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 11월 6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목요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어서 이번 주에는 월요일만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별 문제 없이 평소 하던 대로 잘 끝났는데 수업 후에 학생들이 안 가고 남아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나에게 와서 생일을 물어봤다. 생일을 가르쳐 주고,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며 돌려보내고 나서 쭈뼛대던 아이들의 모습에 혼자 슬쩍 웃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원어민, 게다가 농담 한 마디 없이 빡빡하게 수업하는 선생님이라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참 다가가기 쉽지 않고 말 걸기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좀 더 학생들이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3학년/4학년 : 이번 주에는 4학년 학생들이 크..
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 10월 30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수업을 시작하면 먼저 지난 수업 복습 겸 칠판에 단어를 10개 정도 쓴 다음 한 명씩 나와서 읽고 직접 써 보게 한다. 읽기를 시키는 건 기본적인 발음 확인을 위해서이고, 쓰기를 시키는 건 아랍어 사용자의 특성 상 아주 요상한 방법으로(정말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방법의 한글 쓰기를 볼 수 있다) 한글을 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른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나와서 쓰는 걸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획을 긋는 경우 등이 나오는데 그럴 때면 다시 쓰게 시켜서 제대로 된 방법을 익히게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학생 한 명 한 명 시간이 꽤 걸리긴 하지만 기초 공사가 가장 중요하다..
룩소르에서 생활한 지도 이제 7개월이 넘었습니다. 뜨거운 여름이 가고 날씨가 좋아지면서 가끔 손님들이 찾아오시는데요, 그럴 때면 어떤 식당으로 가야할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저는 채식을 해서 음식을 이것 저것 가려 먹는 데다 요리하는 게 취미라서 외식할 일 자체가 별로 없는데, 손님에게 매번 집밥만 먹일 수는 없어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보니 어쩌면 룩소르를 찾는 여행자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제가 가 본 음식점 만이라도 간단하게 한 번 정리를 해 보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입맛은 사람마다 각각 다른 거니까 너무 믿지 마시고 참고만 해 주세요. 아직 가 보지 않은 식당들이 너무 많은 것에 비해, 한 달에 겨우 한 번 외식할까 말까인 저..
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 10월 23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두 번째 수업인 월요일, 지난 시간에 왔던 학생들보다 2명이 늘었다. 첫 시간에 들어왔던 여섯 명은 모두 숙제도 잘 해 왔고 정시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 좀 안심이 되었다. 이 날 새로 온 학생 한 명은 영어도 거의 못 하고, 발음에도 좀 문제가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세 번째 수업인 목요일에는 오지 않았다. 대신 이 날 또 1학년 신입생들이 와서 수업을 들으려고 하길래 '우리는 이미 지난 주에 수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더 이상 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돌려 보냈다. 최소한 수업 시작하기 전에 와서 앉아 있기라도 해야지, 이렇게 수업 중간에 문 열고 들어와서 수업 듣겠다는 말을 꺼내는 모습을 봐서는 기본적인 성..
2011년 10월 10일 월요일 ~ 10월 16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에 드디어 개강을 했다. 월요일에 학과장을 만나러 가서 시간표를 받아왔고 그에 따라 가장 먼저 수요일에 3학년 수업이 있었는데, 아직 학생들이 고향에서 돌아온 것인지 한 명 밖에 오지 않았다. 교재로 쓸 책을 주고 복사를 해 오도록 하는 정도로 간단히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돌려보냈다. 아, 사무실 컴퓨터 본체가 고장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학과장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선뜻 남는 컴퓨터 본체 하나를 빌려주고 설치까지 직원을 시켜 도와 주었다. 전에 에어컨 문제로 너무 고생을 했던 터라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있었다. 예전에는 새로 입학한 1학년들에게 ..
2011년 10월 3일 월요일 ~ 10월 9일 일요일 업무 1. 현지평가회의 : 10월 4일 화요일부터 5일 수요일까지, 카이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아인 소크나의 리조트에서 이집트 코이카 사무소의 2011년 하반기 현지평가회의가 있었다. 상반기 현지평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3개 차수의 봉사단원, 그러니까 10년 2차부터 4차까지의 단원들이 모이는 자리여서 총 참석 인원은 서른 명 남짓이었다. '현지평가회의'라는 이름이 이야기하듯, 각 봉사단원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 평가하는 자리였는데 나로서는 활동한 지 6개월 정도 되어 살짝 나태해지려는 시점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 예정~) 생활 4월에 룩소르로 내려온 뒤 근 6개월 ..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 10월 2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학기 준비 : 이번 주는 회화 수업 없이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아직 정확한 개강 날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 카이로에 다녀와서 10월 둘째 주부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학년보다도 새로 학생들이 들어올 1학년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 이번 주에도 주로 1학년 수업 교재를 만들고 계획을 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학년 모집을 위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문을 만들어 학교에 붙여놓았는데, 영어로 쓴 거라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할 지는 잘 모르겠다. 바쁘게 쓰느라 전치사 틀린 것도 눈에 띄고,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다음 주에 현지평..
2011년 9월 19일 월요일 ~ 9월 25일 일요일 업무 1. 회화 수업 : 이번 주로 방학 보충수업은 마쳤고, 개강할 때까지 수업 준비를 위해 잠시 휴식을 갖게 되었다. 이번 주 회화 수업에서는 숫자 읽는 법이 나왔는데 그걸 이용해서 빙고 게임을 해 보았다. 보통 하는 것 같은 10 단위의 빙고가 아니라, 7598, 356 같은 십단위 백단위 천단위가 섞인 빙고였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어도 학생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침 EBS 다큐에서도 '수업은 꼭 재미있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왔던 터라 빙고 게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배움 자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과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배움 바깥 부분의 재미에 대해..
2011년 9월 12일 월요일 ~ 9월 18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화, 수 이렇게 이틀 동안 회화 수업을 했다. 사실 이 수업을 저녁에 하는 이유는 한 학생이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어 저녁 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인데, 무슨 사정인지 그 학생은 어느 때부턴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준비되지 않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학교가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라고 해서, 또 수업이 그것을 위한 시간이라고 해서 모두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덜 재..
2011년 9월 5일 월요일 ~ 9월 11일 일요일 업무 1. 회화 수업 : 휴가와 현지 명절로 인해 잠시 쉬었던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수업 내용에 있어서는 특별한 게 없는데, 이 즈음 EBS 다큐멘터리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를 보면서 나 스스로 좀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인지 학생들과의 소통도 잘 되고, 수업이 좀 더 재미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까지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에는 타고난 게 부족해'라고 생각하며 자기합리화를 해 온 부분이 있었는데 어쩌면 그것들을 노력으로 좀 커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렇다고 계속 노력으로 커버하면서 쭉 좋은 선생님으로만 살고 싶은 건 아니고... 아무튼 이 부분은 좀 더 수업을 해 보고 나서야 뭔가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2. 이집트에 ..
2011년 8월 29일 월요일 ~ 9월 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은 라마단 단식이 끝난 이후의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기간이다. 휴가 떠나기 전 회화 반 학생들에게 이 때 수업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어렵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나에게도 휴일이 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수업 시작 예정! 생활 후루가다에서 돌아온 이후로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여러 날 고생했다. 처음 룩소르 도착했을 때 몸이 아팠던 때와 상황이 똑같아서 이 곳에서의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3일 정도 먹는 걸 조심하고 나서 다시 몸은 정상이 되었고, 9월 1일에는 앞으로 남은 2011년의 4개월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긴 휴가에서 돌아온 샘을 ..
운동을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않는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운동이 수영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웠고, 소싯 적에는 수영대회도 나갈 정도로 꾸준히 수영을 해 왔기 때문에 진짜 겁이 많은 저도 물만큼은 두려워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있을 때부터 스쿠버 다이빙도 한 번 해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학교에서 하는 여름 강좌 같은 경우 교육비용에다 바다에 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좀 부담이 되어서 아직까지 시도해 보지 못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여기 이집트로 오게 되면서 꼭 다이빙을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이번에 짬을 내어 5일 동안 교육을 받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서 돌아왔습니다. 다이빙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두 곳이 바로 '다합'과 '후루가다'입니..
2011년 8월 22일 월요일 ~ 8월 28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는 휴가라서 수업이 없었다. 일주일 동안 학생들, 수업, 토픽 모두 잊어버리고 잘 놀고 돌아왔다 :D 생활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후루가다로 출발, 무사히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고 이번 주 금요일에 다시 룩소르로 돌아왔다. 후루가다도 룩소르 정도의 소도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화려하고 바쁜 도시의 느낌이 들어서 좀 놀랐다. 룩소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커피전문점도 여럿 있었고, 룩소르 슈퍼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들도 많았고... 여기에서도 룩소르와 마찬가지로 길을 걸을 때면 택시 기사들이 빵빵 거리며 호객행위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좀 덜 귀찮게 구는 것 같았다. 잠시 놀러온 거라 더 좋아보이는 걸까 :) 토, 일, ..
2011년 8월 15일 월요일 ~ 8월 21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부터 시작한 회화 수업- 가르치는 내용은 아주 간단하지만,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말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주에 한 것은 "이게(그게/저게) 뭐예요?"처럼 사물을 물어보는 것과 "편의점이 어디 있어요?"같이 위치나 장소를 물어보는 것이었는데, 회화 연습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자료를 만들었다. 이것처럼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종이를 잘라 풀로 붙여가며 자료를 만들다 보니 왠지 유치원 선생님이 된 느낌... 2. 다음 학기에 새로 들어올 1학년을 위해 교재를 만들고 있다. 일단 학생들이 처음 6주 동안 한글을 마스터하고, 기본 회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교재에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내서..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네 번째 메일을 보낸 것이 5월 12일이었으니 약 세 달 만에 보내는 편지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먼저 그 동안 제가 한 일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5월 말에 수업을 마무리하고 6월 중순에 기말고사를 본 후, 잠시 휴식을 갖다가 7월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했습니다. 9월 중순에 몇몇 학생들이 카이로에 가서 한국어 능력시험인 TOPIK을 치를 예정이기 때문에 7월 동안은 초급/중급으로 반을 나누어 보충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두 개의 수업을 진행하다가 8월이 되면서 좀 한가해졌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