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3일 월요일 ~ 8월 19일 일요일 국외 휴가 - 둘째 주 파리의 보석, 에펠탑 에펠탑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이런 추한 건축물을 파리에 둘 수 없다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파리의 명물이 되었다. (그럼 그 사이에 미적 기준이 달라진 건가?) 에밀 졸라는 에펠탑이 꼴 보기 싫어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1층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고 하는데, 그와 반대로 나는 에펠탑 전망대에 올라가면 탑이 안 보인다는 이유에서 지금까지도 전망대에 올라가보지 않았다. 날씨 좋은 날에는 낮에도 참 예쁘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좀 쓸쓸하고 울적해 보인다) 반짝 반짝 빛을 발하는 밤이면 그냥 그 자체가 보석처럼 보이는 에펠탑. 특히나 이번 런던..
2012년 8월 6일 월요일 ~ 8월 12일 일요일 국외 휴가 - 첫째 주 프랑스, 익숙한 곳으로의 여행 처음 이집트에 올 때부터 프랑스로 국외 휴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꼭 국외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가게 된다면 근처에 있는 터키 같은 곳이 어떨까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갑자기 프랑스, 그 중에서도 파리로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어쩌면 그냥 여기를 좀 떠나고 싶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익숙하고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좀 쉬었으면 하는 마음. 동양 여성으로서의 나를 늘 따라다니는 눈길들과 어디를 가든 끊이지 않는 호객 행위를 벗어나서, 내가 말을 걸기 전에는 아무도 나를 아는 척하지 않는 공간, 그래..
2012년 7월 9일 월요일 ~ 7월 1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7월 말에 신규 단원의 OJT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 기간에 할 일도 정리해보는 중이다. 방학에다 라마단까지 겹쳐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생활 이번 한 주는 기분이 좀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가까운 사람들이 줄줄이 룩소르를 떠난 데서 오는 상실감에다 단조로운 생활에서 오는 무기력함이 더해진 결과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 만났던 평화봉사단 분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 Doing보다 Being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아직도 나는 Being보다는 Doing을 더 중요하고 가치있..
채식 1년 차인 저는 아직 초보에 불과하지만, 여러 채식식당을 다니다 보니 몇 가지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다녀온 '안현필 건강밥상' (2010/09/10 - [풀먹는곰파/맛집나들이] - 몸을 살리는 식사 @안현필건강밥상)이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하는 분들이 주로 찾는 식당이라면, 동탄의 '매크로' (2010/08/17 - [풀먹는곰파/맛집나들이] - 진짜 프리미엄 버거 @매크로)는 그와는 조금 다르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현대적인 채식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지요. 그런가 하면 오늘 소개하려는 ‘러빙헛’은 명상단체 분들이 운영하시는 채식 레스토랑인데, '모든 존재들이 평화와 사랑 속에서 서로 그리고 지구와 조화롭게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비전으로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체..
금요일에는 여유로운 백수 생활을 즐기며 동탄 매크로에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에 ‘프리미엄 버거’를 먹고 매크로에 완전히 반했는데, 같은 메뉴를 고르고픈 마음을 꾹꾹 누르고 이번에는 ‘현미 필라프 with 두부 소보로’를 주문해 보았어요. 애호박, 버섯, 우엉 등 각종 야채가 들어간 볶음밥(특히 소스가 맛있었습니다)에다, 제가 좋아하는 두부가 살짝 으깨진 채 옆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채식인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그렇지만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은 ‘현미 필라프’가 아니라, 매크로의 빵들이랍니다 :) 매크로에서는 직접 빵을 굽고 있는데, 어떤 빵집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맛있는 빵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에 갔을 때는 ‘올리브빵’, ‘잡곡호밀빵’,..
오래 전부터 제 빵집 리스트에 올라 있었으나 가 보지 못 하고 있었던, ‘나무 위에 빵집’에 다녀왔습니다 :) 원래는 주문을 하고 빵을 가지러 갈까 했었지만, ‘이번은 1차 방문이고 다음에 또 가는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에도 채식인이 먹을 수 있는 빵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문 없이 들렀어요.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어서, 솔직하게 아쉬웠던 점 몇 가지부터 먼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하나. 3층에 위치한 나무 위에 빵집에 딱 들어가는 순간, 햄 냄새가 나고 있더라구요.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서 (제가 들른 시간이 12시 경이었거든요) 스팸을 굽고 계시는 것 같았는데 저는 이 점이 좀 아쉬웠어요. 제가 채식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채식을 한다고 지나가면서 삼겹살 굽는..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대림역에 있는 ‘안현필 건강밥상’에 다녀왔습니다. 안현필 건강밥상은 제가 처음으로 갔던 채식식당이어서,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그 때는 본격적으로 채식을 하기 전이었는데, 단지 한약을 먹고 있는 한 친구와 어디에 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인터넷에서 찾아낸 곳이었어요. 화려하거나 인테리어가 예쁜 식당은 아니지만, 동물성 식품 없이 깔끔하게 조리된 반찬들과 밥과 국, 무엇보다 통밀빵!에 반해서 친구와 함께 맛있게 밥을 먹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저에게는 ‘집밥’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에요. 안현필 씨는 나이 드신 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분이라고 들었어요. 삼위일체 영어책을 쓰셨다고 하는데 어떤 책인지 저는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 아무튼,..
얼마 전에 채식 브런치 모임 포스팅 (2010/08/31 - [풀먹는곰파] - 채식 브런치 모임, 그 첫 번째) 에서 살짝 언급했던,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에서 만들어내는 갓골 통밀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사실 어떤 분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실 거에요. 아니 대체 거기 빵이 뭐가 특별하길래, 빵 사러 홍성까지 갔냐고. 그 이유를 말씀드리려면, 좀 길긴 하지만, 제 나름의 '좋은 빵' 기준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힛. 곰파의 '내맘대로' 좋은 빵 기준 :D 하나, 통밀로 만든 빵 (통밀이 아니라면 호밀, 잡곡 등을 사용한 빵) 정제된 흰 밀가루는 보기에는 좋을지라도 영양분이 되는 것들을 거의 다 깎아낸 것이거든요. 백미와 현미의 차이! 현미밥을 먹다 보면 백미밥이 좀 심심하게 느껴지듯이, 통밀..
8월의 마지막 날. 졸업식 때문에 부산에서 엄마가 올라오셔서, 점심을 먹으러 이태원 타이가든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에는 그린커리를 먹었는데 (2010/08/21 - [풀먹는곰파] - 부드러운 매력, 태국음식 @타이가든) 이번에는 레드커리를 시켜봤어요. 맛있었는데, 사실 그린커리와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_< ㅋㅋ 아무튼, 오늘의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가든이 아니고! 원래는 타르트로 유명한, '타르틴'이라는 빵집 겸 까페입니다. 파이, 타르트, 쿠키, 치즈케이크, 버터 타르트, 루바브(Rhubarb) 파이 등등을 파는데 비건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에요, 하핫. 그렇지만 제가 여기에 갔다는 건, 우유 계란 버터 등등이 들어가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의미겠죠? :) 바로 이것, 루마니아식 아티..
오랜만에 맛있는 빵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오월의 종 (2010/06/23 - [풀먹는곰파] - 정이 가는 빵집, 오월의 종)과 악소 (2010/07/02 - [풀먹는곰파] - 호밀빵의 매력, 독일빵집 악소)에 이어서 새로운 빵집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 신사동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이 곳, 뺑 드 빠빠(Pain de Papa)에도 호밀이 꽤 들어간 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은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 겸사겸사 간 것이었지만 ㅋㅋ) 뺑드빠빠를 찾아 나섰지요. Pain de Papa 라는 이름 자체가 '아빠의 빵'이라는 뜻이니, 아빠의 마음과 정성으로 만든 빵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D 매장 내부 일단 매장에 들어서니, 질서 정연하게 선반 위에 놓인..
여러분은 태국음식 좋아하시나요? 저는 태국에는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지만,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태국음식을 꽤 많이 먹었었답니다. 동양인들이 많이 이민을 와서인지, 아니면 뉴질랜드 특유의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푸드코트에서도, 일반 식당가에서도 인도음식과 태국음식, 베트남음식과 같은 동양 음식을 항상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한 번 먹어보았는데,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에 외식을 할 때면 종종 태국음식을 먹으러 가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져서 거의 가지 못 했는데, 채식 메뉴가 꽤 다양한 태국음식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타이가든'으로, 제일기획 맞은편 ..
여름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수박이랑 팥빙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박이야 잘 익은 녀석으로 골라 쓱쓱 잘라 먹으면 되지만 팥빙수는 마음에 차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팥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팥조림'이 너무 달기만 하거나 무르게 익지 않아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팥은 온 데 간 데 없고 아이스크림과 시럽, 후르츠 칵테일 같은 통조림 과일로 범벅을 시킨 것을 팥빙수라고 팔기도 하고 말예요. 완전 채식을 한 이후로는 우유도 입에 잘 대지 않다보니, 더더욱 밖에서 팥빙수를 사 먹을 일은 줄어들어 버렸는데 그렇다고 팥빙수 한 번 해 먹자고 팥 삶아서 조리자니 일이 너무 커지고 마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그렇게 하긴 했었지만요 하핫) 그런데 한울..
채식을 한다고 말을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먹을 게 별로 없지 않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사실 밖에 나와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이런 저런 제약이 많기는 해요. 그렇지만 요즘은 채식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 오늘 포스팅하는 매크로(Macro)은 여러 채식 음식점 중에서도 정말 정말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마다 어찌나 맛있다고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그렇게 맛있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그렇지만 화성 동탄 신도시에 있는 관계로 한 번 가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서 여태껏 미뤄왔었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날 잡아 먼 길을 다녀왔답니다 :D (그리고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만한 수고를 들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는 갈 때는 사당에서 7002번을 타고 올 때..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 관악구를 벗어나 홍대 근처에 다녀왔습니다 :) 비채식인과 식사를 같이 할 일이 생길 때면 늘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채식 메뉴가 있는 맛집을 검색하는 건데요, 오늘은 '오요리'라는 곳에 처음으로 가 보았어요. 공간의 느낌도, 음식도 좋았던 곳이라 소개해 봅니다. 오요리, 이름부터가 특이한데요, O는 Organization의 첫 자이자 음식을 먹었을 때 나오는 탄성(오!)을 의미하기도 한다네요. 음 왠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 또한 이 곳은 단지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일반 음식점이 아니라, 고용된 사람과 사회까지 고려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청소년과 여성(특히 결혼이주여성)의 고용을 장려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하고, 그래서 제공하는 음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