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딸기 잼 만들기 며칠 전에 시장에서 산딸기를 사 왔다. 한 팩 가득 든 게 2000원 하길래 괜찮다 싶어 집어 왔는데 먹어보니 맛이 밍숭맹숭. 원래 씨가 오독오독 씹히는 산딸기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그냥 잼을 만들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설탕을 휙휙 뿌려 재워두었다가 냄비에 넣고 주걱으로 으깨주면서 적당히 졸아들 때까지 끓였더니 완성! 어렵지 않구나 :) 전에 먹어봤던 라즈베리 잼은 설탕의 단맛이 강했는데, 직접 만들었더니 산딸기가 듬뿍이라 좀 더 향이 살아있는 것 같다. ■ 천연 발효종으로 만드는 빵 이스트를 쓰는 대신에 건포도를 가지고 직접 효모를 만들어 빵을 구워보았다. 건포도에 물이랑 설탕 약간을 넣고 실온에서 발효를 시키면 3~4일 지나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이 건포도 발효종과..
■ 제빵왕 김곰파? 잠시 사그라들었던 빵에 대한 열정이 피어올라서, 새벽에는 통밀빵을 만들고 오후에는 빵집에 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내가 만든 통밀빵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만족했고, '오월의 종' 빵은 예전에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맛있었다. 빵을 만들 때는 재료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쓰고, 과정마다 집중을 하게 되기 때문에 머릿속을 비울 수 있어 좋고 내가 만든 빵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의 냄새, 막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볼 때의 두근거림 때문에 참 행복해진다. 그리고 오월의 종처럼 작은 빵집, 제빵사의 손을 거쳐 나온 빵들이 살아 숨쉬는 곳에 가면 나의 꿈이 생각이 난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프랑스에 가서 빵 만드는 것을 배우고, 거기에서 빵을 만들며 살아보고픈 나의 꿈. 이루어질까? :) (아, '..
통밀빵을 직접 만든 것 (2010/06/22 - [일상다반사] - 직접 만든 100% 통밀빵) 으로는 성에 안 찼던지, 결국은 한남동 러빙헛에서 있었던 한울벗 번개에 가는 길에 제가 좋아하는 빵집에 들렀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전 일단 하나가 생각나면 그것을 다 끝내기 전까지는 다른 걸 하기가 힘들어요 -ㅁㅠ) 바로, 이태원에 있는 '오월의 종 베이커리' 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은 거친 곡물과 소금, 물, 효모(이왕이면 천연 효모)로만 만들어진 빵이에요. 몇 년 전만 해도 폭신하고 부드러운 흰 빵이나, 달달한 슈크림이 들어간 크림빵, 파이 이런 것들을 좋아했는데요, 프랑스에서 지내는 동안 바게뜨의 참 맛을 알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담백한 빵으로 취향이 바뀐 것 같아요. 또 흰밀가루나 정제설탕의 ..
전자렌지보다 더 작은 크기의 오븐 토스터기를 하나 산 이후로 베이킹에 열중하고 있다. 크기가 작다보니 쿠키 몇 개 굽는 데도 몇 번 돌려야 해서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요 작은 오븐 토스터기가 그래도 잘 돌아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 처음 베이킹을 시작한 것은 프랑스 기숙사에서 였다. 오븐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닌 동네라, 기숙사 부엌에도 오븐이 2개 구비되어 있었고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베이킹이 나중에는 일본 아이랑 레시피도 교환하게 만들었더랬다. 뉴질랜드에서도 홈스테이 오븐을 이용해 가끔 쿠키, 파운드케잌 따위를 구웠는데 사실 나는 만드는 게 재밌어서 베이킹하는 거라 잘 먹어줄 사람이 여럿 필요한데 그게 좀 아쉬웠다. 아무튼 요즘에는 책과 인터넷에 올려진 레시피들을 참고해서 이것 저..
기숙사에서 5분 거리, 빵집이 하나 있었다. 한국의 체인점들처럼 화려한 조명으로 무장한 깔끔한 '매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시설이 낙후되었거나 지저분한 것도 아닌, 프랑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빵집. 한창 빵에 중독되어 있었던 때는 거의 매일 그 곳에 들르곤 했다. 빵집 주인 아주머니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처럼, 친절했지만 그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프랑스어에 그리 자신이 있지 않았을 때는 해야 할 말을 정리, 점검하느라 몇 마디 오가지도 않는 그 짧은 시간에 가슴이 콩닥콩닥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다음에는 무슨 빵을 먹을 지 마음을 정하지 못 한 탓에 아주머니와의 인사는 흘려 보내곤 했다. 가끔씩은 초콜렛이 들어간 패스트리 류의 뺑오쇼콜라(Pain au chocol..
1월 1일, 우리나라 같으면 곳곳에 영화 보러, 맛있는 거 먹으러 나온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이 동네는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어김없이 가게 문 다 닫고 모두들 집에서 푹 쉬고 있는 모양이다. 스트라스부르를 다녀온 후 하루는 민박집에서, 또 하루는 아는 사람을 만나며 쉬었던 터라 이 날 하루는 파리 시내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문 연 곳들을(그런 곳이 있다면)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외곽에 위치한 민박집에서부터 30분 정도를 걸어왔을까, 어느 동네의 빵집에 사람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는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다른 가게가 문을 다 닫는 일요일이라도 빵집들만은 오전 영업하는 것을 앙제에서도 보곤 했는데, 아마 새해 첫 날인 이 날도 그것만은 비슷한가 보다. 사람이 빵은 먹어야지 인 것인가 =_= 어..
오늘은 3시 반이면 모든 수업이 끝나는 널널한 날입니다 'ㅡ'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오랜만에 룰루랄라 시내에 나갔다지요. 목표는 은행에서 수표책 찾기, 서점에서 문법이랑 단어 책 사기, 앙제 엽서 몇 장 사기 등이었어요. [이 목표들의 달성 결과는 다른 사진과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ㅡ' 크크] 여튼 모든 일을 끝내고 무거운 짐들을 들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늘 빵을 사 먹는 단골(사실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ㅁ//) 빵집에서 빵을 샀어요. 사실 몇 번 사 먹지도 않았지만 먹을 때마다 초콜릿빵(pain au chocolat)만 먹었던 터라 이번에는 좀 다른 빵을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더랬지요. 그래서 고민 끝에 초콜릿 브리오슈(였던 것 같아요'-')를 두 개 골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