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7일 월요일 ~ 11월 13일 일요일 업무 수요일까지는 현지 명절 연휴로 인해 수업이 없었고,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갔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휴일이라고 학교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수업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금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니 목요일은 우리로 치자면 징검다리 휴일에 해당해서 다른 수업들은 휴강을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기까지 안 넣어 줄 줄은 몰랐다. 결국 수위 아저씨에게 늦게라도 오는 학생들이 있으면 오늘 한국어 수업은 휴강이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생활 이번 주는 수업이 없어서 평소 하던 대로 운동을 하는 외에는 책을 읽거나 베이킹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 동안 ..
2011년 6월 6일 월요일 ~ 6월 12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방학 중 수업 계획을 짜는 정도가 업무의 거의 전부였다. 예전부터 고민했던, 아랍어-영어-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될 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충 수업에서는 최대한 그림카드를 활용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있는 한국어 그림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영어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 학생들의 영어, 한국어 이중부담을 좀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라틴어를 공부할 때를 돌이켜보면, 라틴어 교재가 옥스포드에서 나온 거라 영어사전을 참고해가며 해야 해서 좀 불편하긴 했어도 대신 그 덕분에 라틴어와 영어 둘 다 공부를 하게 되어 좀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음 우리 학..
저는 채식을 시작하면서부터 백밀가루를 멀리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통밀로만 만든 빵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주로 통밀과 호밀, 잡곡을 이용한 유럽빵 계열의 건강빵을 사 먹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오히려 빵을 사러 가는 것은 즐거운 소일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밀가루와 소금, 물, 이스트 등의 기본적인 재료로만 만들었다는 것이 때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소하고 담백한 빵들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이집트에 온 이후로는 슈퍼에서도 쉽게 통밀로 만든 완전채식 빵을 구할 수 있어 식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가끔씩 갓 구운 바삭한 빵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또 제 맘대로 콩이니 건과일을 듬뿍 넣은 빵이 먹고 싶기도 하지요. 그..
이집트에서 처음 한 달을 보내면서 아쉬웠던 점 한 가지는 유럽풍의 담백한 곡물빵들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통밀빵은 매우 쉽게 구할 수 있었고,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납작한 빵 '아이쉬'(걸레빵으로도 불린다는)도 제 입에는 잘 맞았지만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장인이 한 덩이 한 덩이 직접 만든 빵'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그 한 달 있으면서 메리어트 호텔의 베이커리에 들러 곡물빵을 사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룩소르로 가게 되면 그것마저도 어려울 터, 결국 저는 제 손으로 빵을 만들어 먹기 위해 한국에 있는 동안 빵 만드는 법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전에 인터넷에서 모니터 넘어 배운 방법으로 빵을 몇 번 만들어보긴 했지만, 근본 없는 베이킹이라서인지 결과..
며칠 전 아침, 갑자기 빵을 만들고픈 충동을 느끼고는 재료를 찾아봤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통밀가루와 냉동실에 잘 보관되어 있는 통보리가루를 보고, 전에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통밀보리빵을 만들기로 결정을 했지요. 대신에 이번엔 무화과가 아니라 시나몬 가루를 넣어 향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도 없이 계량도 안 하고 대강 짐작으로 반죽을 시작했어요. 재료 : 통보리가루, 통밀가루, 글루텐, 시나몬가루, 아가베시럽, 소금, 이스트 통보리가루를 통밀가루보다 더 많이 넣고, 글루텐을 적당히(?) 넣은 다음, 소량의 소금과 이스트를 넣어 미지근한 물로 반죽을 했습니다. 순서가 좀 뒤바뀐 것 같긴 하지만 반죽을 하다 생각이 나서 시나몬 가루를 적당히 넣어 주고, 단 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아가..
돌이켜 보면, 제가 처음으로 베이킹이라는 것을 해 본 것은 프랑스의 기숙사에서 였습니다. 그 기숙사에서는 평일에는 식사가 제공되었지만 주말에는 학생들이 직접 음식을 해 먹었기에 간이 주방을 개방해 주었는데, 그리 크지 않은 주방에도 아주 당연하다는 듯 오븐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오븐을 사용해 본 적이 없던 저는 호기심에서 믹스를 사 와서 머핀을 만들어 보았었는데, 그것이 제 베이킹의 맨 첫 걸음이었던 것 같아요 :) 그렇게 베이킹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제가 점차 깨달은 사실은, 저는 참 욕심이 많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쿠키를 굽든, 빵을 굽든,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 내려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죽을 해 놓고 냉장고에서 숙성이 되도록 30분 정도 휴지를 시킨다거나,..
■ 산딸기 잼 만들기 며칠 전에 시장에서 산딸기를 사 왔다. 한 팩 가득 든 게 2000원 하길래 괜찮다 싶어 집어 왔는데 먹어보니 맛이 밍숭맹숭. 원래 씨가 오독오독 씹히는 산딸기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그냥 잼을 만들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설탕을 휙휙 뿌려 재워두었다가 냄비에 넣고 주걱으로 으깨주면서 적당히 졸아들 때까지 끓였더니 완성! 어렵지 않구나 :) 전에 먹어봤던 라즈베리 잼은 설탕의 단맛이 강했는데, 직접 만들었더니 산딸기가 듬뿍이라 좀 더 향이 살아있는 것 같다. ■ 천연 발효종으로 만드는 빵 이스트를 쓰는 대신에 건포도를 가지고 직접 효모를 만들어 빵을 구워보았다. 건포도에 물이랑 설탕 약간을 넣고 실온에서 발효를 시키면 3~4일 지나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이 건포도 발효종과..
■ 상쾌한 아침 이상하게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아침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일어나서 뭘 할까 하다가 이미 해가 떠서 밝아진 창밖을 보고 아침 산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몇 달 전에 5515 종점 근처에 '샘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주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만들어졌는데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터라, 세수도 하지 않고 그냥 디카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혹시 사람이 너무 없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너무 흉흉한 세상이니까) 웬걸, 부지런한 아주머니&할머니들께서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서 운동을 하고 계셨다. 관악산 등산로 앞까지 살짝 걸어갔다가 기구들을 이용해서 허리, 다리, 팔 운동 같은 것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아침으로는 오월의 종에서 산 잡곡호밀빵을 살짝 토스트해서 과일과 함께..
저는 뭐 하나에 꽂히면 그것밖에 눈에 안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한동안 죽어라고 그것만 하다가, 시들해지면 쳐다도 안 보고, 또 어느 순간이 오면 그 열정이 되살아나곤 합니다. 좋게 해석하면 실천력이 좋은 것이고 안 좋게 보면 변덕이 심한, 뭐 그런 성향인 것 같아요. 지난 가을 즈음에는 한창 빵 만드는 데 재미를 붙여서 100% 통밀빵을 만들곤 했는데, 주로 무반죽빵이었어요. 무반죽으로도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나름 담백한 맛이 매력인 빵들이 좋아서 종종 만들다가 슬그머니 그만뒀는데 갑자기 어제,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바게뜨나 통밀빵 호밀빵 이런 것들이 너무 생각나서 새벽부터 일어나서 만들었답니다. 그래도 전에는 나름 레시피를 찾아보고 계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무슨 배짱인지 아..
■ 마지막 기말시험 오늘 아침에 대학에서의 마지막 기말시험을 봤다! (졸업을 미루지만 않는다면 =_=) 시험이었는데 PPT 자료만 보면 되는 거라 공부도 그리 많이 하지 않았고, 시험도 나올 만한 걸로 딱 5문제 나왔기 때문에 "마지막"치고는 뭔가 싱거운 느낌이었다. 이것으로 2010년 1학기도 거의 종강. 졸업까지는 그래도 대학생이다 :) ■ 일본으로 보내는 편지 일본에 있는 한아름이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다. 편지 쓰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늘상 미적거리다가 편지를 못 부치는 경우가 허다해서, 오늘은 쓰자마자 바로 학교 우체국에 내려가서 후다닥 부쳐버렸다 -ㅁ- 늘 메일을 쓰거나 쪽지 쓰거나, 다 컴퓨터로 하다 보니까 손으로 긴 편지를 쓰는 것이 은근 힘들더라. 그래도 정성과 마음이 더 담겨있는 것은 ..
전자렌지보다 더 작은 크기의 오븐 토스터기를 하나 산 이후로 베이킹에 열중하고 있다. 크기가 작다보니 쿠키 몇 개 굽는 데도 몇 번 돌려야 해서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요 작은 오븐 토스터기가 그래도 잘 돌아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 처음 베이킹을 시작한 것은 프랑스 기숙사에서 였다. 오븐이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닌 동네라, 기숙사 부엌에도 오븐이 2개 구비되어 있었고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베이킹이 나중에는 일본 아이랑 레시피도 교환하게 만들었더랬다. 뉴질랜드에서도 홈스테이 오븐을 이용해 가끔 쿠키, 파운드케잌 따위를 구웠는데 사실 나는 만드는 게 재밌어서 베이킹하는 거라 잘 먹어줄 사람이 여럿 필요한데 그게 좀 아쉬웠다. 아무튼 요즘에는 책과 인터넷에 올려진 레시피들을 참고해서 이것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