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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을, 강대중 선생님의 '성인학습이론연구' 수업에서 제출했던 리뷰 페이퍼 #2
리뷰 페이퍼를 총 다섯 번 제출해야 하는데 처음에 어떻게 쓸지 몰라 고심하다 이 때부터는 그냥 막 쓰기 시작했던 기억이... 




2013.10.13 
성인학습이론연구 리뷰페이퍼

 

관점전환학습이론에서의 학습성찰

 

 

메지로우의 책 <Transformative Dimensions of Adult Learning> 3장과 4장에서는 각각 학습과 성찰에 관련된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들여다보며, 핵심 개념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하버마스의 세 가지 학습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학습은 일단 도구적 학습instrumental learning과 의사소통적 학습communicative learning으로 나누어지는데, 이 두 학습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성찰과 관련된 해방적 학습emancipatory learning이다. 아래의 표에서는 도구적 학습과 의사소통적 학습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두 가지는 깔끔하게 나누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학습에 두 가지 성격이 공존 가능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도구적 학습만이 학습의 전부인 것처럼 이해되어 왔기 때문에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도구적 학습

의사소통적 학습

해방적 학습

이론적technical 지식

실천적practical 지식

해방적인emancipatory 지식

다른 사람을 포함, 환경을 지배하고 조종하기 위함

다른 사람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시키기 위함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이라 생각되어 온, 우리 삶을 제한하는 요소들로부터 해방되기 위함

관찰 가능한 사건에 대한 예측으로, 옳고 그름이 증명됨

가치, 윤리적 문제, 다양한 개념들과 감정 등에 대해 상호주관적으로 타당성을 판단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 온 전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

인과관계의 판단

 

상징적 상호작용을 통해 통찰력을 향상시키고 공통의 전제를 획득

비판적 자기 성찰을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을 획득

사실인지 아닌지 가설 검증

합의를 통한 가치 판단

비판적 자기 성찰

가설-연역적 논리

은유[1]-개연적 논리

 

눈에 띄는 학습 영역

비판적 학습 영역

 

메지로우는 해방적 학습이 관점전환학습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도구적 학습과 의사소통적 학습 또한 여전히 성인학습과 관련되어 있으며 비판적 성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4장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성찰reflection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앞서 말했듯, 성찰은 학습, 문제 해결, 타당성 검증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하는 요소이다. 메지로우는이 단어의 의미가 다소 모호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평가절하되어 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일반적인 학습 이론에서 생각하는 행위정도로 이해되는 성찰의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성찰은 내용에 대한 성찰, 과정에 대한 성찰, 전제에 대한 성찰로 나누어지고, 내용에 대한 성찰(알아내고자 하는 것에 대해 생각)과 과정에 대한 성찰(알아내는 과정에 대해 평가)이 문제 해결에 관련된 것인 데 비해, 전제에 대한 성찰(알아내고자 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문)은 문제 제기라 할 수 있다. , 내용과 과정에 대한 성찰은 의미 도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전제에 대한 성찰은 의미 관점을 전환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의미 도식과 의미 관점의 전환 모두를 통틀어 관점전환학습이라 하며, 모든 성인 교육이 관점전환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성찰적 학습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성인교육의 주요 목표는 성찰적 학습과 관점전환학습을 촉진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메지로우는 주장한다.

 

3장과 4장의 내용 가운데특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부분은 하버마스의 의사소통적 행위 이론에 관해 설명할 때 언급된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이었다.현대 사회의 열린 세계관은 이미 확립된 믿음과 행동 규범에 대한 합의가 이전에 비해 덜 굳건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시장 경제에서의 교환 관계나 정치 권력의 체제화는 자율적 하부체제로 작동하면서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타당성 주장을 검증하며 상호 이해로 나아가는 것을 막고, 전문화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2] 이처럼 경제·행정적 시스템이 의사소통 상호작용을 막고 있지만, 시민권, 생태, 평화, 여성 등의 사회 운동을 통해 해방과 저항의 가능성이 있으며, 공적 영역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고 토론을 통해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제도와 의사소통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하버마스는 말한다. 나는 평소에 왜 사람들이 자신을 옭아매는 사회 시스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지 궁금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모든 것이 잘 확립되어 있는 듯이 보이는 시스템 속에서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약한 이들을 착취하는 불공정한 구조 자체는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대상으로 생각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부터 이것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을 리는 만무하고, 미약하나마 내가 희망을 거는 것은 현지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 삶에서 겪는 문제를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제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자기 몫을 찾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상 생활에서부터 사람들이 서로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연습이 되지 않으면, 거대한 구조에 도전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결국은 한 명 한 명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자신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조금씩 축적되어 사회 전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그 과정에서 외부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는 여전히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관점전환학습이론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는데,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현재의 고민이 조금 더 구체화되고, 그와 더불어 해결의 실마리도 얻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DJK1] .



[1]의사소통적 학습에서는 은유를 통한 학습이 중요한 특징인데, 이는 모르는 것을 대면했을 때 원래 알고 있던 것과의 연관고리를 만듦으로써 그것을 기존의 신념, 의미 도식, 이론 등에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은유라는 것은 유사성을 찾아내고 초점을 맞추고 싶은 특징만을 부각시키는 것으로, 상상과 직관을 통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은유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생성한 은유에 대해서 인식하고 비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2]Rather than active agents seeking mutual understanding of their world, adults become “clients”, citizens are reduced to objects of mass manipulation, and workers become commodified.”  (Mezirow, p.72.)


 [DJK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