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떡 만들기 작은빛님 댁에서 받아온 감자 한 꾸러미를 풀어서 감자떡을 만들어 봤다. 감자를 믹서에 갈아 한 시간 정도 내버려 두어 녹말과 감자물을 분리하고, 감자물은 면보에 넣어 꼭 짜서 감자 부스러기들을 남긴다. 그걸 감자녹말과 섞어 반죽을 해 주는데, 좀 질척해서 감자녹말 가루를 더 넣어주었다. 간은 소금으로만 하고 찜통에 투명해질 때까지 찌면 되는데, 어렵지는 않았으나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흑. 그리고 식으니 금방 딱딱해진다. 시중의 감자떡들은 어떻게 그렇게 계속 쫄깃하고 부드러운 거지? ■ 알록달록 풍성한 점심 밥상 고기 안 먹는 나를 위해 숙모께서 차려 주신 점심 식사 :) 평소에는 이렇게 다양한 야채를 먹을 수가 없는데 (혼자서 이 많은 종류를 다 샀다가는 다 먹기 전에 버려야 할테니..
■ 시골에서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따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현미밥에 각종 김치에다 깐콩볶음, 겉절이를 반찬으로 먹었는데 워낙 식식한 야채들이다보니 별 거 없이 쌈만 싸서 먹어도 맛있었다. 9시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긴팔 남방 + 목까지 덮는 썬캡 + 고무장화) 차로 10분쯤 떨어져 있는 밭에 가서 옥수수씨 심기를 시작했다. 7명이서 500평을 다 끝내는 데 한 4시간쯤 걸린 것 같다. 아, 옥수수씨 심기 전에는 밀 수확해 놓은 것 포대에 담는 것도 했다 :) 집에 돌아와서 정선님이 열심히 갈아 놓은 서리태 콩물에 통밀국수를 넣어 콩국수를 해 먹었는데, 감동의 맛이었다. 글루텐에 각종 야채를 넣어 밀고기도 만들고, 쉬다가 잠시 밖에 나가 나무에서 오디 따 와서 오디잼도 만들고,..
■ 제빵왕 김곰파? 잠시 사그라들었던 빵에 대한 열정이 피어올라서, 새벽에는 통밀빵을 만들고 오후에는 빵집에 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내가 만든 통밀빵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만족했고, '오월의 종' 빵은 예전에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맛있었다. 빵을 만들 때는 재료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쓰고, 과정마다 집중을 하게 되기 때문에 머릿속을 비울 수 있어 좋고 내가 만든 빵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의 냄새, 막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볼 때의 두근거림 때문에 참 행복해진다. 그리고 오월의 종처럼 작은 빵집, 제빵사의 손을 거쳐 나온 빵들이 살아 숨쉬는 곳에 가면 나의 꿈이 생각이 난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프랑스에 가서 빵 만드는 것을 배우고, 거기에서 빵을 만들며 살아보고픈 나의 꿈. 이루어질까? :) (아, '..
■ 진짜 졸업인가봐 오늘 과 사무실에 가서 교원자격무시험검정원서를 제출하고 왔다. 간단한 서류 작성하고, 500원짜리 수입인지를 붙이고 나니 이제 졸업까지 더 해야 할 일도 없다.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조금 두렵기도 하고, 또다른 가능성이 열려 있는 느낌도 들고 :) 뭐 그렇네. ■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오늘도 요가원에서 베니님, 참살이님이랑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직접 만든 도토리묵으로 만든 도토리묵무침, 토마토양파샐러드, 해바라기씨를 올린 현미두유떡, 떡볶이~ 같은 것을 먹어도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맛있다 맛있다 하면서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듯! ■ POP 초급 졸업 둥근촉 매직으로 글씨 쓰는 것을 배웠는데, 내 평소 글씨랑 다른 서체로 쓸 수 있는 것이 좀 신기했다. 어떤 면에..
■ 직접 만들어요, 여름 필수 용품! 한울벗에서 '오뤼공주'님이 썬 스프레이와 모기 퇴치 스프레이 만드는 모임을 주최하셔서, 참석해 보았다. 재료비 15000원으로 SPF 20 정도인 썬 스프레이 (칙칙 뿌려서 두드려주면 되는, 일종의 썬 크림?) 100ml와 모기 등의 벌레를 죽이는 대신 걔네가 싫어하는 향을 이용해 쫓아 버리는 모기 퇴치 스프레이 100ml를 만들었다 :) 나야 뭐 화장품에 대해 특별히 예민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이런 거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 +_+ 모기 퇴치 스프레이는 산에 가거나 야영을 갈 때 매우 유용할 듯한데, 갈 일이 있긴 있으려나 ㅠ_ㅠ ■ 풀 먹는 사람들의 친구, 들깨 채식인들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바로 '외식'이다. 요즘에는 러빙헛 같은 채식 ..
■ 업그레이드 현미두유떡 냉동실에 고이 모셔 놓은 생현미가루를 처치해 보고자, 수요일에 만들었던 현미두유떡을 좀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전 버전은 현미가루와 두유로만 만들었더니 일단 간이 너무 심심하고, 심하게 찐득했거든. 현미가루 + 두유 + 베이킹파우더 + 소금 요렇게 섞은 다음 휘휘 저어서 찜통에서 적당한 시간 동안 찌면, 머핀 비슷하게 생겼고 식감은 백설기에 가까운 현미두유떡이 탄생한다 =_= 한울벗에서 사람들이 요즘 시중 백설기에는 계란에 우유까지 들어가더라고(물론 소량이지만) 충격에 휩싸여 있던데, 역시 파는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100% 알기는 어려운 법. 뭐 그렇다면 직접 만들어 먹는 수밖에... ㅠ_ㅠ 나는 알레르기 반응 같은 거 없으니까 계란 우유 조금 들어간 시중 백설기라고 못 먹는 건..
■ 요가 후 점심~ 냠냠 수요일은 오전에 참살이 요가 클래스 지킴이로 가는 날 :) 뭔가 점심거리를 싸 가야 할 것 같아서 검은콩 갈아서 두유 만들고, 현미생가루로 찜도 아니고 떡도 아닌 것을 만들었다 =_= 첫 번째 클래스에는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책 읽고(이 날은 주인장인 참살이님이 계서서 더 할 일이 없었다는;) 두 번째 클래스에는 나도 요가를 따라 했는데, 빈야사 요가라고 내가 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달리 매우 동작이 크고 힘도 들었다. 원래 뻣뻣하고 몸도 잘 안 구부러지는 나로서는 정말 끙끙거리며 겨우 따라했다는... 요가 클래스 끝나고 제이미언니, 베니언니, 참살이님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 제이미언니가 싸 온 도시락(당근, 미역, 상추겉절이, 연근, 콩조림!), 내가 싸 간 두유랑 현..
■ 10년 묵은 친구 오랜만에 ESS 친구인 까마귀를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인 신촌으로 갔다. 생일이 딱 일주일 차이 나서 12일은 내 생일, 19일은 까마귀 생일. 10년이 지나도 이런 건 안 까먹어지네; 채식 식당인 러빙헛에서 점심 먹고, 팥빙수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에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똑같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봤으니 벌써 알고 지낸 지도 10년이 넘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뭔가 좀 징그러운 느낌... =_= ■ 스물 다섯 번째 생일 한울벗 채식카페 사람들이랑 그리스 전을 함께 보러 봉천역 근처 참살이 건강연구원으로 갔다. 사람들이 어찌나 먹을 것을 많이 챙겨 왔던지, 10종류의 떡, 찹쌀도넛, ..
애기똥풀이 하는 말 정일근 내 이름 너희들의 방언으로 애기똥풀이라 부르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 몸 꺾어 노란 피 내보이며 노란 애기똥을 닮았지, 증명하려고는 마 너희들이 명명한 가벼운 이름, 더 가벼운 손짓에 나는 상처받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어 너희들 속에 생명이 있다면 내 속에도 뜨거움이 있고 너희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면 나도 이 땅에 뿌리내리고 있어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하기로 해 내 너희들에게 착한 자연이 되듯이 너희들도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줘 너희들의 방언으로 내 이름 부르기 전에 이제는 내 방언에 귀 기울여줘 내 얼마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로 너희들의 이름 부르고 있는지 아니 귀 기울여줘, 내가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친구라고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을 ----------------------..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 글은 산에 갔다왔다는 자랑 + 채식에 대한 생각 + 옛날에 읽은 책(부엌) + 요즘 배운 이론(바흐찐) 의 짬뽕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바로 탁쌤이 원하시는 21세기의 글쓰기가 아니겠냐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어요. 그다지 재미는 없겠지만 혹 읽어 보실 분들을 위해 :) 지난 토요일, 드디어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온 듯 따뜻했던 그 날, 나는 처음으로 관악산에 올랐다. 그 기슭에 있는 학교를 다닌 지 5년 만에, 비로소 산을 오를 마음이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어차피 도로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흙을 밟고 나무 사이를 지날 때 드는 상쾌한 기분에 나도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정문 쪽에서 등산을 시작해서 삼막..
0 완전 채식은 아니었지만, 육고기를 멀리하고 지낸 지 약 한 달 반이 되었다. 일종의 '탐색기간'었는데, 본격적으로 채식을 시작하기 전에 불편함이나 좋은 점 같은 걸 미리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 어느 정도는 특수한 생활 패턴 덕분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풀을 먹고 살면서도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래서 이제는 네 저 채식합니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1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채식을 시작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이러했다. 사실 처음에 식단을 좀 바꾸게 된 것은 다이어트 때문. 자신의 몸에 대한 왜곡된 인식 어쩌고 하면 뭐 할 말이 없는데, 내 속에 오래 전부터 좀 날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이번 방학, 마음 먹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