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줄을 그을 때는 꼭 자를 이용해야 하고, 줄 간격이 안 맞는 것은 도통 못 참는, 약간의 강박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틀린 글씨는 그냥 냅두지를 못 하고, 꼭 틀리지 않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수정 테이프를 쓰곤 해요. 하지만 수정 테이프는 미끌미끌해서 그 위에 덧쓰기가 어렵고, 흰 종이가 아닌 경우에는 심하게 표가 나기도 하지요. 이런 제가 며칠 전에 인터넷에서 지워지는 펜을 발견하고 급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펜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별로 품질이 좋지 않아서(종이가 일어난다든지..) 그닥 사용할 맘이 안 생겼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지워지는 펜들은 특수 잉크를 사용해서 특정 온도 이상이 되면 색깔이 사라지는 특징을 이용하고 있더라구요. 그렇다면..
■ POP 중급 시작 지난 주로 POP 초급을 마무리짓고 오늘부터는 중급 과정을 시작했다. 중급에서는 매직이 아닌 포스터칼라 물감과 붓을 이용해 글씨를 쓰는데, 문화센터에는 사물함이 없어 무려 24색 포스터칼라를 낑낑 들고 갔다가 도로 가지고 와야 했다. 다음부터는 몇 가지 색과 붓만 챙겨가면 된다고 하시니 다행. 힘을 줘서 써도 글씨에 별 차이가 없는 매직에 비해, 붓은 훨씬 힘 조절을 필요로 하는 도구인 것 같다. 아직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글씨 쓰고 있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나도 잘 쓸 수 있겠지? 일단 오늘은 선 긋기, ㄱㄴㄷㄹ 쓰기, 가나다라 쓰기 등만 했고, 다음 시간에는 받침 있는 글자를 배우게 된다. 얼른 그림자나 테두리 같은 꾸미기도 배우면 좋겠다 :) ■ 경동시장 구경 이것 저것 살 것..
■ 감자떡 만들기 작은빛님 댁에서 받아온 감자 한 꾸러미를 풀어서 감자떡을 만들어 봤다. 감자를 믹서에 갈아 한 시간 정도 내버려 두어 녹말과 감자물을 분리하고, 감자물은 면보에 넣어 꼭 짜서 감자 부스러기들을 남긴다. 그걸 감자녹말과 섞어 반죽을 해 주는데, 좀 질척해서 감자녹말 가루를 더 넣어주었다. 간은 소금으로만 하고 찜통에 투명해질 때까지 찌면 되는데, 어렵지는 않았으나 생각보다 맛있지 않았다. 흑. 그리고 식으니 금방 딱딱해진다. 시중의 감자떡들은 어떻게 그렇게 계속 쫄깃하고 부드러운 거지? ■ 알록달록 풍성한 점심 밥상 고기 안 먹는 나를 위해 숙모께서 차려 주신 점심 식사 :) 평소에는 이렇게 다양한 야채를 먹을 수가 없는데 (혼자서 이 많은 종류를 다 샀다가는 다 먹기 전에 버려야 할테니..
어떠한 문화활동도 없이 살았던 팍팍한 5월의 교육실습 기간 중에, 동률님과 롤러코스터의 이상순씨가 '베란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했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_+ 삶에 여유가 찾아온 요즘, 시간 날 때마다 그 앨범을 듣고 있는데 아,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좋은 노래들 >ㅁ< 오랜만에 가사도 선율도 연주도 부르는 사람도 몽땅 마음에 드는 음반을 만나서 매우 행복하다. 제일 먼저 귀에 들어왔던 곡은 '기필코'. 가사가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잘 하고 싶은데 내 마음처럼 되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해치워 버리고 싶지는 않은 때의 괴로움이랄까. 그런데 멜로디가 신나서 그런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은 곡은 '괜찮아'였는데, ..
■ 시골에서의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따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현미밥에 각종 김치에다 깐콩볶음, 겉절이를 반찬으로 먹었는데 워낙 식식한 야채들이다보니 별 거 없이 쌈만 싸서 먹어도 맛있었다. 9시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긴팔 남방 + 목까지 덮는 썬캡 + 고무장화) 차로 10분쯤 떨어져 있는 밭에 가서 옥수수씨 심기를 시작했다. 7명이서 500평을 다 끝내는 데 한 4시간쯤 걸린 것 같다. 아, 옥수수씨 심기 전에는 밀 수확해 놓은 것 포대에 담는 것도 했다 :) 집에 돌아와서 정선님이 열심히 갈아 놓은 서리태 콩물에 통밀국수를 넣어 콩국수를 해 먹었는데, 감동의 맛이었다. 글루텐에 각종 야채를 넣어 밀고기도 만들고, 쉬다가 잠시 밖에 나가 나무에서 오디 따 와서 오디잼도 만들고,..
■ 상쾌한 아침 이상하게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아침 6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일어나서 뭘 할까 하다가 이미 해가 떠서 밝아진 창밖을 보고 아침 산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몇 달 전에 5515 종점 근처에 '샘말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주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만들어졌는데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터라, 세수도 하지 않고 그냥 디카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혹시 사람이 너무 없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너무 흉흉한 세상이니까) 웬걸, 부지런한 아주머니&할머니들께서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서 운동을 하고 계셨다. 관악산 등산로 앞까지 살짝 걸어갔다가 기구들을 이용해서 허리, 다리, 팔 운동 같은 것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아침으로는 오월의 종에서 산 잡곡호밀빵을 살짝 토스트해서 과일과 함께..
■ 엄마가 보내준 택배 상자 집에서 보낸 택배가 도착했다. 이번 주말에 한울벗 작은빛님댁에서 감자줍기(캐는 것은 수확기가 하고 사람은 그걸 줍기만 하면 된다고 ㅋㅋ)모임이 있는데 엄마한테 이야기했더니 썬캡과 목이 타지 않도록 가리는 두건을 사서 보내주셨다. 받아서 한 번 써 봤더니 뭔가 웃기다 :) 대구 이모가 보내준 말린 고사리도 두 묶음이나 보내주셨다. 고사리 나물 진짜 좋아하는데- 다음 주에 시도해봐야겠다. ■ 식욕 조절은 어려워 방학이 되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꾸 이것 저것 주워 먹는 일이 잦아졌다. 배고픔을 느껴서라기보다는 그냥 입이 심심하니까 인터넷 하면서, 책 읽으면서 소소한 먹을거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밖에 있거나 다른 일을 할 때에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집에 혼자 있을 때는 ..
■ 제빵왕 김곰파? 잠시 사그라들었던 빵에 대한 열정이 피어올라서, 새벽에는 통밀빵을 만들고 오후에는 빵집에 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내가 만든 통밀빵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만족했고, '오월의 종' 빵은 예전에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맛있었다. 빵을 만들 때는 재료 하나 하나에 신경을 쓰고, 과정마다 집중을 하게 되기 때문에 머릿속을 비울 수 있어 좋고 내가 만든 빵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의 냄새, 막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볼 때의 두근거림 때문에 참 행복해진다. 그리고 오월의 종처럼 작은 빵집, 제빵사의 손을 거쳐 나온 빵들이 살아 숨쉬는 곳에 가면 나의 꿈이 생각이 난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프랑스에 가서 빵 만드는 것을 배우고, 거기에서 빵을 만들며 살아보고픈 나의 꿈. 이루어질까? :) (아, '..
오늘은 아이팟/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불한/한불사전 어플을 소개하려 합니다 :) 프랑스에서 어학연수를 할 당시에 상당히 불편했던 것은, 프랑스어-한국어 전자사전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집에서 공부할 때야 시간은 좀 걸린다 해도 종이 사전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무거운 걸 매일 어학원에 가져갈 수는 없잖아요. (물론 이런 불편함 때문에 단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고 외운 것 같기는 하지만 ㅋㅋ) 아무튼 오래 전부터 프랑스어 전자사전이 나오기를 기다려왔는데, 작년엔가 아이리버에서 출시가 되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는 이미 영어공부용 전자사전을 가지고 있고 특히 옥스포드 영영을 고집하는 쪽이라 (콜린스보다는) 단지 프랑스어 콘텐츠만 보고 비싼 전자사전을 하나 더 사는 것은 낭비인 것 같아 그냥 쭉 없이 ..
통밀빵을 직접 만든 것 (2010/06/22 - [일상다반사] - 직접 만든 100% 통밀빵) 으로는 성에 안 찼던지, 결국은 한남동 러빙헛에서 있었던 한울벗 번개에 가는 길에 제가 좋아하는 빵집에 들렀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전 일단 하나가 생각나면 그것을 다 끝내기 전까지는 다른 걸 하기가 힘들어요 -ㅁㅠ) 바로, 이태원에 있는 '오월의 종 베이커리' 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은 거친 곡물과 소금, 물, 효모(이왕이면 천연 효모)로만 만들어진 빵이에요. 몇 년 전만 해도 폭신하고 부드러운 흰 빵이나, 달달한 슈크림이 들어간 크림빵, 파이 이런 것들을 좋아했는데요, 프랑스에서 지내는 동안 바게뜨의 참 맛을 알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담백한 빵으로 취향이 바뀐 것 같아요. 또 흰밀가루나 정제설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