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먹는 호랑이의 이야기, 그 첫 번째. 콩 세상에 콩 좋아하는 애들도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가리는 거 없이 뭐든 잘 먹는 아이였지만 (아, 파와 양파는 예외야. 이건 엄마도 안 드시는 거라 편식한다고 혼 날 일도 없었지!) 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아. 그 때야 식탁에 올라오는 콩이라고 해도 밥에 들어가는 게 다였던 것 같은데, 일단 콩밥이 나오면 나는 콩 먼저 콕콕 골라먹었어. 콩을 남길 수는 없으니 대신 콩 먼저 먹어서 깨끗해진 흰 밥을 먹는 길을 선택한 거지. 싫은 거 먼저 해치우고 좋아하는 건 아껴두는, 그런 아이였나 봐. 지금은 콩 반 현미 반인 밥을 짓고 콩을 먼저 골라 먹는데, 콩이 싫어서가 아니라 맛있어서 먼저 먹어. 십 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졌네, 내가. 그나마 어릴 때..
어디 가서 채식한다고 이야기하면 꼭 나오는 단골 질문 중의 하나가 "단백질은 뭘로 섭취해요?" 하는 물음입니다. 어떤 분들은 현미를 비롯한 통곡물을 먹으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은 다 섭취할 수 있다고 하던데, 저는 왠지 더 먹어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에(사실 제 몸을 생각하면 굳이 더 먹어주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흑흑) 콩이나 두부를 꼭 식단에 포함시키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한국을 떠나 이집트 특히 룩소르에 오고 나서는 두부가 직접 만들어야만 먹을 수 있는, 아주 귀한 음식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삶은 콩만 먹자니 좀 심심해서 병아리콩으로는 스프레드를 만들고, 렌즈콩으로는 스프를 끓이는 등 나름의 변화를 주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올리브 렌즈콩 버거'의 레시피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곰파입니다. 현지적응훈련 중이라 어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 오면 5시 정도... 짬을 내서 포스팅을 하기에는 너무 정신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답니다. 오늘은 경찰의 날로 이집트 국경일이기 때문에 수업도 없으니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밀린 이야기들을 해 볼까 합니다.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역시 가장 중요한 먹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D 처음 이집트로 파견국이 바뀌고 나서 가장 큰 저의 관심사는 과연 이집트에서도 채식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집트 사람들도 콩과 야채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지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