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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속에서

마르타야 마르타야

곰파 2007. 4. 15. 02:10

얼마 전에 이올린에서 지역 태그 검색으로 유럽-프랑스 를 눌렀는데
'파리' 다음으로 '떼제' 가 나오는 거다.
오옷, 떼제-? 무슨 글이지? 하는 생각으로 눌렀는데,
어떤 분이 떼제 공동체에서 한 달 간 생활한 일기였다+ㅁ+

오늘 다시 들어가서 처음부터 하나 하나 읽으면서,
아, 나도 그 곳에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뭉실 뭉실 피우고 있는 중...
'내년 6월에 어학원 수업을 마치고 나면, 떼제에서 좀 있다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ㅁ'?'
뭐 내 앞날이 어떻게 될 지는, 모두 그 분의 뜻에 달려 있겠지만 말이다.

여튼 글을 읽다가 너무나 내 마음을 쿡쿡 찔러대는 부분을 발견했는데,
그건 바로 떼제에서 말하는 simplicity와 마리아, 마르타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전부터 난 늘 마리아랑 마르타 이야기가 조금은 불만스러웠는데
'아니 일하는 마르타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다 마리아처럼 하면 일은 누가 하냐고요- 에잇 마리아 같은 애들 싫어.'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할까.
사실 나는 마르타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좀 미웠다구ㅠ_ㅠ

개강미사를 준비하는 동안 난 참 힘들었었다.
할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당신을 바라볼 시간이 어디 있어요, 하고 생각했다.
기도드리는 대신 그냥 열심히 일 할게요- 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개강미사를 위해 수백만가지 일들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징징댔는데
그러나 그 날 느낀 것은, 당신만 계시면 완전하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결국은 그 분과 함께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던 건데,
그런 만큼 그 시간에도 당신을 향하는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을텐데
너무 많은 것에 마음을 쏟던 나는 결국, 그 때서야 깨달았던 거다.

그러면서 지금 드는 생각은
내가 이번 여름에 연수봉사를 하고 싶고, 탈출기 연수를 가고 싶은 것은
어쩌면 그냥 내 욕심인지도 모르겠다는 것.
물론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께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프랑스에 가기 전에 꼭 한 번 더 하고 싶고,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욕심으로
주님이 아닌 주변 것들에 눈 돌리고 마음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어쨌거나 이 밤에 저에게 말을 걸어서
맨날, '고쳐야지' 하면서도 또 마르타처럼 살아가는 저를 일깨워주시는 주님-
정말 감사한데요,
웬만하면 프랑스는 무사히 보내주세요(-_-a) 떼제도 어떻게 안 될까요 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