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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 졸업식 때문에 부산에서 엄마가 올라오셔서, 점심을 먹으러 이태원 타이가든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에는 그린커리를 먹었는데 (2010/08/21 - [풀먹는곰파] - 부드러운 매력, 태국음식 @타이가든)
이번에는 레드커리를 시켜봤어요. 맛있었는데, 사실 그린커리와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_< ㅋㅋ

아무튼, 오늘의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가든이 아니고! 원래는 타르트로 유명한, '타르틴'이라는 빵집 겸 까페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매장, 들어가는 문

타르트를 구경할 수 있는 쇼윈도

어떤 기사를 보니, 빵 만드는 분의 어머니래요

원래 모델이셨다고 :) 로고가 되실 만하죠?


파이, 타르트, 쿠키, 치즈케이크, 버터 타르트, 루바브(Rhubarb) 파이 등등을 파는데 비건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에요, 하핫.
그렇지만 제가 여기에 갔다는 건, 우유 계란 버터 등등이 들어가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의미겠죠? :)

바로 이 빵들을 만나러 왔어요

한 눈에 봐도 예쁜 빵

얘들은 제 관심 밖입니다 (미안!)


바로 이것, 루마니아식 아티잔 브레드(artisan bread)가 궁금해서 이 곳을 찾았답니다.
아티잔 브레드는 프랑스식으로 하면 pain artisanal이니까, 대량생산한 빵이 아닌 제빵사가 손으로 만든 빵을 의미하는 거겠죠?

다음은 나중에 타르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알아낸 것들입니다. (영어로만 되어 있었어요! 채식이 공부를 시킨다는..)

이 곳 제빵사 Garrett 씨는 1995년, 전통적인 농부들의 빵 만드는 것을 배우러 헝가리, 루마니아, 오스트리아에 갔었다고 해요.
전기오븐을 사용하는 것만 빼면, 동유럽 소작농들이 1000년 동안 빵을 만들어 온 그 방식 그대로 빵을 굽고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인 즉슨, 반죽, 발효, 오븐에서 굽는 과정을 하루에 다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일단 반죽을 해 발효시킨 다음 3~7일을 묵히고 모양을 잡아 2차 발효를 해서 빵을 굽는다는 것인데
바로 이런 과정 때문에 이 곳 빵만의 독특한 질감이 나온다는군요 +_+ 오홍

읽다가 놀라웠던 것 중 하나, 이 분이 사용하는 사워도우 스타터(묵은 반죽)는 30년 된 것이래요!
1996년에 15일 동안 배를 타고 태평양 건너서 한국에 올 때도 그 반죽에 네 번 밥을 줘야했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났습니다.
(사워도우 스타터 속에서는 효모들이 살아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얘네들을 안 죽이려면 밀가루와 물을 먹이로 줘야 해요)



앗 다시 진짜 빵으로 돌아가서, 5곡3씨앗빵(5 grains 3 seeds bread)과 으깬귀리빵(Rolled oats bread) - 두 가지 빵이 있어요.

다섯 가지 곡식 & 세 가지 씨앗 빵

으깬 귀리 빵


재료는 각각,
표백하지 않은 강력분, 통밀가루, 호밀가루, 옥수수가루, 통밀, 구운 현미, 통호밀, 해바라기씨, 참깨, 아마씨, 이스트, 물, 소금
표백하지 않은 강력분, 통밀가루, 호밀가루, 으깬 귀리, 이스트, 물, 소금 - 이네요. 건강한 재료들을 쓴다고 해요 :)

악소 빵을 사 올 때도 생각했던 건데, 종이봉투에 든 빵은 치명적으로 매혹적인 향기를 내는 것 같아요.
정말 '향기'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빵의 고소한 냄새가 솔솔 나서, 집에 오자마자 한 조각 맛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빵칼을 다른 곳에 두고 온 터라 썰어주시기를 부탁드렸는데, 예쁘게 잘라 주셔서 참 좋았어요. (제가 좀 이상한가요? 흑)

종이 봉지에도 붙어 있는 로고

반듯하게 잘라 넣어주신 빵

딱 적당한 두께여서 좋아요


타르틴 빵에 대한 후기는 전혀 찾아보지를 못 해서 살짝 걱정했는데, 냄새만큼이나 맛도 있었답니다.
딱 적당한 소금간이 되어 있어서 그냥 먹어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호밀 특유의 향도 조금 느껴졌어요.

5곡3씨앗빵의 단면

아마씨가 쏙쏙 들어박혀 있고

겉은 바삭합니다

으깬 귀리 빵의 단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

으깬 귀리가 보이시나요


무게를 달아 보았더니 한 덩어리(빵 하나)에 450g을 조금 넘었는데 가격이 4400원이니, 친하게 지낼 만한 것 같아요 :D 
게다가 10개 도장 찍으면 빵 하나 무료! 인 쿠폰도 있어서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빵 하나마다 찍어주는 도장

이태원 역에서 매우 가깝습니다


타르틴 @ 이태원 - 곰파의 '내맘대로' 좋은 빵 :D 기준에서는 일단 두 가지를 충족시키네요!

하나, 통밀로 만든 빵 (통밀이 아니라면 호밀, 잡곡 등을 사용한 빵) 
둘, 우리밀로 만든 빵 - 메일로 질문, 확인 중입니다
셋, 농약을 덜 쓴 밀. (즉, 무농약 또는 유기농) - 메일로 질문, 확인 중입니다
넷,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든, 하나 하나의 개성이 살아있는 빵

위의 기준에 덧붙일 수 있는 장점으로는 특유의 '풍미'와 (진짜로 '맛'과 '향'이 있어요!) '쫄깃함'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랑스식 시골빵이나 진짜 바게뜨 (바삭&쫄깃, 구멍 숭숭 뚫린 >_<) 좋아하시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빵입니다.

아침에 두 조각 토스트해서 먹으니 딱 적당해서 요즘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냉동실에 넣어 놓고 흐뭇해하는 중 :)
다음에 라따뚜이 브런치 모임을 하게 되면 이 빵이랑 악소의 로겐브로트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