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4월 29일 목요일에 있었던 여섯 번째 수업입니다. 그 전 주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강을 했었던 터라, 또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었지요. 다른 학년들은 여행을 떠나서 학교 전체가 조용했습니다. 정말 적막 그 자체 +ㅁ+ 교무실에 들러 나눠줄 프린트물 복사를 한 다음 교실에 들어갔는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좀 그랬습니다. 다들 약간 처져 있고, 아침인데도 별 활기없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덩달아 조금 힘이 빠졌지요. 상황은 지난 차시 수업과 비슷했습니다. 즉 책을 읽어 온 아이, 안 읽어 온 아이, 책을 안 가져 온 아이, 글까지 써 온 아이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어요.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지난 주에는 제가 휴강을 하면서 그 시간에 감상문을 쓰게 해 달라고 선생님께 부탁했기 때문에 ..
2주 전, 4월 15일에 있었던 다섯 번째 수업의 후기를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수업 후에 바로 바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것 저것 하는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자고로 시간은 기억을 변형시키게 마련인데, 앞으로는 바쁘더라도 꼭 이틀 사흘 내로 쓰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4월 8일에는 반 전체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서 수업이 없었구요, 이 날 드디어 다시 5명과 수업을 하게 되어서 조금 기대를 안고 학교로 갔습니다. 참, 저와 2005년에 사범대 열린교실에서 만나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는 J도 수업을 보러 동행했어요. 아이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려 하는데, 이 날도 어김 없이 문제 발생. 2주 전에 나누어 준 프린트물을 안 가져오거나 안 읽어온 아이가 다섯 중 셋이..
지난 주, 결석한 3명을 제외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온 다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수업에 참여하려는 아이들에게서 신청서를 받아냈습니다 :) 우여곡절이라 함은, 각각 수요일 오후와 밤 12시에 신청서가 들어와서 2명 수업 자료를 준비했는데 다음 날 성미산 학교에 갔더니 메일함에 또 하나가 들어와 있었고, 마지막으로 교실에 가서 하나를 받았거든요. 이렇게 해서 총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앞으로의 소설 읽기를 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 정확히는, 안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아이들이 두 명이니까 다섯 명이 될 가능성도 있군요.) 신청서를 읽어 보았더니 책이랑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에서 수업을 듣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원래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해서 듣는다는 아이도 있었어요. 저에게는 이유 자체보다는 이..
두 번째 수업을 마치고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운 소설 읽기 수업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그러다 번뜩, 이 수업이 의무 과목이 아니라 선택 과목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시간표 상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제 수업에 들어오지만, 만약에 선택권을 주고 '듣고 싶은' 사람만 듣도록 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일단은 고등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수리와 심순께 상의를 했고, 세 번째 수업이 있는 주의 화요일에 확인을 했더니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 즉시 수강 신청서를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소설 읽기 수업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
수업 후기를 미루다 보니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흑. 일주일 전에 있었던 두 번째 수업 후기입니다! 3월 18일에 있었던 두 번째 소설 읽기 수업에는 고등과정 7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래도 한 번 얼굴을 봤다고 낯이 익은 6명, 그리고 전에 얼굴을 보지 못 했던 다훈이. 모두와 간단하게 인사를 한 다음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조금은 급하게 책을 구해야 했던 터라, 이 날의 텍스트인 '씁쓸한 초콜릿'을 읽지 않은 아이들이 반이었던 것이죠.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에 다 읽어 온 학생들에게는 활동지를 나누어 주고, 그 아이들이 줄거리와 읽은 후의 느낌, 생각 등을 쓰는 사이 읽지 않은 아이들은 책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보게 했습니다. 그렇게 30..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성미산학교 고등과정 아이들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진솔, 다함, 민환, 지원, 인국, 성원, 이렇게 6명 +ㅁ+ 아, 한 명이 더 있는데 몸이 아파서 못 왔대요. 저에게 '처음'은 늘 어색함으로 가득한 시간이라, 이 날도 많이 떨렸어요.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 지, 어떤 식으로 오늘 나눌 이야기들을 꺼내면 좋을지 교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리저리 고민해 보았었는데 막상 들어간 이후로는 정신이 없었기에 기억도 안 납니다 ^ㅁ^; 처음으로 한 것은 '서로 알아가기' 였습니다. 자신과 관련되어 있거나, 자신을 잘 표현해 주는 단어 5개를 쓰고 그것을 소개하는 것이었는데요 골똘히 생각해서 적어 준 아이도 있는가 하면 날림으로 쓴 아이도 있어서 그 녀석은 다시 시켜야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