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먹는 호랑이의 이야기, 그 첫 번째. 콩 세상에 콩 좋아하는 애들도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가리는 거 없이 뭐든 잘 먹는 아이였지만 (아, 파와 양파는 예외야. 이건 엄마도 안 드시는 거라 편식한다고 혼 날 일도 없었지!) 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아. 그 때야 식탁에 올라오는 콩이라고 해도 밥에 들어가는 게 다였던 것 같은데, 일단 콩밥이 나오면 나는 콩 먼저 콕콕 골라먹었어. 콩을 남길 수는 없으니 대신 콩 먼저 먹어서 깨끗해진 흰 밥을 먹는 길을 선택한 거지. 싫은 거 먼저 해치우고 좋아하는 건 아껴두는, 그런 아이였나 봐. 지금은 콩 반 현미 반인 밥을 짓고 콩을 먼저 골라 먹는데, 콩이 싫어서가 아니라 맛있어서 먼저 먹어. 십 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졌네, 내가. 그나마 어릴 때..
요즘 이태원에 갈 일이 많아서 FFM(Foreign food market)에도 종종 들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구입했던 몰라세스에 이어, 오늘 요리에 사용한 것은 '껍질콩(그린빈)'과 '병아리콩통조림'입니다. 영어로는 그린빈인 껍질콩은 프랑스에 있을 때 자주 먹었던 채소인데, 볶아 먹어도 삶아 먹어도 맛있으며 니스식 샐러드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FFM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무작정 집어들었어요. 다음으로 병아리콩(Chick pea)은 이집트콩이라고도 불리는데, 삶으면 포슬포슬한 식감이 아주 좋고 우리나라 콩에서 나는 콩 특유의 향이 별로 없습니다. 중동요리에서는 빠지지 않는 재료로 팔라펠(Falafel)이나 후무스(Hummus)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
며칠 전, 이태원에 새로 연 러빙헛에 간 김에 외국식품마트 (Foreign Food Market)에도 잠깐 들렀습니다. 저의 눈을 잡아 끄는 식재료들이 많이 있었지만 앞으로 한국에 있을 날이 그리 길지 않은 관계로, 몇 가지만 집으로 데려왔어요. ■ Bob’s Red Mill의 7가지 곡물 와플/팬케이크 믹스 요즘은 집에 있는 생현미가루랑 통보리가루를 섞어서 손쉽게 와플을 만들어 먹고 있는데, 이 와플 믹스에는 무려 7가지 곡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또 솔깃한 마음에 집어들었습니다. 통밀, 호밀, 현미, 퀴노아, 카무트, 옥수수, 귀리, 스펠트밀, 아마인 분말이 들어갔는데 모두 유기농이고, 베이킹파우더와 소금, 설탕이 첨가되어 있어요. 오늘 아침에 와플 반죽을 만들면서 살짝 찍어 먹어 보았더니 이미 간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