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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맛있는 빵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오월의 종 (2010/06/23 - [풀먹는곰파] - 정이 가는 빵집, 오월의 종)과
악소 (2010/07/02 - [풀먹는곰파] - 호밀빵의 매력, 독일빵집 악소)에 이어서 새로운 빵집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

신사동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이 곳, 뺑 드 빠빠(Pain de Papa)에도 호밀이 꽤 들어간 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은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 겸사겸사 간 것이었지만 ㅋㅋ) 뺑드빠빠를 찾아 나섰지요.
Pain de Papa 라는 이름 자체가 '아빠의 빵'이라는 뜻이니, 아빠의 마음과 정성으로 만든 빵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D

매장 내부

넓지는 않지만 잘 정리된 매장 내부

파릇한 초록 화분 옆에 꽂힌 뺑드빠빠 명함 :)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마치 진짜처럼 보이는 빵 모형들

저울에 놓인 작은 빵, 너무 귀여워요


일단 매장에 들어서니, 질서 정연하게 선반 위에 놓인 다양한 빵들과 함께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에 띄었어요.
악소보다는 빵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악소는 독일빵만을 만드는 곳이니, 당연하겠죠? >ㅁ<),
오월의 종과 비교해 보아도 꽤 많은 빵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약 절반 정도가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빵이었습니다 :D
통밀로 만드는 빵은 거의 없는 대신 거친빵(or 건강빵)류에는 호밀을 사용하고 있었고, 멀리서 날아온 유기농 밀가루를 쓴다네요.

빵 자체도 참 먹음직스럽지만, 정성을 들여 지은 귀여운 이름들이 더욱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더라구요.
아래 사진들에서 딱 하나, 더4가지빵(여기에는 치즈가 들어간대요)을 빼고는 모두 유제품이나 계란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요.
(사진을 클릭하시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어요 @_@)

다양한 빵들

전형적인 빵 아저씨의 이미지 :)

직원분이 빵을 포장하고 있습니다

꼬불꼬불 바게뜨 속에 건과일과 견과류가

오렌지&호두 빵

잘라서 무게에 따라 파는 시골빵

호밀이 잔뜩 들어간 펌퍼니클

속재료만 다른 호밀빵들

이름이 귀여운, 시적인 호밀빵

강황이 들어가 노란색을 띈 치아바타

더4가지빵은 치즈가 들어간다고 해요

옆으로 누운 시골빵, 정말 큽니다

호박이 들어간 할로윈 바게뜨


여러 빵들 가운데 무엇을 고를까 한참이나 고민을 하다가, 호밀이 잔뜩 들어간 '펌퍼니클', 프랑스를 생각나게 하는 '시골빵'과
호두와 건포도가 들어간 호밀빵,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렌지향이 폴폴 나는 듯한 '오렌지&호두 빵'을 골랐습니다 :)
그리고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조금씩 잘라 맛을 보았어요. (호두와 건포도가 들어간 호밀빵은 사진에 없네요)
 

악소의 폴콘브로트와 비슷한 펌퍼니클

시골빵 (Pain de campange)

오렌지향이 나는 오렌지&호두 빵

쓱쓱 빵칼로 잘라봅니다 (제일 신나는 시간이에요)


일단 펌퍼니클은 악소의 폴콘브로트와 거의 비슷했는데, 색깔에서부터 거친 빵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
호밀빵 특유의 신맛이 나고, 호밀 알갱이도 씹혀서 저는 좋았는데, 보통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아요 크흑.

시골빵, 그러니까 뺑 드 깜파뉴는 쫄깃하면서 담백한 빵의 질감이 참 좋았어요- 프랑스에서 아침에 먹던 바게뜨를 생각나게 하는!

마지막으로 오렌지&호두 빵은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진짜로 오렌지껍질이 들어 있어서 향긋하고 맛나요.
호두의 고소함, 오렌지에서 비롯된 은근한 달콤함(그렇다고 달지는 않구요)이 담백한 빵과 만나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영암에서 올라왔다는 무화과까지 곁들이니 이건 아침에 누리는 작은(?) 사치 >_< (자꾸만 엥겔지수는 높아갑니다...)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무화과도 함께 등장

말린 무화과만 먹어 보았는데, 생 무화과도 맛있어요

안에 있는 꽃의 꿀 때문에 달콤한 무화과

호밀이 쏙쏙 박혀있는 펌퍼니클

오렌지필이 씹히는 오렌지&호두 빵


맛에는 100% 만족했지만, 가격을 고려한다면 뺑드빠빠보다 오월의 종이 더 착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하게 비교하기가 어려운 것이, 뺑드빠빠는 유기농 밀가루를 쓴다고 하고(오월의 종은 정확히 모르겠어요)
또 이 곳에는 나름의 개성을 가진 빵들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 저는 고유의 맛과 멋을 살린 빵집이 좋아요! 

뺑드빠빠를 찾아가실 분들은, 압구정역이나 신사역(8번 출구?)으로 가신 다음 가로수길의 끄트머리 쪽(현대고등학교 방향)으로
쭈욱 올라가시면 큰 길 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자그마한 빵집 하나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런 대충 대충 설명을 믿고 가시면 100% 헤매실 테니까 다른 꼼꼼한 설명을 참고하세요 ㅠ_ㅠ ㅋㅋ)

다음 번에는 또 어떤 빵집을 들러볼까, 곰파의 즐거운 고민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