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수박이랑 팥빙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박이야 잘 익은 녀석으로 골라 쓱쓱 잘라 먹으면 되지만 팥빙수는 마음에 차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팥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팥조림'이 너무 달기만 하거나 무르게 익지 않아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팥은 온 데 간 데 없고 아이스크림과 시럽, 후르츠 칵테일 같은 통조림 과일로 범벅을 시킨 것을 팥빙수라고 팔기도 하고 말예요. 완전 채식을 한 이후로는 우유도 입에 잘 대지 않다보니, 더더욱 밖에서 팥빙수를 사 먹을 일은 줄어들어 버렸는데 그렇다고 팥빙수 한 번 해 먹자고 팥 삶아서 조리자니 일이 너무 커지고 마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그렇게 하긴 했었지만요 하핫) 그런데 한울..
오랜만에 혜화에서 연극 한 편 :) 뭘 볼까 좀 고민하다가 그냥 제목에서 땡기는 '도덕적 도둑'을 보기로 했다. 현진군이랑 예매도 없이 무작정 가서 현장에서 표 사고 좀 기다리다 들어갔다.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일단은 영화와는 다른 '현장감'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시작되어 끝이 나고, 일단 눈 앞에서 공연되는 것은 단 한 번. 그러니 그만큼 그 시간 동안 집중하게 되고 또한 그 집중이 의미 있다. 영화는 호흡하는 재미 같은 게 덜하고, 집에서 혼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소설을 볼 때도 별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긴 묘사가 나오면 넘기는 편. 어차피 작가가 생각한 것과는 다를텐데 쳇-) 영화에서 보여주는 멋진 화면들은 '와- 멋져' 그 이상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