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제 빵집 리스트에 올라 있었으나 가 보지 못 하고 있었던, ‘나무 위에 빵집’에 다녀왔습니다 :) 원래는 주문을 하고 빵을 가지러 갈까 했었지만, ‘이번은 1차 방문이고 다음에 또 가는 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에도 채식인이 먹을 수 있는 빵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주문 없이 들렀어요.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어서, 솔직하게 아쉬웠던 점 몇 가지부터 먼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하나. 3층에 위치한 나무 위에 빵집에 딱 들어가는 순간, 햄 냄새가 나고 있더라구요.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서 (제가 들른 시간이 12시 경이었거든요) 스팸을 굽고 계시는 것 같았는데 저는 이 점이 좀 아쉬웠어요. 제가 채식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채식을 한다고 지나가면서 삼겹살 굽는..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대림역에 있는 ‘안현필 건강밥상’에 다녀왔습니다. 안현필 건강밥상은 제가 처음으로 갔던 채식식당이어서,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그 때는 본격적으로 채식을 하기 전이었는데, 단지 한약을 먹고 있는 한 친구와 어디에 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인터넷에서 찾아낸 곳이었어요. 화려하거나 인테리어가 예쁜 식당은 아니지만, 동물성 식품 없이 깔끔하게 조리된 반찬들과 밥과 국, 무엇보다 통밀빵!에 반해서 친구와 함께 맛있게 밥을 먹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저에게는 ‘집밥’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에요. 안현필 씨는 나이 드신 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분이라고 들었어요. 삼위일체 영어책을 쓰셨다고 하는데 어떤 책인지 저는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어요 ^^ 아무튼,..
며칠 전 아침, 갑자기 빵을 만들고픈 충동을 느끼고는 재료를 찾아봤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통밀가루와 냉동실에 잘 보관되어 있는 통보리가루를 보고, 전에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통밀보리빵을 만들기로 결정을 했지요. 대신에 이번엔 무화과가 아니라 시나몬 가루를 넣어 향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도 없이 계량도 안 하고 대강 짐작으로 반죽을 시작했어요. 재료 : 통보리가루, 통밀가루, 글루텐, 시나몬가루, 아가베시럽, 소금, 이스트 통보리가루를 통밀가루보다 더 많이 넣고, 글루텐을 적당히(?) 넣은 다음, 소량의 소금과 이스트를 넣어 미지근한 물로 반죽을 했습니다. 순서가 좀 뒤바뀐 것 같긴 하지만 반죽을 하다 생각이 나서 시나몬 가루를 적당히 넣어 주고, 단 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아가..
비건으로 전향한 이후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달달한 것들과는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대다수의 초콜렛, 사탕, 과자들이 우유나 계란, 젤라틴과 같은 동물성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더라구요. 물론 많은 양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작은 것이라고 합리화를 하다 보면 큰 것에 있어서까지 타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예 먹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요. 원래 단 것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저의 빵 취향을 보시면 아실 수 있듯이!)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끔 울적한 날이면 기분을 업! 시켜줄 무언가가 땡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비건용 과자나 초콜렛을 구하기도 어렵고, 또 설탕이나 첨가물이 가득한 것을 먹자니 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그냥 단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늘은 오랜만의 아침식사 포스팅과 함께, 마실거리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해요! 사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라하는 음료인 '술'과 '커피'에는 큰 매력을 못 느끼는 편입니다. 빵에 이어 술과 커피에까지 홀릭이었다면 아마도 제 삶이 지금 같지 않았을테니, 천만다행인 거겠죠? 크크. 술이나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 중독성이 있다, 뭐 이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냥 맛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더라고요 :) 그렇다고 물을 좋아하지는 않고(물 맛도 구분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날씨가 선선해지면 차를 즐겨 마시곤 합니다. 정갈한 옷차림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앞에 놓인 다기와 다구를 구분해 가며 차를 우려내는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티백 하나 넣고 펄펄 끓는 물 부어서 적당히(!) 우려내는 홍차 정도가 딱 제 ..
얼마 전에 채식 브런치 모임 포스팅 (2010/08/31 - [풀먹는곰파] - 채식 브런치 모임, 그 첫 번째) 에서 살짝 언급했던,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에서 만들어내는 갓골 통밀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사실 어떤 분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실 거에요. 아니 대체 거기 빵이 뭐가 특별하길래, 빵 사러 홍성까지 갔냐고. 그 이유를 말씀드리려면, 좀 길긴 하지만, 제 나름의 '좋은 빵' 기준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히힛. 곰파의 '내맘대로' 좋은 빵 기준 :D 하나, 통밀로 만든 빵 (통밀이 아니라면 호밀, 잡곡 등을 사용한 빵) 정제된 흰 밀가루는 보기에는 좋을지라도 영양분이 되는 것들을 거의 다 깎아낸 것이거든요. 백미와 현미의 차이! 현미밥을 먹다 보면 백미밥이 좀 심심하게 느껴지듯이, 통밀..
8월의 마지막 날. 졸업식 때문에 부산에서 엄마가 올라오셔서, 점심을 먹으러 이태원 타이가든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번에는 그린커리를 먹었는데 (2010/08/21 - [풀먹는곰파] - 부드러운 매력, 태국음식 @타이가든) 이번에는 레드커리를 시켜봤어요. 맛있었는데, 사실 그린커리와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_< ㅋㅋ 아무튼, 오늘의 포스팅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가든이 아니고! 원래는 타르트로 유명한, '타르틴'이라는 빵집 겸 까페입니다. 파이, 타르트, 쿠키, 치즈케이크, 버터 타르트, 루바브(Rhubarb) 파이 등등을 파는데 비건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에요, 하핫. 그렇지만 제가 여기에 갔다는 건, 우유 계란 버터 등등이 들어가지 않은 뭔가가 있다는 의미겠죠? :) 바로 이것, 루마니아식 아티..
한울벗 채식나라에서는 종종 모임들이 열리는데, 주로 저녁 시간이나 주말 점심 이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곤 합니다. 나름 아침형 인간인 저로서는 오전에 모임이 없는 것이 아쉬웠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을 주선해 보게 되었어요 :)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 떠는 것이 컨셉이었고, 그래서 채식 브런치 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지요. 저는 소규모 모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원은 10명으로 맞췄고, 당일에는 제 친구 한 명까지 총 11명이 참석했습니다. 하루 전 날인 금요일에 충남 홍성 풀무학교 근처에 가서 직접 통밀빵을 사 왔습니다. (이것은 다른 포스팅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빵이에요. 즉, 국내산 + 유기농 + 통밀 + 사람 손으로 직접 만든 빵! 히힛 장소는 봉천..
이태원에 있는 태국 음식점 타이가든에 갔던 날 (2010/08/21 - [풀먹는곰파] - 부드러운 매력, 태국음식 @타이가든), 밥을 먹고 나서 친구와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정말 예쁜 카페, 네코카페를 소개합니다 :) 냥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들어가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예쁜 곳이에요 흑흑. 개인적으로 저는 멍멍이보다는 냥이를 좋아합니다. 같이 사는 사람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룸메이트' 또는 '아랫것'으로 생각하는 듯한 그 도도함 =_= 그리고 사뿐 사뿐 걸어다니며 들러붙거나 귀찮게 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가 훨씬 덜 부담스게 느껴진달까요. 이건 뭐, 제가 고양이과의 인간이라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네코카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여기에는 수많은 고양이 소품..
오랜만에 맛있는 빵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오월의 종 (2010/06/23 - [풀먹는곰파] - 정이 가는 빵집, 오월의 종)과 악소 (2010/07/02 - [풀먹는곰파] - 호밀빵의 매력, 독일빵집 악소)에 이어서 새로운 빵집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 신사동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이 곳, 뺑 드 빠빠(Pain de Papa)에도 호밀이 꽤 들어간 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실은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 겸사겸사 간 것이었지만 ㅋㅋ) 뺑드빠빠를 찾아 나섰지요. Pain de Papa 라는 이름 자체가 '아빠의 빵'이라는 뜻이니, 아빠의 마음과 정성으로 만든 빵을 기대해 볼 수 있겠죠? :D 매장 내부 일단 매장에 들어서니, 질서 정연하게 선반 위에 놓인..
여러분은 태국음식 좋아하시나요? 저는 태국에는 한 번도 가 본 일이 없지만,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태국음식을 꽤 많이 먹었었답니다. 동양인들이 많이 이민을 와서인지, 아니면 뉴질랜드 특유의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아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푸드코트에서도, 일반 식당가에서도 인도음식과 태국음식, 베트남음식과 같은 동양 음식을 항상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한 번 먹어보았는데,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에 외식을 할 때면 종종 태국음식을 먹으러 가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져서 거의 가지 못 했는데, 채식 메뉴가 꽤 다양한 태국음식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와 함께 이태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타이가든'으로, 제일기획 맞은편 ..
여름이 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수박이랑 팥빙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박이야 잘 익은 녀석으로 골라 쓱쓱 잘라 먹으면 되지만 팥빙수는 마음에 차는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팥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팥조림'이 너무 달기만 하거나 무르게 익지 않아 딱딱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팥은 온 데 간 데 없고 아이스크림과 시럽, 후르츠 칵테일 같은 통조림 과일로 범벅을 시킨 것을 팥빙수라고 팔기도 하고 말예요. 완전 채식을 한 이후로는 우유도 입에 잘 대지 않다보니, 더더욱 밖에서 팥빙수를 사 먹을 일은 줄어들어 버렸는데 그렇다고 팥빙수 한 번 해 먹자고 팥 삶아서 조리자니 일이 너무 커지고 마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그렇게 하긴 했었지만요 하핫) 그런데 한울..
채식을 한다고 말을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먹을 게 별로 없지 않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사실 밖에 나와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이런 저런 제약이 많기는 해요. 그렇지만 요즘은 채식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 오늘 포스팅하는 매크로(Macro)은 여러 채식 음식점 중에서도 정말 정말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마다 어찌나 맛있다고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그렇게 맛있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그렇지만 화성 동탄 신도시에 있는 관계로 한 번 가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서 여태껏 미뤄왔었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날 잡아 먼 길을 다녀왔답니다 :D (그리고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만한 수고를 들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는 갈 때는 사당에서 7002번을 타고 올 때..
날씨가 더워지니까 오븐 돌리는 것도 힘이 들어서 빵 만드는 것에 좀 소홀해진 요즘입니다. 게다가 발효빵이라는 것은 발효가 딱 적당하게 되지 않으면 제대로 맛이 나지 않다 보니, 실패의 부담이 크거든요 ㅠ_ㅠ 그렇지만 뭔가 바삭바삭한 따뜻한 빵 종류는 먹고 싶고, 그래서 만든 것이 와플이랍니다 :) 시중에서 파는 와플에는 계란, 우유, 버터 등이 들어가다 보니 맛이야 좋지만, 이것 저것 가려먹는 저와는 인연이 없어요. 채식을 한 이후로 먹고 싶은 것은 거의 대부분 만들어 먹어야 해서 와플 레시피도 여러 번 찾아보았는데, 채식 요리책과 블로그 등에서 괜찮은 레시피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요번에는 '나를 살리는 자연 밥상' 요리책을 참고했어요) 발효시켜 쫄깃한 맛이 살아있는 벨기에식 와플도 좋지만, 귀차니..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 관악구를 벗어나 홍대 근처에 다녀왔습니다 :) 비채식인과 식사를 같이 할 일이 생길 때면 늘 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채식 메뉴가 있는 맛집을 검색하는 건데요, 오늘은 '오요리'라는 곳에 처음으로 가 보았어요. 공간의 느낌도, 음식도 좋았던 곳이라 소개해 봅니다. 오요리, 이름부터가 특이한데요, O는 Organization의 첫 자이자 음식을 먹었을 때 나오는 탄성(오!)을 의미하기도 한다네요. 음 왠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 또한 이 곳은 단지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일반 음식점이 아니라, 고용된 사람과 사회까지 고려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청소년과 여성(특히 결혼이주여성)의 고용을 장려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하고, 그래서 제공하는 음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