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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 12월 4일 일요일


업무

월요일에 있었던 1학년과 4학년 수업은 선거 때문에 휴강이었고, 목요일에만 수업이 있었는데, 1학년 3학년 모두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인지 수업일지를 확인해 보아도 별로 이야기 할 게 없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학생들을 잘 관찰해야겠다. 


생활

지난 주 일요일에 앓아 누운 이후 월요일, 화요일 이틀 동안은 집에서 꼼짝도 안 하고 쉬어야 했다. 수요일부터는 밖에 나갈 정도로 상태를 회복했고 목요일에는 수업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계속 몸에 힘이 없어서 일주일 내내 운동은 쉬었다. 주말이 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와서 일요일부터는 다시 운동도 갈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아프고 보니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일단 내 몸이 아프니 자꾸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세상만사가 다 귀찮게 느껴져서, 고작 며칠 아픈 것이 사람을 이렇게 만드나 놀랄 정도였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백 번 맞는 이야기다. 이번처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픈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스스로 몸을 병들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서 드러누워 있었던 월요일, 이집트에서는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를 계기로 시위가 더 격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생각과 달리 평화롭게 잘 진행되어서 일단 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혁명 1주년이 되는 내년 1월 25일 즈음이 되면 또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거니까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목요일에는 수업 후에 오랜만에 룩소르 단원들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생일을 맞은 단원이 있어서 축하도 해 줄 겸 같이 저녁을 먹었는데, J언니가 준비한 월남쌈을 먹고 내가 구워간 초코케이크를 후식으로 먹었다. 몸 상태가 별로다 보니 찍은 사진은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한 레시피가 아주 괜찮아서 촉촉하고 맛있는 케이크가 만들어졌다. 채식 베이킹을 한 지 벌써 꽤 되었는데도, 이렇게 계란이나 버터, 우유가 들어가지 않고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걸 볼 때면 좀 신기하다 :)
 
대림 둘째주인 이번 일요일에는, 성당에 이어 교회에도 대림초가 등장했다. 나는 한 주에 하나씩 밝히는 이 대림초가 참 좋다. 이 시기의 특별한 기다림을 시각적으로 잘 나타내는 데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촛불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제대 앞을 밝히고 있는 촛불 두 개

교회에도 대림초 등장


일요일에 오랜만에 운동을 갔다가 다시 다음 3개월 등록을 했고, 운동 끝내고 저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식당인 Jewel of the Nile [2011/11/03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이집트 룩소르의 음식점 탐방기] 에 가서 렌즈콩 수프와 채식 샤위르마를 먹었다. 여기 렌즈콩 수프는 정말 그냥 콩이 듬뿍 들어간 데다 엄청 부드러워서, 한 입 한 입이 행복한 그런 맛이다. 그렇다고 매일 가서 사 먹을 수는 없으니, 어떻게 만드는지 그 비법을 꼭 알아내고 싶은 음식 중에 하나다. 샤위르마는 원래 한국에서 파는 케밥 같은 샌드위치를 말하는데, 채식 샤위르마는 그것과는 좀 다르게 피망, 양파, 토마토를 길쭉하게 썰어 볶은 것이었다. 맛은 있었는데 집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어쨌거나 오랜만의 외식으로 기운을 냈으니 다음 주부터는 다시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다.

나에게는 갈비탕보다 맛있는 렌즈콩 수프

채소 듬뿍, 채식 샤위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