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잡지가 있는 줄도 몰랐다! 내가 아는 청소년용 잡지(?)라고는 그저 독서평설이 전부였던지라.. T_T 어제 얻어와서 오늘 아침 찬찬히 읽어보는 동안 꽤 마음에 들어서 간단히 소개하고 싶어졌다. 문학동네에서 펴내고 있는 '풋'은 '청소년을 위한 전방위 문학문화잡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 타이틀에 걸맞게 시, 소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 사진/그림, 인문학 강의 등이 실려 있는데, 예를 들어 이번 봄호에서는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씨, 소설가 오정희 씨를 만날 수 있으며 강대진 선생님의 철학교실에서는 희랍비극인 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실 강대진 선생님 글이 실려 있어서 이 잡지에 대한 점수가 전반적으로 좀 더 후해진 것 같기도- 캬캬) 이번 호의 주제는 '단추'였는데..
오랜만에 혜화에서 연극 한 편 :) 뭘 볼까 좀 고민하다가 그냥 제목에서 땡기는 '도덕적 도둑'을 보기로 했다. 현진군이랑 예매도 없이 무작정 가서 현장에서 표 사고 좀 기다리다 들어갔다.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일단은 영화와는 다른 '현장감'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시작되어 끝이 나고, 일단 눈 앞에서 공연되는 것은 단 한 번. 그러니 그만큼 그 시간 동안 집중하게 되고 또한 그 집중이 의미 있다. 영화는 호흡하는 재미 같은 게 덜하고, 집에서 혼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소설을 볼 때도 별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긴 묘사가 나오면 넘기는 편. 어차피 작가가 생각한 것과는 다를텐데 쳇-) 영화에서 보여주는 멋진 화면들은 '와- 멋져' 그 이상의 의미..
CIDEF에서의 두번째 학기, 그 수업 평가 :) Langue (332) : Edith CUFF 깐깐한 할머니(나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선생님.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하다. 지난 학기 우리 반에서는 미국이나 캐나다 아이들과 이 선생님의 궁합이 별로였던 것 같다. 수업 내용과 상관 없이 자기 할 말은 다 하는 몇몇 아이들과, 자기가 생각하기에 중요하지 않으면 애들 질문도 가차없이 내던지는(!) 선생님... =_= 내 입장에서는 선생님이 종종 그 아이들의 산만한 이야기를 끊어줘서 뭐 나쁘지 않았다 허허. 선생님 자체의 기준이 확실하고, 가끔은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학생들을 대한다. (학기 초에 한 아이에게 이 반 수업을 듣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것 같으니 그 아래 반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래는 프랑스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사이트들의 간략한 소개 :) 주로 여기 있으면서 선생님들을 통해 알게 된 TV 혹은 라디오 방송 홈페이지이다. 사실 이런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워낙 프로그램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어떤 것이 도움이 되는지 알기가 어려운 것 같다 =_= 여튼 잊어먹기 전에 정리! (참고! 링크된 것을 누르시면 새 창 뜨지 않고 바로 그 사이트로 이동해버립니다>_에서는 시사와 관련된 하나의 단어를 매일 소개하고 있는데, 3분 정도 길이라 그리 길지도 않고 대본도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France Info www.franceinfo.fr/ - 수업 시간에 딱 한 번 이용해 봐서 잘 모르지만, 기사를 읽으며 라디오도..
사실 별로 생각해 볼 일이 없어서 그냥 머리 속에서 '이제 곧 수업 다 끝난다!' 랑 '6월 말에 한국 돌아간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정도였는데, 어제 기숙사 사는 일본 친구들, 한국 언니랑 같이 차 마시며 이야기 하던 중에 누군가가 다들 지금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을 던져서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곳을 떠나는 게 슬프지도 않고. 한국에 돌아가는 게 엄청 기쁘지도 않고. 그냥 나한테는 이게 다야, 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9개월의 시간을 생각하고 이 곳에 와서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때로는 알차게 보낸 시간도 가끔은 흘려 보낸 시간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지금, 전에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 했다는 아쉬움은 남지 않았고. 이 곳에 남겨 두고 떠나야 해서 아까울 만한, 그런 것도 없다. 여기에..
대통령 씨, 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있어서 단연코 1등이 아닐까 싶다 :) 자기 나라 임금이 누군지도 모르는 시대가 태평성대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정말로, 근 몇 년 이래 이렇게 뉴스 열심히 찾아 보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볼 수록 암담하기만 하지만... 어느 전문가가 이 분의 심리 및 정신세계를 좀 분석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머리 속에 "나는 옳다 + 나는 했는데 너희는 왜 못 해 + (그야 말로 안타까운) 부지런함 + 강한 것이 정의다 + 무조건 경쟁 +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대략 이런 것들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별로 알고 싶지는 않지만 자라난 배경이나 걸어온 길들을 차근 차근 돌아 보면 이것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
Marjane Satrapi & Vincent Paronnaud 의 요즘 어학원 작문 수업에서 책이나 영화 비평 쓰기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내 준 수업 자료에 이 영화 평이 실려 있어서 읽어 보다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혹시 아직 영화관에서 하는지 찾아 보니까 이미 종영한 지 꽤 된 것 같고, 그렇다면 혹시 어둠의 경로로 구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자막까지 다 있는 거다! 기쁜 마음에 얼른 다운 받아서 (물론 3시간쯤 걸렸지만...) 어제 봤는데, 정말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란' 하면 '이라크' 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이란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없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친숙한 '테헤란'이 그 나라 수도인 것도, 이란의 근대..
요즘 한창 열심히 듣고 있는 김조한의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 전부터 김조한 씨 목소리 좋아하긴 했지만, 난 이번 앨범이 특히 좋은 것 같다 +ㅁ+ 예전의 그 흐느적거림과 기교가 살짝 더 고급스러워져서 덜 부담스러운 느낌 히히- 가사도 멜로디도 목소리도 다 딱! 좋은 노래 >_< '조금만 사랑할껄' You know even after all that we've been through all I can say is that life 너에게 맞춰진 나의 이 눈이 너에게 길들여진 내 일상이 나도 모르게 너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데 (살고 있는데) 하나하나 모두 다 생각나요 하루가 하루가 너무나 길죠 어떻게 어디서부터 그대를 지울까요 (너를 지울까) 돌아가기엔 너무나 멀어서 (너무나 멀어서) 잡고 싶은데 너무나 ..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개봉 안 한 영화 같은데, 프랑스 아이가 전에 빌려준 영화 DVD 안에 있길래 봤다. 내용은 평범하다. 별 이유 없이 악랄한 백작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 '자꾸'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특별할 것은 없는 내용이었지만 나름 잘 생긴 배우들 보는 재미 + 반 정도 알아 듣는 재미로 열심히 관람 =_= 자세한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강의 줄거리는 이해했으니 된 거다! 그보다도, 주인공 이름이 '자꾸' 라서 사람들이 자꾸 '자꾸! 자꾸!' 이렇게 부를 때마다 웃겼다, 풋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주인공의 대사를 하나 알아맞췄다 :) 전에 있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오랜 시간 뒤에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이 오래 전 그 상황과 똑같은 말을 하는 식의 장면. 보는 사람들이 다들 예측할 만..
# 여느 주말과 다름 없는 평온하고 나른한 토요일이었다. 어김없이 무한도전을 다운받아서 혼자서도 낄낄 소리 내어가며 웃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했고 아침에는 부지런을 떨면서 11시 경 수영장도 다녀왔다. 오는 길에 맑은 하늘과 반짝이는 햇살을 보면서 문득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늘 그렇듯 빈둥거리기도 하고 프랑스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게다가 여행 계획을 마무리하며 즐거울 5/6월을 상상해 보기까지 한 하루였다. # 그러다 문득, 어쩌다 싸이월드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교생을 나가는지 궁금해서, 그런 걸 찾아보려고 들어갔는데 싸이의 특성 상 이리 저리 파도를 타고 일촌들의 싸이를 돌아다니게 되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짝을 만난 사람들이 몇 있었고 여전히 뭘 하고 사는 지 모르겠는 친구들도 더러 있..
17세기 프랑스 회화 : La peinture française du 17e siècle 17세기 회화의 특징은 그 전에 비해 훨씬 다양해진, 새로운 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새로 등장한 주제들에는, 풍속화 (예를 들면 자신의 집에서, 각종 일상적 물건들과 함께 그려진 소작인 가족들) 풍경 / 정물화 / 카드놀이하는 사람들 / 단체 초상화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등이 있다. 1 La famille de paysans / Les frères le Nain 이 그림은 소작인들을 그린 첫번째 그림이다. 주로 이 시기에 그림을 주문했던 부르주아 계층이 이 그림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그림 속의 농민들에게서 폭력적인 모습이나 혁명의 기미 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이..
르네상스 회화 : La peinture de la Renaissance française 프랑스의 르네상스 회화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회화의 끝무렵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기의 특징인 매너리즘 Maniérisme 양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1 La Madone au long cou / le Parmasan 긴 목의 성모님 :) 처음에 제목을 모른 채 이 그림을 보았을 때는 성모님인 줄은 전혀 생각 못 했고 여신일 거라 추측했다. 길쭉한 몸, 그에 비해 작은 머리, 길고 늘씬한 팔다리, 특별한 손동작... 이런 것들이 매너리즘 양식의 특징들이다. 떨어질까봐 성모님의 옷자락을 붙든 듯한 아기 예수님(그러나 아기의 몸이 아니다!)의 모습도 재미있다 'ㅡ' 2 Ulysse et Pénélope / ..
에디뜨 삐아프(Edith Piaff)의 일생을 다룬 영화, 우리나라에는 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걸로 알고 있다 :) 전부터 제목을 보고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었는데, 몇몇 영화제에서 상을 받길래 한 번 받아서 봤다. 프랑스에 있으니만큼 그냥 프랑스어 버전으로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그러다가 제대로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서 그냥 한글자막 포함된 것을 구해서 보는 편을 택했다. 나에게는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이 부담스러웠다. 어두운 환경에서 자라고, 온갖 고생을 하고,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그녀의 모습. 거기서 그치지 않는 역경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끝자락에서 'Non, je ne regrette rien'(나는 후회하지 않아요)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그녀. 그것이 그녀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느꼈던 언어의 장벽을 요즘 들어 새롭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5개월 전 느꼈던 그 장벽은, 아무 것도 못 알아듣겠다 + 아무 것도 못 말하겠다 + (글마저도) 거의 못 이해하겠다 이런 극심한 삼중고였다. 한국에서 한 프랑스어 공부라고 해 봐야 정말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물론 이 곳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나보다 더 안 하고 온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뭐) 이 곳에 처음 온 나는 늘 어벙벙한 상태로 어버버하고 다녀야했다. 귀라도 뚫어보자는 생각으로 매일 듣기를 연습했고 단어책을 통해 매일 단어도 공부하고 독해도 조금씩 하고, 수업 예습 복습하고... 그러는 사이 수업에서의 듣기 능력은 많이 늘었고 (처음 시험 쳤을 때 20점 만점에 4,5 점이었다) 읽고 쓰는 것은 만족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