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부푼 마음을 안고 들어간 학교. 중간에 휴학 2년을 하고, 7학기 만인 2010년 8월 31일에 졸업했습니다. 아직도 제가 졸업생이라는 실감은 별로 나지 않습니다. 그냥 7, 8월의 여름방학이 9월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취직을 해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면 좀 달랐을텐데, 지금의 백수 생활은 대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 듯합니다. 돌이켜 보면, 제 나름대로 의미 있고 보람된 대학생활이었습니다. 스스로 참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규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제가 정말 듣고 싶은 강의들로 시간표를 채웠던 거예요. 인문학 글쓰기, 조선시대의 지성사(노관범 선생님), 한국문학과 여성, 서양미술사 입문(윤세진 선생님), 라틴어 1, 2(김헌 선생님), 희랍비극..
이태원에 있는 태국 음식점 타이가든에 갔던 날 (2010/08/21 - [풀먹는곰파] - 부드러운 매력, 태국음식 @타이가든), 밥을 먹고 나서 친구와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정말 예쁜 카페, 네코카페를 소개합니다 :) 냥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들어가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예쁜 곳이에요 흑흑. 개인적으로 저는 멍멍이보다는 냥이를 좋아합니다. 같이 사는 사람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룸메이트' 또는 '아랫것'으로 생각하는 듯한 그 도도함 =_= 그리고 사뿐 사뿐 걸어다니며 들러붙거나 귀찮게 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가 훨씬 덜 부담스게 느껴진달까요. 이건 뭐, 제가 고양이과의 인간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네코카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여기에는 수많은 고양이 소품..
오랜만에 맛있는 빵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오월의 종 (2010/06/23 - [풀먹는곰파] - 정이 가는 빵집, 오월의 종)과 악소 (2010/07/02 - [풀먹는곰파] - 호밀빵의 매력, 독일빵집 악소)에 이어서 새로운 빵집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 신사동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이 곳, 뺑 드 빠빠(Pain de Papa)에도 호밀이 꽤 들어간 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은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 겸사겸사 간 것이었지만 ㅋㅋ) 뺑드빠빠를 찾아 나섰지요. Pain de Papa 라는 이름 자체가 '아빠의 빵'이라는 뜻이니, 아빠의 마음과 정성으로 만든 빵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D 매장 내부 일단 매장에 들어서니, 질서 정연하게 선반 위에 놓인..
여러분은 태국음식 좋아하시나요? 저는 태국에는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지만,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태국음식을 꽤 많이 먹었었답니다. 동양인들이 많이 이민을 와서인지, 아니면 뉴질랜드 특유의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푸드코트에서도, 일반 식당가에서도 인도음식과 태국음식, 베트남음식과 같은 동양 음식을 항상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한 번 먹어보았는데,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에 외식을 할 때면 종종 태국음식을 먹으러 가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져서 거의 가지 못 했는데, 채식 메뉴가 꽤 다양한 태국음식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타이가든'으로, 제일기획 맞은편 ..
여름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수박이랑 팥빙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박이야 잘 익은 녀석으로 골라 쓱쓱 잘라 먹으면 되지만 팥빙수는 마음에 차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팥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팥조림'이 너무 달기만 하거나 무르게 익지 않아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팥은 온 데 간 데 없고 아이스크림과 시럽, 후르츠 칵테일 같은 통조림 과일로 범벅을 시킨 것을 팥빙수라고 팔기도 하고 말예요. 완전 채식을 한 이후로는 우유도 입에 잘 대지 않다보니, 더더욱 밖에서 팥빙수를 사 먹을 일은 줄어들어 버렸는데 그렇다고 팥빙수 한 번 해 먹자고 팥 삶아서 조리자니 일이 너무 커지고 마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그렇게 하긴 했었지만요 하핫) 그런데 한울..
채식을 한다고 말을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먹을 게 별로 없지 않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사실 밖에 나와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이런 저런 제약이 많기는 해요. 그렇지만 요즘은 채식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 오늘 포스팅하는 매크로(Macro)은 여러 채식 음식점 중에서도 정말 정말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마다 어찌나 맛있다고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그렇게 맛있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그렇지만 화성 동탄 신도시에 있는 관계로 한 번 가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서 여태껏 미뤄왔었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날 잡아 먼 길을 다녀왔답니다 :D (그리고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만한 수고를 들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는 갈 때는 사당에서 7002번을 타고 올 때..
안시에서 찍었던 네 장의 폴라로이드. 혼자 여행을 가면 폴라로이드 사진 찍기가 참 막막한데 이번 여행에서는 둘이었기 때문에 돌아가며 한 번씩 서로 찍어주고 :) 나중에 자기 사진 한 장, 상대방 사진 한 장 이렇게 두 장씩 나눠 가졌다. 이건 돌아오는 떼제베 안에서, 서로 나눠갖기 전에 판대기 위에 올려 놓고 찍어둔 거. 안시는 진짜 이런 분위기였던 것 같다. (앗 물론 폴라로이드라 좀 더 밝게 미화된 부분은 있지만 =ㅁ=) 날씨 덕분에 환하고, 꽃이 가득하고, 맑은 물이 흐르고...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왠지 아련한 기억 같네.
콜로세움 앞에서 로마군인 복장을 한 아저씨들을 발견해서 사진을 찍어도 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같이 찍자고(찍어 준다고) 막 이리 오라 그런다. 얼떨결에 그 옆에 서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런데 찍고 나서는 일인당 5유로를 내라고 하는 것이다=_= (그러게 너무 서비스가 좋다 했지!) 어쨌거나 돈을 받고 싶었으면 찍기 전에 미리 말했어야지, 이런 식으로 막 돈을 내라고 하다니=_= 흥흥 나는 돈 없다고, 주머니에 있는 20센트짜리 보여주면서 그냥 사진을 지우겠다고 더듬 더듬 말했다. 결국 그 아저씨는 별로 기분 좋지 않은 표정으로 그냥 가라고 했고 그 덕분에 사진은 남아 있다 허허. 당시에는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는데 지나고 나니 이런 것도 다 여행의 추억이 되는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