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7일 월요일 ~ 7월 3일 일요일 업무 1. 처음 룩소르에 내려와서 기관장을 만났을 때 부탁한 것이 바로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어 교실이 4층에 있다 보니 에어컨이 없이는 너무 더워 여름에 보충수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약 세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어 교실에는 에어컨이 없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흔쾌히 에어컨을 달아주겠다고 이야기했고, 한 달 전 쯤부터 자주 찾아가 닦달을 하기 시작하자 일주일 안에 해결하겠노라 큰소리를 쳤고, 그러고도 여전히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교실 모습에 황당해서 또 찾아갔더니 일단 급한 대로 이동식 에어컨을 교실에 갖다주겠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간단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많은 일들이 ..
2011년 6월 20일 월요일 ~ 6월 26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이 시작되기에, 이번 일주일은 나름의 휴식기간으로 생각하고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지난 주에 기말고사 시험 결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 많았던 탓에 좀 쉬고 싶기도 했고. 아, 전부터 계속 부탁? 요구? 했던 에어컨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보러 일요일에 학교에 들르긴 했구나. 생활 화요일에는 현지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러 갔었다. 유명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면 다 그게 그거인데다 종종 너무 조잡해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던데, 이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나도 한참을 둘러보다 동전지갑 하나를 골랐다. 적갈색 바탕에 머리에 무언가를 이..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 6월 1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이고스에서 한국어 기말시험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1, 3학년, 화요일에는 2, 4학년 시험이 있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정말 가르친 것에 충실하게 냈는데!) 학생들이 써 놓은 답을 보니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수준이었다. 차라리 종강하고 바로 시험을 봤으면 그나마 수업 내용이 기억에라도 남아있었을텐데, 3주 쉬고 기말시험을 보는 지금의 방식이 더 마이너스인 듯. 결국 내가 맡고 있는 2학년에는 낙제할 학생이 하나 있고, 졸업할 4학년 중에도 출석까지 모두 합해 50점을 넘지 않는 학생들이 두엇된다. 으유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 4학년 B반 시험은 조금 까다롭게 냈더니 아이들이 꼬박 2시간을 ..
2011년 6월 6일 월요일 ~ 6월 12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방학 중 수업 계획을 짜는 정도가 업무의 거의 전부였다. 예전부터 고민했던, 아랍어-영어-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될 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충 수업에서는 최대한 그림카드를 활용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있는 한국어 그림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영어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 학생들의 영어, 한국어 이중부담을 좀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라틴어를 공부할 때를 돌이켜보면, 라틴어 교재가 옥스포드에서 나온 거라 영어사전을 참고해가며 해야 해서 좀 불편하긴 했어도 대신 그 덕분에 라틴어와 영어 둘 다 공부를 하게 되어 좀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음 우리 학..
2011년 5월 30일 월요일 ~ 6월 5일 일요일 업무 1. 6월 중순에 있을 시험 때까지 수업이 없어서, 요즘 매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학교에 안 가고 집에 있자니 너무 널널한 느낌이라 보충수업 때 쓸 수업자료라도 만드려는 생각으로 사무실에 나갔다. 일단 초급과 중급으로 나누어 수업을 짜고 있는데, 일주일에 세 번이라고 해봤자 한 달에 12번, 결국 보충수업이라고 해도 내가 원했던 것을 다 가르치기에는 좀 부족할 듯하다. 물론 숙제를 많이 내 줘서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할 생각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얘네가 얼마나 따라올까 싶기도 하다. 2. 6월 중순까지 활동지원물품을 신청해야해서 준비를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교재여서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2011년 5월 9일 월요일 ~ 5월 15일 일요일 업무 1. 3주차의 고민과 비슷한 것 같은데, 학생들이 한국어나 영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교사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언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의미 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게 그림카드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2. 4학년 학생들 중 한 명을 보면 참 성실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잘 듣는데, 기초가 없어서인지 똘똘하지 않아서인지 단어 시험을 봐도 읽기를 시켜봐도 그냥 저냥이다. 이런 경우처럼, 똘똘한 학생은 공부를 많이 or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내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따라오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은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적은 걸 볼 때면 좀 슬퍼진다...
2011년 5월 2일 월요일 ~ 5월 8일 일요일 업무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5개의 수업이 있었다. 각각의 수업 후기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여기에 다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수업에서 생긴 물음들과 느낀 점들만 정리해 본다. 1. 이 곳 문화인지 수업에 안 오는 학생들이 좀 있는데, 매번 같은 학생이 빠지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면서 결석을 해서 수업 진도를 나갈 때 문제가 된다. 안 온 학생들을 위해 다 복습을 하자니 꼬박 꼬박 나오는 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것 같고, 그렇다고 모르는 애가 있는데 그냥 수업을 진행하기도 그렇고... (아니 대체 왜 수업에 안 나오는 거야!!) 2. 저학년들의 경우(사실 고학년의 경우도 큰 차이는 없다) 100% 한국어로만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영어를 빌려 설명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