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서 5분 거리, 빵집이 하나 있었다. 한국의 체인점들처럼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한 깔끔한 '매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시설이 낙후되었거나 지저분한 것도 아닌, 프랑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빵집. 한창 빵에 중독되어 있었던 때는 거의 매일 그 곳에 들르곤 했다. 빵집 주인 아주머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처럼, 친절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프랑스어에 그리 자신이 있지 않았을 때는 해야 할 말을 정리, 점검하느라 몇 마디 오가지도 않는 그 짧은 시간에 가슴이 콩닥콩닥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는 무슨 빵을 먹을 지 마음을 정하지 못 한 탓에 아주머니와의 인사는 흘려 보내곤 했다. 가끔씩은 초콜렛이 들어간 패스트리 류의 뺑오쇼콜라(Pain au chocol..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볼 수 있어요 ] 1년 전 오늘, 학교에서 찍었던 사진.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 사진들을 찍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사진들 덕분에 1년 전 오늘, 2006년 11월 26일을 돌아보게 되었다. 작년 가을, 겨울.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참관 실습 나가서 초등학교 꼬맹이들을 구경했던 날들. 쓸이랑 단비랑 같이 희랍비극 들으면서 많은 것을 공유하던 시간들. (칭찬과 비난의 나날들 'ㅡ' 풋) 탈출기 공부를 막 시작했던 때이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이 사진은 탈출기 공부 전에 찍은 듯!) 아침 9시 정원 10명짜리 라틴어 수업을 열심히 들었던 때이기도 하다. 사진 아래에 깔는 매체 어쩌구 하는 책은 나름 열심히 들었던 매체언어 교육론의 참고 도서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