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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메일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지난 달 17일에 현지적응훈련을 모두 마치고, 18일부터 룩소르에서 본격적인 코이카 단원으로서의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도착해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였는데, 그와 동시에 집 정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일들을 해결하다 보니 몸이 힘들었는지 며칠 가볍게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주 생생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먼저,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룩소르의 '파이루즈'라는 구역인데, 신기하게도 제 아랍어 이름과 똑같은 지명입니다. 코이카 단원들과 자이카(일본의 코이카) 단원들이 주로 사는 동네이고, 다른 곳에 비해 안전하고 조용하다고 알고 있어요. 학교에서는 마이크로 버스로 5분 정도 거리여서 집에서 한국어 사무실까지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다 합해 봐야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룩소르에서는 꽤 큰 편인) 슈퍼마켓이 있고, 걸어서 5분 거리에도 하나 있어서 생활하기에 좋습니다.
 
일하고 있는 기관은 룩소르 관광호텔 고등교육원으로,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가이드가 될 아이들입니다. 선택언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인데 주당 수업 시간이 4시간 밖에 되지 않아서 그렇게 잘 하지는 않습니다. 4학년 아이들 중에는 코이카 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3개월 정도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이 있는데, 이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훨씬 유창하게 한국어를 하는 편이지만 관광한국어에서 다루는 어휘나 표현은 좀 어려워합니다. 지금은 일단, 앞으로 약 20개월의 시간을 여기에서 보내는 동안 어떤 것들을 제가 해야 할 지 탐색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10시간 정도라서 크게 부담이 없지만 저는 처음 가르치는 것이다 보니 교재 연구며 수업 준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연구할 시간이 많은 것이 정말 다행일 뿐이에요. 학생들은 한국어는 잘 못 하고 그다지 열심히 공부를 하지는 않지만, 선생님의 말을 잘 듣고 순수한 편인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지난 3주를 보내는 동안은 앞서 말했듯 집을 정리하고, 운동할 만한 수영장을 찾아보고, 앞으로 신앙 생활을 할 성당에도 가 보는 등 나름의 '적응 훈련'을 가졌고, 이제는 좀 주변 환경이 눈에 익어서 비로소 이 곳이 저의 생활터전이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무쪼록 지금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부지런히 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편지 이후로의 이집트 생활(룩소르에서의 OJT와 파견 이후)은 아래 포스팅에 담겨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클릭해 주세요 :)

2011/04/10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OJT 기간 동안 먹고 마신 것들
2011/04/16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드디어 OJT, 룩소르와의 첫 만남
2011/04/17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카이로 채식 블로거의 점심 초대
2011/05/05 - [길위의시간/매주간기록] - 코이카 이집트 룩소르 파견 1주차
2011/05/05 - [길위의시간/매주간기록] - 코이카 이집트 룩소르 파견 2주차
2011/05/06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룩소르의 곰파네를 소개합니다
2011/05/06 - [풀먹는곰파/곰파의부엌] - 곰파의 채식밥상 #1 집들이 상차림
2011/05/06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룩소르 신전과 서안의 유적들
2011/05/12 - [길위의시간/매주간기록] - 코이카 이집트 룩소르 파견 3주차

음, 이 정도면 그 동안의 밀린 이야기는 다 쓴 것 같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인터넷이 되지 않아 연락을 드리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인터넷 전화도 잘 되고 메일이나 블로그도 문제 없으니 가끔 개인적으로도 안부 인사를 드릴게요. 어쨌거나 저는 잘 살고 있으니 걱정은 하지 마시고, 한국에서의 이야기도 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시 뵐 때까지 모두 건강하세요.

룩소르에서, 은파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