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인 부활절 덕분에 짧게나마 방학, 오랜만에 빈둥빈둥 쉴 기회였다! 그냥 기간으로 보면 4일이지만 사실 주말이 포함된 것이니 실제로 수업이 없는 것은 금요일, 월요일 뿐. 게다가 나는 월요일에 수업이 한 시간밖에 없는 터라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긴 했지만 그래도 방학은 방학 :) 특별히 뭘 하면서 보낸 것은 아니지만 성당에서 고해성사도 보고, 부활 미사도 드리면서 충분히 쉰 듯 하다. *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에 예쁘게 꾸민 삶은 달걀을 나누지만, 이 곳에서는 초콜렛을 나눠 먹는다. 초코렛의 모양은 주로 토끼, 닭, 달걀, 종인데 요즘에는 이것저것 다른 모양들도 나오는 것 같다고. 재미있는 것은 초콜렛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정원 여기저기에 숨겨서 아이들이 찾도록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목요일 ..
요즘 이 곳의 날씨는 아주 제멋대로다. 선생님 말로는 이게 자연스러운 이 곳 3월 날씨라고 하는데, 새벽 쯤엔 비가 부슬 부슬 오다가, 오전에는 구름 싹 걷힌 파란 하늘이 보이더니 오후에는 다시 먹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중간 쯤엔 우박도 한 번 내려 주고... 아무튼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다 =_= 그래도 기온은 그렇게 낮지 않고, 기숙사 정원에도 꽃이 여기 저기 피어 있어서 이제 봄이구나, 하는 것이 조금씩 몸으로도 느껴지는 듯하다. 처음 이 곳에 와서 심심함+외로움+(언어에서 오는)무력감 등으로 프랑스어 공부 하는 데만 시간을 쏟았던 지난 학기와는 다르게 지금은 신체적 심리적 적응도 다 되었고, 언어에 대한 과욕을 좀 버린 상태라 남은 이 곳 생활을 더 즐겁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
원래는 6월 30일 쯤 해서 홍콩 정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프랑스에 있는 한인 여행사에 전화해서 이것 저것 알아보았더니 그 직원 분이 6월 27일까지는 비수기라서 아시아나를 타도 저렴하다고 강력히 추천했다. 꼬임에 넘어가 편하게 올 수 있는 직항 비행기표를 예약 :) (그 여행사 가격으로는 아랍에미레이트 편도 645, 아시아나 610이었으니 이게 훨 나은 셈) 그리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갈 생각이어서 인천 공항에서 연결되는 비행편도 같이 끊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좀 되긴 하지만 그래도 공항에서 구경하다 보면 시간도 술술 갈 테고 무엇보다 이민가방과 캐리어를 질질 끌고 기차를 타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리라고 확신. 비행 스케줄은 Paris - Seoul Seoul - Busan ..
봄방학 여행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표 예약을 드디어 마쳤다 :) 사실 일정이 생각보다 간단해진 바람에 별로 크게 고민할 것은 없었지만, 지난 주에 계획 짤 때만 해도 0유로에 택스만 붙어서 고작 10유로이던 파리-로마 표가 오늘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25유로에 택스가 붙어서 50유로쯤이 되어버려있었다 :( 그 때 당장 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짬이 난 오늘에서야 결제를 한 것이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아까운 건 아까운 것... 그 가격을 못 봤으면 또 몰라. 다른 표들도 조금씩 올라 있어서 약간 고민하다가 살짝 집어넣어뒀던 산토리니를 아예 빼버렸다. 신혼부부들이 간다는 섬에 나 혼자 가면 뭐 하겠어,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쳇) 아테네에 가서 (가능하다면) 직접 페리 표를 구해서 섬에 ..
처음에 프랑스로 올 때는 같은 유럽이니까 여기 저기 많이 여행다녀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어학연수'를 하는 입장이고, 이것 저것 따지다 보니 프랑스 밖으로는 한 발 나가보지도 못 한 상태다. '이왕 여기 온 거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다' 는 생각은 늘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저 일정에 맞춰 여기 저기 둘러보는 것이 과연 내 취향에 맞는 여행일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집 밖으로 나가면 뭐든 '돈'이라는 사실은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듯.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_=) 여행도 다녀본 사람이 잘 하겠지 싶기도 한 것이,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야 웬만큼 교통비 들고, 숙박비 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겠지만 내 돈 내고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기차, 항공편 검색할 때마..
정신없이 월화수목금요일을 보내고, 드디어 주말의 시작. 모든 수업이 이제 막 새롭게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정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지난 학기와는 또 다른 분위기, 또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들 속에서 왠지 뿌듯했다. 며칠 동안은 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날씨였는데 오늘 갑자기 숨어 있던 겨울 녀석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고자 마구 발버둥을 쳤다. 덕분에 '따뜻하겠거니'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기숙사를 나섰던 나는 덜덜 떨면서 학교에 가야 했다. 내일은 오랜만에(응?) 파리에 간다. 사실 파리는 여전히 미뤄둔 미술관들이나 여권갱신을 제외하면 별로 갈 이유가 없는 결코 '나의 사랑하는 낭만의 도시 파리' 같은 것이 아닌 좀 우중충하고 꾸질한 도시일 뿐이지만, 이번에는 ㅈㅇ언니를 만나러 ..
아침에 기숙사를 나설 때까지만 해도 별로 새 학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학교에 도착해서 홀에 붙여진 종이와 그 주위에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보니 좀 실감이 났다. 나에게는 연속적인 선 위의 한 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새로운 시작이겠구나 싶기도 했다. 강당에 모여서 앞으로의 CIDEF 생활에 대한 안내, 학생들 국적 소개, 선생님 소개 등을 들었는데 Bonjour 말고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서 답답했던 지난 학기 첫 날이 문득 생각났다. 여전히 실생활에서는 못 알아듣는 말이 반이지만, 그래도 나름 발전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학기말 시험으로 반편성이 끝난 줄 알았는데, supérieur 레벨은 또 한 번 시험을 쳐야 하는 것이었구나. 남아서 1시간 반 정도 독해 및 작문 시험을 ..
벌써 토요일 밤. 지난 금요일에 시험을 끝내고 시작된 짧은 방학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 정말 일주일 동안 뭘했나 싶을 정도로 슉슉 시간이 잘 지나가 버렸다. 그 동안 한 일이라면- 월 화 수 3일은 나름 계획을 지켜가며 프랑스어 공부를 했고, 목요일에는 겨울 세일의 막바지에서 운동화라도 하나 건져 보겠다고 쇼핑을 했고 (그럭저럭 맘에 드는 나이키 운동화를 29.99유로에 건졌는데, 아저씨가 권한 깔창이 15유로였음) 금요일에는 체류증을 받기 위한 필수 절차, 신체 검사를 위해 낭뜨(Nantes)에 다녀왔다. 그 사이에 한 일이 또 하나 있다면- 1박 2일이랑 무한도전, 프렌즈 시즌3을 본 것! 프렌즈 3은 DVD 보기 전에 예습 차원으로 자막 넣어서 봤는데 로스랑 레이첼은 왜 또 말썽 T_T 덕분에 빨리..
어제 마지막 시험을 끝냄과 동시에(?) 드디어 이 곳에서의 한 학기도 무사히 마무리 지었습니다. 늘상 '시간 정말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벌써 반이 지나가버렸다고 생각하면 왠지 움찔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핫. 처음에 와서는 여러 부분에서 적응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힘들기도 했지만 역시 모든 것은 결국 다 지나가게 되어있는 것인지, 이제는 아주 잘~ 살고 있답니다 'ㅡ' 멀리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가족, 친척, 친구 등등)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이제 다음 학기가 시작하기까지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졌는데요 처음에는 이 기회를 틈타 어디 놀러갈까 하는 생각을 했었으나, 날씨도 춥고 해서 (지난 번에 추위에 떨면서 고생한 이후로, '혼자 하는 여행은 반드시 날씨..
시간이 점점 더 빨리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주 또한 월, 화, 금 (내 수요일과 목요일은 어디로?) 이런 식으로 지나가 버린 듯한 느낌. 이번 주말에는 이례적으로(풋-)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사실 이제까지는 주말에 거의 약속이라는 게 없었는데 그것은 첫째로는 이 곳에 아는 사람들(+ 친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고, 두번째로는 '주말에는 쉬어줘야지' 라는 생각이 늘 있어서 여러 일을 만들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막상 아무 일 잡지 않고 주말을 보내더라도 꼭 잘 쉬게 되지만은 않았고 오히려 빈둥빈둥 하다가 '주말을 날려 보냈어!' 따위의 허망함을 느끼며 월요일을 맞이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 토요일에는 지난 번에 파리에서 만났던 주미언니를 만났다 :D 함께 강변에 있는 공원을 ..
아침부터 날씨가 영 안 좋았다. 수업에서 선생님이 일기예보에서 폭풍우라고 했으니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 바람은 휭휭 무서운 소리를 내며 엄청 불어대고, 비도 종일 내리고. 아침 8시 그리고 11시 15분 이렇게 2개의 수업만 있는 날이라 마음이 가벼웠지만 안타까운 것은 시내에서 2시에 약속이 있었다는 점 (-_-) 덕분에 선생님의 "이런 날 쇼핑하러 시내 가지 말라"는 충고를 들은 보람도 없이 시내에서 기숙사로 돌아오는 20분 내내 비를 맞으며 걸어와야 했다. 물론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우산은 가지고 나갔었지만, 난 내 소중한 우산이 홀딱 뒤집어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덜 소중한 내가 비를 맞는 것을 선택했다고나 할까. 여튼 그래서 언니에게 부치려 했던 스웨터도 그냥 가지고 얼른 돌아와 ..
으흣 드디어 안온한 일상으로 'ㅡ' 12월 24일부터 오늘까지, 거의 열흘 정도를 바깥에서 보내고 기숙사로 돌아왔더니 더욱 아늑하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기숙사 방 ♡ 한국에서나 프랑스에서나 "역시 집이 최고야" 하는 생각은 변함없나 봐요 크크 파리에서도 나름 구경하고 싶었던 것들을 구경했고, 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 꼭 가 보고 싶었던 스트라스부르 Strasbourg 와 꼴마 Colmar 도 다녀왔고, 중간에 하루 쯤은 쉬면서 뒹굴 뒹굴 편안하게 보내기도 했고~ :D 그렇게 보면 별로 크게 아쉬울 것은 없었던 여행이지만 역시 문제점은 겨울이라 바깥에서 오래 돌아다니기엔 날씨가 너무 춥다는 것! 화창한 4, 5월이면 정말 기분 좋게 여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답니다 'ㅅ' 오늘은 돌아와서 일단 짐을 풀..
벌써 12월 22일, 곧 크리스마스네요 :D 이 곳에 온 지도 어느덧 3개월이 다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내고 나서 어학원에서 3주 간의 수업을 들으면 기말 시험이에요. 그러고 나면 프랑스에서의 한 학기도 끝! 시간이 참 빠르네요. 저는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Paris에서 보냅니다 'ㅡ' (기숙사가 문을 닫아요 흑) 24일 월요일 아침에 Paris로 가서 25, 26일까지 지내다가 27일에는 기차를 타고 "나홀로 Strasbourg 구경"을 떠날 예정이에요. 28, 29일까지 Strasbourg에서 구경을 하다가 그 날 오후 기차를 타고 다시 Paris로 :D 슝- 그러고 나면 3일 아침에 다시 Angers로 돌아올 때까지는 계속 Paris에서 빈둥대겠지요 'ㅅ' 노트북은 기숙사에 두고 갈 ..
(글을 보다 편하게 쓰기 위해 반말로 씁니다 :D 그치만 여러분께 전하는 '소식'이에요 크크) 오늘은 12월 1일. 이 곳에서는 12월이 시작됨과 동시에, 크리스마스 준비도 시작되는 것 같다. 기숙사에서도 대림 첫 주인 이번 일요일 오후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성탄 구유 등을 준비한단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에는 기숙사에 있는 소성당에서 대림 미사도 드린다고. 딱히 할 일이 없는 나는 당연히 두 가지 모두 (기쁘게) 참여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아하하. 어쨌거나 오늘은 토요일. 원래라면 노르망디에 소풍을 갔었을 날이지만, 아침 6시 반에 출발해서 밤 9시 반에 도착하는 그 일정을 보니, 자신이 없어졌다. 날씨도 꽤 추워졌는데 장소는 노르망디인데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도 꽤 길어서 그냥 나의 소중한 주말 ..
음 제목을 써 놓고 보니 참 그렇지만 (크크'-') 요즘은 정말로 열심히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답니다. 마치 고3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ㅡ' ; 그 때의 목표가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저의 목표는 '프랑스어를 잘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장 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어학원에서도 18시간의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공부를 하고, 밥을 먹거나 가끔 다른 일을 하는 것 빼고는 거의 프랑스어 공부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에서는 늘 모르는 말들을 접하게 되고, 여전히 말은 잘 들리지 않아요 T_T 그치만 보이지 않는 속도로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고, 그러다 어느 날은 깜짝 놀랄 만큼 쑥 자라 있기를 바라면서(부디...T_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