 불공정함이다. 적도 지역의 개발도상국 시민들은 대부분 온실가스를 매우 적게 배출하지만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그 이유는 지역 특성상 환경 변화의 강도 때문이며, 또 그 국가들이 환경 변화에 대처할 자원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307쪽)


어려운 시절
 

"선생님이 이토록 지지할 수 없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옛 학생이 논쟁하는 투로 대꾸했다. "돈을 내고 배웠으니 그건 거래였고, 졸업을 했으니 거래는 끝난 겁니다."

모든 것에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그래드그라인드 철학의 기본원칙이었다. 누구에게도 공짜로 무엇을 주거나 도움을 제공해서는 절대로 안되었다. 감사하는 마음은 제거되어야 하고 그로부터 생겨나는 미덕은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살이의 모든 면면은 계산대 위로 주고받는 거래여야 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해서 천당에 갈 수 없다면, 그곳은 정치경제학적인 장소가 아니므로 거기에서 볼 용무는 없는 것이었다.

"학비가 쌌다는 건 부정하지 않습니다." 비쩌가 덧붙여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제대로 된 것입니다, 선생님. 저는 가장 싼 시장에서 만들어서 가장 비싼 시장에서 처분해야 하니까요." (464쪽)
 

"이걸 보니 두 가지 섕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션생님?" 슬리어리 씨가 물 탄 브랜디 잔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하나는 이 셰상에 이해관계가 아니라 그것과는 전혀 다른 무엇인 샤랑이 존재한다는 섕각이고, 다른 하나는 최쇼한 개들의 습셩만큼이나 이름붙이기가 어렵지만, 그 샤랑도 그 나름대로 계샨하거나 계샨하지 않는 방쉭을 지니고 있다는 섕각 말입니다." (4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