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싱숭생숭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멀리 떠나는 것도 처음이고, 혼자 외국에 나가는 것도 처음이고, 프랑스도 처음이고... 이제까지 하나도 걱정 안 했던 걸 몰아서 하게 된 건지 참 'ㅡ' 여튼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콩닥콩닥(사실은 불안하게..) 뛰어서, 그래서 덩달아 걱정도 많이 하고 지낸 것 같아요. 마음이 약해지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약한 소리도 하게 되더라구요. 늘 강하게, 나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는데, 이렇게 마음이 약해지고 불안해지는 시기를 겪으니 너무 이상했어요. 그치만 덕분에 좋은 이야기들도 참 많이 들은 것 같아요. 멀리 떠난다는 핑계로 선물도 긁어 모으고(부끄럽..) 마음을 담은 편지들을 통해 저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저와 늘 함께 하..
와 마찬가지로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이다. 그렇지만 앞의 책에 비해서는 얄팍한 배경지식을 가지고도 읽어낼 수 있고, 소재라든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과 '악어' 두 편이 실려 있는데, 나는 '악어'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도 그럭저럭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결국에는 몇 사람을 가지고 이리 저리 이야기를 굴리다 끝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 우연한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그것으로 가득찬 소설이라니, 아쉽다. '악어'는 좀 더 잘 짜여진 추리소설에 가깝다. 특별히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콘트레라스'라는 인물에 감정이입한 상태에서 무엇 때문에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한 조각 한 조각 퍼즐..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비롯한 나라들과 그 외의 수많은 지명들. 간혹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어느 구석에 붙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그야말로 '다른 세계'인 곳. 루이스 세풀베다의 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배경지식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절감했다. 그러고 보면 지난 학기에 들었던 '독서교육론' 수업에서도 여기에 관련된 내용을 다뤘었다. 학습자의 독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수자는 글의 종류나 전개 방식 등에 관련된 지식을 가르치거나 내용에 관련된 배경지식을 직접 알려주기도 한다는 것. 멀리 갈 것도 없이, 이것은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수능 언어영역 공부를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바로 이해된다. 선생님들은 그 글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지만, 과학이나 예술, 철학같이..
어제 남포문고에 들렀다가 한길사에서 나온
어제는 박양명 선생님을 뵈러 갔었다. 거의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뵙지 못 하고,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한 연락도 드리지 못 했는데 그래도 이번에 프랑스에 간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참 반가워 해 주셨다. (선생님 특유의 목소리로'ㅡ')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꽃이랑 케잌을 들고 (한낮의 더위 속에서) 성모여고로 향했다. 2시쯤 학교에 도착했는데 선생님께서 매점 근처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인사를 드린 다음 선생님께서 사 주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스에는 왜 가냐고 물으시기에, 라틴어랑 희랍어를 조금 공부했고, 앞으로 서양고전을 공부할까 하고 있다고- 그 전에 프랑스어라도 조금 더 배워놓을 겸 어학연수를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의외로 너무 너무 기뻐하시며 참 잘 되었다고 말씀해주신다...
오늘 3시에 드디어 비자 인터뷰를 봤다 :D 아직 비자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을 하나 넘은 기분. 1시에 유학원에 들러서 제출해야 할 원본 서류들을 받아서 한 번 더 확인한 다음 서울역으로 갔다. 3시 인터뷰인데 도착하니 2시- 들어가서 이름 확인을 하니 담당하시는 분이 3시에 오면 된다고 하신다. 내 표정을 보시고는 친절하게도 시간 때울 장소로 18층에 있는 프랑스 문화원을 추천(?)해 주셨다. 입학 면접 이후로 처음 하는 면접이라 그런지 은근 신경쓰였나 보다. 프랑스 문화원에서 이런 저런 책을 구경하는 동안에도 속이 울렁울렁, 떨리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2시 50분쯤 되었길래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두 사람이 각각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고, 잠시 기다려서 거의 3시 경에 인터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