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어떤 걸 사시나요? 저는 저를 위해서는 주로 엽서를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작은 거라도 그 곳의 특색이 있는 물건을 선물하려고 애를 쓰는데요, 사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파리에서 산 에펠탑 열쇠고리 10개 묶음 같은 경우에는 저렴해서 선물하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만질 때마다 쇠 냄새가 나고 급기야 칠이 벗겨지는 것을 보며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절감했었지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 이집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념품이라면 아무래도 피라미드 모형이라거나 파피루스 책갈피 같은 것들일 거예요. 그렇지만 유적지 바로 앞에서 파는 물건들 중에는 정말 조악해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아무리 싸다고 해도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 시내 구경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 가방 :) 은행에 잠시 들렀다가 혼자 장을 보러 가고 있었는데, 길에서 흑인 아저씨들이 이런 가방들이랑 목각 인형같은 것들을 잔뜩 놓고 팔고 있는 거다. 보통은 사고 싶은 게 있어도 고민하다가 잘 사지 않고 그냥 가는 편이지만 이 가방은 처음 봤을 때부터 색깔이랑 모양이 딱 마음에 들어서 오는 길에 다시 들렀다. 잘 통하지 않는 불어로 '예쁘다' '얼마냐'고 했더니 35유로인데 30유로에 준다고 했다. 이것보다 좀 덜 예쁜 가방은 13유로밖에 안 했는데 T_T 그래서 '너무 비싸요' ('깎아주세요'는 기억이 안 나는 관계로) 하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더니 아저씨가 얼마 생각하느냐(얼마 가지고 있냐고 물었나?; 에이 몰라 아무튼)고 해서 결론적으로는 20유로에 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