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OJT 이야기에 앞서서, 약 일주일 동안 룩소르에서 먹고 마신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 먼저, 호텔에서 아침과 저녁이 제공되었기 때문에 선배단원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가는 경우를 빼고는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비채식인의 경우에는 저녁 메뉴를 아래에 보이는 메뉴판에서 그냥 고르면 되는데, 저는 채식을 하므로 첫 날 호텔 프론트에 가서 채식으로 가능한 지 물어보았지요. (어떤 분들은 이런 것이 번거롭지 않냐고 하시던데, 사실 저는 이렇게 찾아가서 물어보고 하는 것을 좀 좋아하는 편입니다+_+) 프론트에서는 호텔 식당의 관리인을 불러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저는 약간 양보해서(원래 밖에 나오면 락토나 페스코로도 변신하기 때문에?) 치즈, 샐러드, 빵 등이면..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카이로에서 인사드립니다. 급히 다시 이집트로 돌아오느라 모든 분들께 말씀을 드리지는 못 했기에 죄송한 마음이에요. 이렇게 메일로나마, 잘 돌아와서 건강히 지내고 있음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카이로는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정오 무렵이면 마치 한국의 초여름 같은 느낌이에요. 반팔 티셔츠에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다니면 될 정도입니다. 아직 4월 초에 불과한데 이런 정도면 대체 6, 7, 8월에는 어느 정도의 더위가 찾아오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일하게 될 룩소르는 카이로보다 더 더워 한여름에는 기온이 50도에 육박한다고 하니 살짝 걱정이 되네요. 현지적응훈련은 두 달 전에 했던 것에 이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4일 목요일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곳 날씨가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빗방울까지 살짝 떨어져, 한국과는 다른 따스한 봄바람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웠지요. 그런데 어학원을 다니며 길거리를 보니 전과는 달리 푸른 잎사귀들과 화사한 꽃들이 곳곳에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봄, 아니 어제의 날씨를 생각해 보면 초여름이라고도 할 수 있을 카이로의 풍경을 전합니다. 자연만이 이집트에 봄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이 곳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직접 손으로 불러온 봄의 흔적 또한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었지요. 이번 시민혁명을 통해 이집트인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고대의 영광을 넘어서, 이제는 밝..
이집트로 돌아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이집트 시위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갈 당시를 떠올려 보면, 불확실한 미래와 자꾸 늦어지는 코이카 활동으로 인해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일이 잘 해결되어 이 곳으로 돌아오고 나니 한 달 반의 한국에서의 생활이 '예상하지 못 한 휴가'였던 것처럼 여겨집니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어요. 돌아온 이집트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그 시간 동안 한국에서 한 것들을 정리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설날 명절을 지내고 엄마를 따라 기장에 있는 '해광사'라는 절에 다녀왔었는데, 바로 앞에 바다를 끼고 있는, 풍경이 아주 멋진 절이었습니다. 다만 근처를 거닐다 보니 푸른 바닷물 위에 사과니 북어니 하는 것들이 둥둥 떠다녀서 조금 안..
Dear my freinds, I appreciate your kind e-mails that showed concerns for me. I am so sorry for being this late to write back to you. Now I returned to Egypt again and am in a peaceful daily life, I will tell you what happened to me. First arrival in Egypt I arrived in Egypt on 28th of December with seven other volunteers and our training started right away. The training consisted of mostly langu..
가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일들을 볼 때면 바로 이런 것이 '우연을 넘어선 운명'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렇게 거창한 말로 이야기를 꺼내고 나니 조금 부끄럽지만, 이번에 제가 세이브더칠드런의 '해외아동 결연후원'을 하게 된 것은 그런 신기한 '우연'들이 모여 이루어진 일입니다. 맨 처음 세이브더칠드런을 알게 된 것은, 이번에 한국에 들어가 몇 주를 머물렀던 삼촌 댁에서 '모자뜨기 키트'를 발견하고서 였습니다. 전부터 뜨개질을 배워보고 싶기도 했고, 손으로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픈 열망도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자를 뜨게 되었지요. 제가 열심히 모자를 뜬 것은 물론 '아프리카의 신생아들을 살린다'는 좋은 취지에 동감을 했기 때문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잉여스러운 ..
지금 저는 인천공항에 와 있습니다! 진작부터 포스팅을 해야지 생각은 했는데 지난 일주일 동안은 서울에 있느라 노트북을 쓸 수 없었고 어제는 마지막으로 가져갈 것 정리하고 짐을 싸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 오늘 밤 11시 55분 인천공항을 떠나 터키의 이스탄불을 거쳐 카이로로 들어가는 비행기입니다. 환승할 때 5시간 넘게 기다려야 해서 좀 심심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처음 타 보는 터키항공이라 기대되는군요.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이 확실해 지고 난 이후로, 가져갈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나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버섯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일단은 말린 표고버섯을 구입했고, 내친 김에 새송이 버섯은 직접 말렸지요 :) 다음으로 준비한 것은 짜잔~ '우쿨렐레'랍니다 :D 우쿨렐레는 미니 사..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만에 코이카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협력요원들과 아인샴스 단원들 몇몇은 이미 이집트로 들어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언제가 될 지는 모르나 돌아가는 것은 확실하다,는 이야기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안개 자욱한 숲 속에 있다가 이제는 글자가 희미할 망정 낡은 표지판이라도 보이는 것 같아서, 다시 뭔가를 시작해 볼 힘을 얻었다. 그렇다고 아직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2월 10일 - 15일 (꽃동네) 지난 포스팅에서 꽃동네로 떠난다고 말을 했었다. 2월 9일 수요일에 대전을 거쳐 음성에 도착해서 삼촌 댁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월 10일 목요일 아침 일찍 꽃동네에 갔다. 랜덤으로 수녀님이 골라주신 곳은 '애덕의 집'이었는데 도착하기까지도 나는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
어제 짐을 챙기는 김에 다이어리를 꺼내 한국 들어온 이후로 한 것들을 끄적여봤는데, 약 일주일이라는 기간에 비해 정말 한 것은 없는, 그야말로 빈둥거린 시간이었다. 나는 목표를 확실히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며 계획들을 착착 실천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어서, 이런 식으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은 이런 시간이 참으로 싫다. 그렇지만 내가 싫든 좋든, 그냥 참고 견뎌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그 때를 기다리면서. 그렇다고 그냥 앉아 기다리는 것은 도무지 체질에 맞지 않아서 당분간 음성 꽃동네에 가서 일을 좀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착한 사람이어서 봉사를 하러 가는 것은 아니고, 그냥 뭐라도 일을 좀 하고 ..
이미 뉴스를 보고 알게 되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되지만, 블로그와 메일, 인터넷 전화를 통해서 연락해 주신 분들께 한 번에 인사드리기 위해 짧게나마 글을 씁니다. 날로 심해지는 시위로 인해 이집트 코이카 단원은 2월 2일자로 전원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2월 1일 2시 경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카이로 공항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을 경유하여 2월 2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지금은 부산으로 내려와 이집트의 상황이 어떻게 될 지 지켜보면서 대기하는 중입니다. 이집트에 있을 때는 인터넷도 끊기고 뉴스도 제대로 볼 수 없어 상황이 어떤지를 잘 몰랐는데, 돌아와서 CNN 뉴스를 보고 있노라니 생각보다 상황이 꽤 심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지만 다친 곳 한 군데 없이, 몸도 마음도 멀쩡한 상태로 잘 돌..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입니다. 먼 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소식을 전할 목적으로, 나름대로 기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보낼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인터넷이 끊기는 불상사도 있었고 생활하는 것도 바쁘다 보니 거의 3주 만에 두 번째 메일을 보내게 되었네요 :) 참, 혹시 저를 아시는 분들 중에 이 편지를 메일로 받아보실 생각이 있는 분은 비밀댓글로 메일주소를 남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오늘이 1월 25일이니 제가 한국을 떠난 지 거의 한 달이 된 셈입니다. 그 동안은 이 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블로그에도 통 소식을 올릴 수 없었는데, 오늘은 마침 경찰의 날로 이집트 국경일이라 학원 수업이 없어 마음 놓고 쉬면서 밀린 포스팅을 했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코이카에서는 매년 설과 추석마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에게 격려품을 보내주곤 합니다. 저는 아직 임지로 파견된 것이 아니라 현지적응훈련 중이지만, 어쨌거나 단원의 신분으로 코 앞에 다가온 명절을 맞아 처음으로 설 격려품 상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선물 받는 것은 언제나 신나는 일~ 기분 좋게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구성품을 확인해보니, 조미김 10봉, 비빔면 5개, 신라면 5개, 짜파게티 5개, 둥지냉면 4개, 백세카레 분말 1봉, 참치통조림 4개, 깻잎통조림 2개, 장조림통조림 2개, 초코파이 한 상자, 맥심 커피믹스 한 통, 즉석북어국 2개, 즉석미역국 3개, 고추장 1킬로, 된장 500그램이 들어있습니다. 참 풍성하네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제가 먹을 것들은 주황색으로 표시된 것들 뿐입니..
사실 평일에는 유숙소와 어학원만 오가다 보니 여기가 이집트인지 어디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항상 동기 단원들이 있으니 아랍어보다 한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휴일이 되거나 잠시 짬이 날 때 거리를 돌아다니면 비로소 이 곳이 이집트, 카이로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까지 소소히 돌아다닌 곳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가난한 봉사단원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부터 소개합니다. 택시비도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한 번 타기 시작하면 습관이 된다는 이야기에 지하철로 갈 수 없는 곳을 빼고는 되도록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집트 지하철에는 여성칸이 따로 있어서 아래 사진처럼 빨간 표시가 된 칸은 항상 여성 전용이고, 초록색으로 표시된 칸은..
사진을 통해 간략하게 제가 생활하고 있는 곳과 공부하는 곳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두 달 간의 현지적응훈련 동안은 일단 이집트 유숙소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지방단원이 될 저는 어쩌면 카이로에 올라올 때 유숙소를 사용하게 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총 8명인 저희 기수는 2명, 2명, 4명으로 나뉘어 세 개의 방을 사용하는데, 저는 세 명의 동기 언니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요 :) 현지적응훈련이 끝나면 다시 짐을 싸서 옮겨야 하다보니 완전히 모든 짐을 풀 수는 없어서 약간 불편하지만, 집이 크다 보니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넓고 큰 문제는 없는 곳입니다. 어학원은 내부 사진은 하나도 없고 바깥 사진만 있네요 :P 제가 다니는 곳은 Berlitz 라는 어학원으로, 유숙소가 있는 도끼(Dokki)에서는 한..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곰파입니다. 현지적응훈련 중이라 어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 오면 5시 정도... 짬을 내서 포스팅을 하기에는 너무 정신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답니다. 오늘은 경찰의 날로 이집트 국경일이기 때문에 수업도 없으니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밀린 이야기들을 해 볼까 합니다.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역시 가장 중요한 먹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D 처음 이집트로 파견국이 바뀌고 나서 가장 큰 저의 관심사는 과연 이집트에서도 채식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집트 사람들도 콩과 야채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지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