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박양명 선생님을 뵈러 갔었다. 거의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뵙지 못 하고,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한 연락도 드리지 못 했는데 그래도 이번에 프랑스에 간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참 반가워 해 주셨다. (선생님 특유의 목소리로'ㅡ')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꽃이랑 케잌을 들고 (한낮의 더위 속에서) 성모여고로 향했다. 2시쯤 학교에 도착했는데 선생님께서 매점 근처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인사를 드린 다음 선생님께서 사 주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스에는 왜 가냐고 물으시기에, 라틴어랑 희랍어를 조금 공부했고, 앞으로 서양고전을 공부할까 하고 있다고- 그 전에 프랑스어라도 조금 더 배워놓을 겸 어학연수를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의외로 너무 너무 기뻐하시며 참 잘 되었다고 말씀해주신다...
오늘 3시에 드디어 비자 인터뷰를 봤다 :D 아직 비자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을 하나 넘은 기분. 1시에 유학원에 들러서 제출해야 할 원본 서류들을 받아서 한 번 더 확인한 다음 서울역으로 갔다. 3시 인터뷰인데 도착하니 2시- 들어가서 이름 확인을 하니 담당하시는 분이 3시에 오면 된다고 하신다. 내 표정을 보시고는 친절하게도 시간 때울 장소로 18층에 있는 프랑스 문화원을 추천(?)해 주셨다. 입학 면접 이후로 처음 하는 면접이라 그런지 은근 신경쓰였나 보다. 프랑스 문화원에서 이런 저런 책을 구경하는 동안에도 속이 울렁울렁, 떨리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2시 50분쯤 되었길래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두 사람이 각각 인터뷰를 하는 중이었고, 잠시 기다려서 거의 3시 경에 인터뷰를 시작했다...
티에닝의 장편소설 언니가 빌려다 놓았길래 그냥 심심해서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무엇보다도, 소설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 그냥 있을 법한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창예 시의 부시장인 푸윈저와 그의 아내 거페이윈. 푸윈저를 인터뷰하러 갔다가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 기자 타오요우자. 타오요우자의 외삼촌인 예술가 두즈를 사랑하는, 상처가 많은 치우예. 푸윈저와 타오요우자의 관계를 담은 사진을 손에 넣게 된 바이이허. 션티앙, 바이인, 타오요우쥔, 그 외의 인물들. 이들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심각한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피식 웃음이 나올 이야기도 아니다. 또 이들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만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쁜 인간도 아닌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큰 부담을 ..
프랑스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 예전에 한 번 본 것 같긴 한데.. 뭐, 나의 기억은 가물가물한 상태였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었으니. 허허. 영화가 시작되면, 세 명의 인물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상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설정해 차례 차례 여섯 가지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간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이야기, 무화과 소년 이야기, 힘이 센 일본 노파 이야기, 키스할 때마다 바뀌는 왕자랑 공주 이야기, 무서운 여왕과 조련사 이야기, 그리고 마녀의 성 이야기. 이것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마녀의 성 이야기였다 :D 왕국의 적 마녀의 성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공주를 주겠다는 왕의 선언에 많은 왕자들이 각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마녀의 성을 공격한..
소설 '마지막 수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 '마지막 수업'. 제목을 '마지막 수업'으로 번역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학교가 방학을 해서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인사하고 다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이 나긴 하는데.. 그렇다고 마지막 수업..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 다 이해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원제인 Etre et avoir 가 더 영화의 내용과 의미를 잘 드러내 주는 제목인 듯하다. (우리말로 옮기면 뭐가 될까... 영어 제목은 불어를 영어로 옮긴 'To be and to have'다.) 내가 잘 기억하지 못 하고 있는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게끔 한 영화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많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른이 되고나면 그것을 너무 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