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잘해요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기호 (현대문학, 2009년) 상세보기 프랑스에 가져갔던 책 2탄! 외국에 나가 있을 때 매우 일상적인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언어다. 현지 언어에 완전 통달해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늘 어떻게 말할까 저건 무슨 뜻일까 등등 언어와 관련된 자잘한 고민을 달고 살아야 하고, 그래서 듣고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소설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모르는 단어가 툭툭 튀어 나오는 책을 읽다 보면 이게 독서인지 공부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는 종종 아무 고민 없이 내용에 빠져들 수 있는 한국 소설을 무진장 읽고 싶었더랬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였다. '사과는 잘해요'라니 왠지 흥미로울 것 같고, 책표지 그림도 그럴 듯 하게 보이고....
가고 싶은 길을 가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로랑 구넬 (조화로운삶, 2009년) 상세보기 2010년 들어 거의 첫 번째로 읽은 책이다. 프랑스에 가면서 얄라에게 줄 선물로 챙겨 갔는데, 가는 비행기 안에서 틈틈히 다 읽고 옆 줄 아주머니까지 빌려 드렸다; 사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아주 간단하다. 제목 그대로, "가고 싶은 길을 가라"는 것. 주인공이 한 현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다시 떠올려 보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조금씩 터득해가는 과정이 소설 비슷하게 그려진다. 메시지만 생각한다면 진부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 세상이다 보니 외롭고 쓸쓸하게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는..
씁쓸한 초콜릿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리암 프레슬러 (낭기열라, 2006년) 상세보기 과외하러 갔다가 책장에서 발견, 빌려서 후딱 읽어버렸다. 청소년 추천 도서 이런 걸로 지정되어 있던데, 과외돌이에 의하면 '청소년의 수준을 살짝 넘어서는' 소설이라고... 아마도 중간에 보기에 따라 약간은 민망할 수도 있는 성적인 내용이 나와서인 것 같은데, 고1인 녀석이 그 정도 가지고 무슨! 훗- 줄거리는 에바라고 하는 십대 소녀가 자신의 뚱뚱한 몸에 대한 컴플렉스 때문에 주변 사람과 관계를 맺지 못하고 힘들어 하다가, 우연히 만난 미헬이라는 소년과 사귀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게 되는 내용이다. 내용이 너무 가볍지 않으면서 책장도 술술 잘 넘어가고, 소재도 청소년들이 관심있을 만한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공선옥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오늘 점심 무렵부터 시작해서 병원 다녀오는 지하철 내내 읽고,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은 끝에 방금 마지막 장을 덮은 소설. 제목과 표지(내가 가지고 있는 책의 표지는 위에 나와있는 것과 조금 다른데, 어쨌거나 둘 다 좀 소녀틱해서 마음에 쏙 들지는 않는다)를 보고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꽤 다른 내용이었는데, 그 다르다는 것이 좋은 방향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스무살의 로맨스 같은 거려나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하나 둘 속살을 드러내는 이야기들에 나는 때때로 책을 덮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했고, 깊게 숨을 들이쉰 후에야 다시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에 정확한 년도가 나오지는 ..
자기앞의 생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에밀 아자르 (문학동네, 2003년) 상세보기 이 책은, 줄거리를 정리해 놓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전개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건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별로 일어나지 않고, 주인공 소년 모모의 시점에서 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욱 나열되는 식이라 과연 소설이 끝나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심을 할 정도였으니까. 이렇게 볼 때 서사에 중심을 두는 내 취향의 소설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읽는 것이 시간이 아까웠다거나 하지는 않았기에 좀 특수한 카테고리에 들어갈 것 같다, 이 소설. 솔직히 말해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의 8할은 이 책의 작..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카를로 프라베티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YES 24에서 책구경하다가 처음 보고 재밌겠다 싶었는데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자금난으로 잠시 보류, 그러다가 운좋게 책을 얻게 되어서 어제 오늘 지하철에서 술술 읽었다 :) 줄거리를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이야기 못 하겠고, 이 책에 대한 감상을 한 줄로 줄이면 '기대만은 못 하지만, 가볍게 읽기 좋고, 재미있음'이 되겠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바, 세상에는 이것 혹은 저것으로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고, 미친 사람들이 오히려 세상의 본질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등등- 에는 마음 깊이 공감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136쪽짜리 책에 담아내려 하다 보면, 둘 중 하나가 되는 게 아니겠는가. 작가의..
이런 잡지가 있는 줄도 몰랐다! 내가 아는 청소년용 잡지(?)라고는 그저 독서평설이 전부였던지라.. T_T 어제 얻어와서 오늘 아침 찬찬히 읽어보는 동안 꽤 마음에 들어서 간단히 소개하고 싶어졌다. 문학동네에서 펴내고 있는 '풋'은 '청소년을 위한 전방위 문학문화잡지'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 타이틀에 걸맞게 시, 소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터뷰, 사진/그림, 인문학 강의 등이 실려 있는데, 예를 들어 이번 봄호에서는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씨, 소설가 오정희 씨를 만날 수 있으며 강대진 선생님의 철학교실에서는 희랍비극인 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실 강대진 선생님 글이 실려 있어서 이 잡지에 대한 점수가 전반적으로 좀 더 후해진 것 같기도- 캬캬) 이번 호의 주제는 '단추'였는데..
요 근래 이틀 동안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프랑스 소설인 (물론 한국말로 된 거) 또 다른 하나는, 김형경의 심리여행에세이 (이건 e-book 다운 받은 거) 이다. 은 아직 다 읽지 못 했지만, 그래도 이 두 권의 책을 내리 읽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다. 첫째로 프랑스 소설 는 내 생각과 많이 달랐지만, 결론적으로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에는 '이 작가 이야기를 대체 어디로 끌고 가려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냥 작가의 의도대로 잘 끌려다녔더니 마지막 순간, 숨어있던 반전의 재미를 맛볼 수 있었다. 사실 마지막 한 챕터는 앞 부분들에 비하면 긴장도 떨어지고 밋밋한 편인 것 같다. 게다가 나는 그 챕터의 전체적인 말투, 어미 자체에 묘한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던 터라..
, 이영욱, 김영사 책 표지에 버젓이 '고시생의, 고시생에 의한, 고시생을 위한 만화!' 라고 쓰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먼 곳에서 (고시생도 아니면서) 굳이 이 책을 읽은 이유가 무엇이었을래나. 그냥, 뭔가가 읽고 싶긴 했는데 글로 된 책을 붙들 마음의 준비는 되지 않은 상황에서, e-book 도서관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만화'책을 발견한 기쁨 때문에 곧장 책읽기를 눌렀던 거다 :) 이 한 편의 만화책으로 내가 어찌 감히 고시생들의 삶을 다 알 수야 있겠냐마는 그냥 여러 편의 만화들을 읽다 보니 대강은 어떤 것이 힘들겠다, 짐작할 수 있겠더라. 좀 신기했던 것은, 나는 별로 의식하지 못 했던 '신림동 고시촌'(정확하게 말하면 고시촌 '옆' 이지만)이 그 곳에서 진짜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
, 권삼윤, 푸른숲. 실로 오랜만에 술술 읽은 '책'이었다. 이 곳에 온 이후로 책이라고 할 만한 것은 구경도 하지 못 했으니 T_T 아니지, 여기 와서도 책은 많이 보았는데 그것이 죄다 프랑스어 교재였을 뿐이다! 프랑스어 책들은 내가 '읽기'에는 너무 어렵다. (아무리 잘 해봤자 그건 '해석'이다. 아니 '해독'인가? 독서교육론에서 배웠었는데!) 그에 비해 우리말로 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편한지. 단어에 신경쓰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렇게 기쁜 일이다. 그런데 사실 내가 읽은 것을 '책'이라고 말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읽은 것은 종이로 된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전자책" 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책', 아니 뭐라도 내가 술술 읽어낼 수 있는 읽을..
와 마찬가지로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이다. 그렇지만 앞의 책에 비해서는 얄팍한 배경지식을 가지고도 읽어낼 수 있고, 소재라든가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좀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과 '악어' 두 편이 실려 있는데, 나는 '악어'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도 그럭저럭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결국에는 몇 사람을 가지고 이리 저리 이야기를 굴리다 끝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 우연한 일들이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그것으로 가득찬 소설이라니, 아쉽다. '악어'는 좀 더 잘 짜여진 추리소설에 가깝다. 특별히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콘트레라스'라는 인물에 감정이입한 상태에서 무엇 때문에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한 조각 한 조각 퍼즐..
칠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비롯한 나라들과 그 외의 수많은 지명들. 간혹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어느 구석에 붙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그야말로 '다른 세계'인 곳. 루이스 세풀베다의 라는 책을 읽으며, 나는 배경지식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인지 절감했다. 그러고 보면 지난 학기에 들었던 '독서교육론' 수업에서도 여기에 관련된 내용을 다뤘었다. 학습자의 독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수자는 글의 종류나 전개 방식 등에 관련된 지식을 가르치거나 내용에 관련된 배경지식을 직접 알려주기도 한다는 것. 멀리 갈 것도 없이, 이것은 우리가 고등학교에서 수능 언어영역 공부를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바로 이해된다. 선생님들은 그 글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지만, 과학이나 예술, 철학같이..
왕원화의 소설,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 정말 오랜만에 읽은 소설. 위즈핑, 그레이스, 린밍홍, 저우치, 두팡, 안안, 그 외의 친구들과 두팡의 애인들-_- 그냥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서른살쯤 되었을 때 내 모습을 생각해 보게끔 하는 소설이었다. 소설 중간 중간 박민규를 생각나게 하는(정확히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그런 느낌을 가진 문장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을 지지하지도 않는 것 같았고, '그냥 그 뿐'이었다. 여러 인물들 중에서 가장 몰입하게 되는 쪽은 밍홍과 저우치 두 사람이었는데- 끝까지 두 사람이 잘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걱정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열린 결말이었던 것 같지만, 두 사람이 잘 될 거라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나는 이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을 가장 ..
오늘 희랍로마신화 다른 조 발표에 질문할 거 준비하다가 새벽의 여신 에오스(오로라) 부분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 범우사에서 나온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에 실려있는 내용인데- 집에 와서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을 찾아보니 그렇게까지 자세히 나와있질 않다- 아쉽.. iㅁi 대충 기억나는 걸 끄적거려 보면, 새벽의 여신인 에오스는 종종 맘에 드는 남자들을 납치(크헛'ㅁ')해서 데리고 살았는데 그 남자들 중에 트로이아 사람인 티토노스가 있단다. 에오스는 제우스에게 티토노스가 불사신이 되게 해 달라고 청했지만, 깜빡하고 젊음을 유지해 달라고는 말을 안 했던 거다. 그래서 티토노스는 영원히 살긴 하는데, 자꾸 자꾸 늙어서 쭈그렁 할아버지가 되고 만다. 그리고 그가 점점 쪼그라들다 못 해 매미가 될 지경에 이르자(..
2007년 1학기 교육사회학원론 과제 사실 생각만큼 술술 읽히거나, 재미있지는 않았던 책- 그렇지만 과제를 위해 참고 읽을만한 가치는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바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옳은 것일지라도 당당하게 '그렇게 살겠다, 난 그렇게 살 수 있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이 작년과 가장 크게 다른 점. 디즈니가 꿈꾸는 그들만의 유토피아 교육사회학원론 시간에 선생님께서 소개해 주신 여러 권의 책 중에서 독후감을 쓸 책으로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은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원래의 제목인 ‘The Mouse That Roared : Disney and the End of Innocence’를 알기 전, 우리말 번역판의 제목 『디즈니 순수함과 거짓말』을 보고 내가 처음 받았던 느낌은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