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8일 월요일 ~ 8월 1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부터 초급 회화 수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저녁 8시 수업이라서 7시 40분쯤 집을 나와 천천히 걸어 학교에 가는데, 왠지 예전에 집 근처 언어 과외하러 갈 때의 기분이 난다. 지난 주에 말했듯 Korean made easy for beginners라는 책을 교재로 삼아 기초부터 다시 복습을 하고 있다. 첫 시간에는 1과 '안녕하세요? 저는 폴이에요.'와 2과 '아니요, 회사원이에요.'를 공부했는데 역시 쉬워서인지 한 시간 30분만에 뚝딱 끝나버렸다. 두 번째 시간에는 학생들이 1, 2과의 대화문 외워온 것을 확인한 다음 내가 따로 마련해 간 자료를 가지고 이름, 직업, 국적 묻고 답하는 데 30분 정도 걸렸고, 나머지 시간은 3과 '이게 뭐..
2011년 8월 1일 월요일 ~ 8월 7일 일요일 업무 1. 중급 수업은 지난 주에, 초급 수업은 이번 주에 모두 끝이 났다. 다음 주부터는 휴가에서 돌아온 J언니가 나 대신 초급 수업을 이어가게 된다. 라마단이어서 애들이 힘들어서 수업에 못 오겠다고 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까지 토픽 초급을 통과할 실력도 안 되지만, 그래도 그 태도 하나만큼은 합격점 :) 2. 원래는 더이상 맡은 수업도 없으니 이제는 진짜로 방학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때를 맞춰 이번에 졸업한 4학년 여학생 두 명이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관광 가이드로서 필요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그 아이들의 최종 목표이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여서 그냥 기초 회화부터 ..
여러분들은 여행을 가면 기념품으로 어떤 걸 사시나요? 저는 저를 위해서는 주로 엽서를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작은 거라도 그 곳의 특색이 있는 물건을 선물하려고 애를 쓰는데요, 사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파리에서 산 에펠탑 열쇠고리 10개 묶음 같은 경우에는 저렴해서 선물하기에 부담은 없었지만 만질 때마다 쇠 냄새가 나고 급기야 칠이 벗겨지는 것을 보며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절감했었지요. 제가 살고 있는 이 곳 이집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념품이라면 아무래도 피라미드 모형이라거나 파피루스 책갈피 같은 것들일 거예요. 그렇지만 유적지 바로 앞에서 파는 물건들 중에는 정말 조악해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아무리 싸다고 해도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 7월 31일 일요일 업무 1. 초급, 중급 모두 지난 주처럼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중급 학생들은 라마단 동안은 좀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서 한 달 간 수업이 없을 것 같고, 초급 학생들은 휴가에서 돌아온 J 단원 언니가 맡기로 했기 때문에 할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 마침 졸업 예정인 4학년 여학생이 한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와서 아마도 다른 수업을 하나 개설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2. 활동물품지원을 통해 신청했던 책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덕분에 여름 보충수업 때도 이 책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일단 책들을 대강 훑어보았는데, 몇몇 책은 기대했던 거에 비해서 좀 부실했지만 쓸 만한 책도 꽤 있어서 다행이다. 생활 화요일에는 룩소..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7월 23일은 이집트 공휴일이어서 보충 수업이 없었습니다.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어디 놀러가고 싶기는 한데 멀리 가자니 고생만 할 것 같아서, 먼 곳에 가는 대신 룩소르 시내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졸리빌(Jolie ville) 호텔에 가서 하루 푹 쉬고 왔지요 :) 졸리빌 호텔은 Kings island라는 섬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룩소르 시내와는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는 분을 통해 예약을 한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숙소를 사용할 수 있어서 더 좋았지요. 아무래도 배낭여행으로 룩소르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곳을 굳이 찾지 않으시겠지만, 혹 지친 몸과 마음을 푹 쉬고 싶다 하는 분들이 있..
2011년 7월 18일 월요일 ~ 7월 24일 일요일 업무 1. 초급 : 토요일은 이집트 공휴일이어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화요일, 목요일 이렇게 두 번 수업을 했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수업 동안 배운 것들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시험을 한 번 봤고, 읽기 겸 받아쓰기도 약간 했다. 나는 시험 문제를 낼 때면 애들이 배운 것을 정말로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문제를 몇 번 꼬아 만들곤 한다. 이번 시험 문제에서도 다분히 의도적인 함정들 - 이를테면 '우제국'과 '우체국' 같은 - 을 많이 만들었는데 학생들이 너무 쉽게 그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 보람있으면서도 좀 씁쓸했다. 애들이 점차 내 스타일에 적응해 가는 것인지, 이제는 단어도 꽤 잘 외워오고 수업 때 농담하면 웃기도 해서 나 또한 1시간 반 ..
2011년 7월 11일 월요일 ~ 7월 17일 일요일 업무 1. 초급수업 : 수요일과 토요일에 두 번 수업을 했는데, 지난 주에 비하면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단어시험 통과 못 하면 집에 안 보내줬더니 그 영향인지 단어도 좀 열심히 외워 오고 있고 :) 아직도 한글 읽을 때마다ㅏ와 ㅓ, ㅐ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에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수업을 하려고 나도 노력 중이다. 2. 중급수업 : 중급 아이들은 단어 시험을 보면 거의 1개, 2개 틀릴 정도로 열심히 외워온다. 그렇지만 문제는 단어를 외우는 것만으로 한국어를 잘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각종 조사와 문형들이 작게는 뉘앙스의 차이를 만들어 ..
2011년 7월 4일 월요일 ~ 7월 10일 일요일 업무 1. 드디어 보충수업 시작! 일단 초급 수업에서는 내 욕심을 많이 부리지 않고 기본적인 동사, 형용사 변화형을 익히고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에 활동물품 지원 신청하면서 그림으로 배우는 한국어 단어? 뭐 이런 책과 워크북을 주문했는데, 아마 룩소르에 도착하는 건 9월이나 될 것 같아서 일단 급한 대로 한국어 그림 카드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A4 크기의 그림카드를 가지고 수업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닌데, 애들이 보고 공부하려면, 또 매번 치는 단어시험에서 최대한 영어의 사용을 줄이려면 그림을 스캔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는 수업 끝나고 그거 한 장 한 장 스캔하느라 하루가 다 간 것 같다. 어쨌거나 이걸 사용..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 7월 3일 일요일 업무 1. 처음 룩소르에 내려와서 기관장을 만났을 때 부탁한 것이 바로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어 교실이 4층에 있다 보니 에어컨이 없이는 너무 더워 여름에 보충수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약 세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어 교실에는 에어컨이 없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흔쾌히 에어컨을 달아주겠다고 이야기했고, 한 달 전 쯤부터 자주 찾아가 닦달을 하기 시작하자 일주일 안에 해결하겠노라 큰소리를 쳤고, 그러고도 여전히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교실 모습에 황당해서 또 찾아갔더니 일단 급한 대로 이동식 에어컨을 교실에 갖다주겠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간단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많은 일들이 ..
2011년 6월 20일 월요일 ~ 6월 26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이 시작되기에, 이번 일주일은 나름의 휴식기간으로 생각하고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지난 주에 기말고사 시험 결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 많았던 탓에 좀 쉬고 싶기도 했고. 아, 전부터 계속 부탁? 요구? 했던 에어컨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보러 일요일에 학교에 들르긴 했구나. 생활 화요일에는 현지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러 갔었다. 유명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면 다 그게 그거인데다 종종 너무 조잡해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던데, 이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나도 한참을 둘러보다 동전지갑 하나를 골랐다. 적갈색 바탕에 머리에 무언가를 이..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지난 편지[2011/03/30 - [길위의시간/이집트통신] - First letter from Egypt] 이후 3개월 동안의 소식을 담고 있습니다. 내용은 한국어로 쓴 글의 종합에 가까우니까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될 거예요 :) Dear my friends, I've been so well in Luxor, Egypt, although the weather is quite hot. I intended to write a letter regularly, like once a month, but as usual, time goes fast and it's been already about three months since I wrote the last let..
세계 각국의 채식 음식에 관심이 많은 저는, 종종 외국 블로거들의 블로그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내 시도해 보곤 합니다.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레시피만 보고 만들다보니 가끔은 실패도 하고 국적불명의 음식이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항상 똑같은 것을 먹는 것은 재미가 없고 지루해서 모험을 하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 몇 달 전 쯤, 자주 들르는 몇 개의 블로그 중 하나인 101 cookbooks에서 '두까'라는 이집트의 고유한 혼합 향신료에 대한 포스팅을 읽게 되었는데, 정작 이집트에 살고 있으면서도 슈퍼마켓에서든 식당에서든 그것을 본 적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저의 아랍어 선생님인 샘 아저씨를 통해서 두까를 맛 보게 되었지요 :) 알고보니 '두까..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 6월 1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이고스에서 한국어 기말시험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1, 3학년, 화요일에는 2, 4학년 시험이 있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정말 가르친 것에 충실하게 냈는데!) 학생들이 써 놓은 답을 보니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수준이었다. 차라리 종강하고 바로 시험을 봤으면 그나마 수업 내용이 기억에라도 남아있었을텐데, 3주 쉬고 기말시험을 보는 지금의 방식이 더 마이너스인 듯. 결국 내가 맡고 있는 2학년에는 낙제할 학생이 하나 있고, 졸업할 4학년 중에도 출석까지 모두 합해 50점을 넘지 않는 학생들이 두엇된다. 으유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 4학년 B반 시험은 조금 까다롭게 냈더니 아이들이 꼬박 2시간을 ..
열기구를 타고 룩소르를 내려다보는 벌룬투어~ J언니네 집주인이 벌룬투어 사장이라 300기니에 저렴하게 다녀왔습니다. 사실 다녀온 지는 좀 되었는데 지난 2주 동안 이런 저런 일들로 바빴던 탓에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네요 :) 맨 처음 모인 시각은 4시 15분, 차를 타고 페리 선착장으로 가면 거기에서 함께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서안으로 갑니다. 배 안에서 이름과 몸무게(열기구의 안전을 위해서? =_=)를 적고 간단히 설명을 들었지요.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5분 정도 다시 차를 타고 가면 열기구 타는 장소가 나오는데, 대략 5개의 열기구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서 안 동 안 새벽 5시에 열기구가 떠올라서 6시 즈음에 내려왔으니 하늘에서 한 시간을 보낸 셈입니다. 사실 저는 워낙 겁이 많..
2011년 6월 6일 월요일 ~ 6월 12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방학 중 수업 계획을 짜는 정도가 업무의 거의 전부였다. 예전부터 고민했던, 아랍어-영어-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될 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충 수업에서는 최대한 그림카드를 활용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있는 한국어 그림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영어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 학생들의 영어, 한국어 이중부담을 좀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라틴어를 공부할 때를 돌이켜보면, 라틴어 교재가 옥스포드에서 나온 거라 영어사전을 참고해가며 해야 해서 좀 불편하긴 했어도 대신 그 덕분에 라틴어와 영어 둘 다 공부를 하게 되어 좀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음 우리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