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문화활동도 없이 살았던 팍팍한 5월의 교육실습 기간 중에, 동률님과 롤러코스터의 이상순씨가 '베란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했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_+ 삶에 여유가 찾아온 요즘, 시간 날 때마다 그 앨범을 듣고 있는데 아,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좋은 노래들 >ㅁ< 오랜만에 가사도 선율도 연주도 부르는 사람도 몽땅 마음에 드는 음반을 만나서 매우 행복하다. 제일 먼저 귀에 들어왔던 곡은 '기필코'. 가사가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잘 하고 싶은데 내 마음처럼 되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해치워 버리고 싶지는 않은 때의 괴로움이랄까. 그런데 멜로디가 신나서 그런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은 곡은 '괜찮아'였는데, ..
오랜만에 혜화에서 연극 한 편 :) 뭘 볼까 좀 고민하다가 그냥 제목에서 땡기는 '도덕적 도둑'을 보기로 했다. 현진군이랑 예매도 없이 무작정 가서 현장에서 표 사고 좀 기다리다 들어갔다. 내가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일단은 영화와는 다른 '현장감'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시작되어 끝이 나고, 일단 눈 앞에서 공연되는 것은 단 한 번. 그러니 그만큼 그 시간 동안 집중하게 되고 또한 그 집중이 의미 있다. 영화는 호흡하는 재미 같은 게 덜하고, 집에서 혼자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나는 소설을 볼 때도 별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는 편이라 (오히려 긴 묘사가 나오면 넘기는 편. 어차피 작가가 생각한 것과는 다를텐데 쳇-) 영화에서 보여주는 멋진 화면들은 '와- 멋져' 그 이상의 의미..
Marjane Satrapi & Vincent Paronnaud 의 요즘 어학원 작문 수업에서 책이나 영화 비평 쓰기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내 준 수업 자료에 이 영화 평이 실려 있어서 읽어 보다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혹시 아직 영화관에서 하는지 찾아 보니까 이미 종영한 지 꽤 된 것 같고, 그렇다면 혹시 어둠의 경로로 구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자막까지 다 있는 거다! 기쁜 마음에 얼른 다운 받아서 (물론 3시간쯤 걸렸지만...) 어제 봤는데, 정말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이란' 하면 '이라크' 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이란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없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친숙한 '테헤란'이 그 나라 수도인 것도, 이란의 근대..
요즘 한창 열심히 듣고 있는 김조한의 '사랑이 늦어서 미안해' 전부터 김조한 씨 목소리 좋아하긴 했지만, 난 이번 앨범이 특히 좋은 것 같다 +ㅁ+ 예전의 그 흐느적거림과 기교가 살짝 더 고급스러워져서 덜 부담스러운 느낌 히히- 가사도 멜로디도 목소리도 다 딱! 좋은 노래 >_< '조금만 사랑할껄' You know even after all that we've been through all I can say is that life 너에게 맞춰진 나의 이 눈이 너에게 길들여진 내 일상이 나도 모르게 너처럼 그렇게 살고 있는데 (살고 있는데) 하나하나 모두 다 생각나요 하루가 하루가 너무나 길죠 어떻게 어디서부터 그대를 지울까요 (너를 지울까) 돌아가기엔 너무나 멀어서 (너무나 멀어서) 잡고 싶은데 너무나 ..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개봉 안 한 영화 같은데, 프랑스 아이가 전에 빌려준 영화 DVD 안에 있길래 봤다. 내용은 평범하다. 별 이유 없이 악랄한 백작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 '자꾸'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특별할 것은 없는 내용이었지만 나름 잘 생긴 배우들 보는 재미 + 반 정도 알아 듣는 재미로 열심히 관람 =_= 자세한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강의 줄거리는 이해했으니 된 거다! 그보다도, 주인공 이름이 '자꾸' 라서 사람들이 자꾸 '자꾸! 자꾸!' 이렇게 부를 때마다 웃겼다, 풋 그리고, 영화를 보다가 주인공의 대사를 하나 알아맞췄다 :) 전에 있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오랜 시간 뒤에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이 오래 전 그 상황과 똑같은 말을 하는 식의 장면. 보는 사람들이 다들 예측할 만..
에디뜨 삐아프(Edith Piaff)의 일생을 다룬 영화, 우리나라에는 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걸로 알고 있다 :) 전부터 제목을 보고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었는데, 몇몇 영화제에서 상을 받길래 한 번 받아서 봤다. 프랑스에 있으니만큼 그냥 프랑스어 버전으로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그러다가 제대로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서 그냥 한글자막 포함된 것을 구해서 보는 편을 택했다. 나에게는 사실 이 영화의 내용이 부담스러웠다. 어두운 환경에서 자라고, 온갖 고생을 하고,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그녀의 모습. 거기서 그치지 않는 역경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끝자락에서 'Non, je ne regrette rien'(나는 후회하지 않아요)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그녀. 그것이 그녀의 삶을 다룬 이 영화에..
요즘 한층 열심히 듣고 있는 김동률 5집 :) 그 전 앨범에 비하면 진짜 말랑말랑하고 가벼운 느낌의 노래들. 아쉬운 점이라면 딸랑 10곡 뿐이라는 것? (몇 년 만에 나온 앨범인데 흑) 1번 트랙 "출발" 날씨 좋은 날 길 떠날 때의 설렘이 가득 묻어나오는 느낌의 노래. 금요일 아침, 낭뜨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러 가는 길에 딱 마침 이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연한 파란색의 하늘 위에 하얀 구름들, 반짝거리는 느낌의 햇살, 적당히 쌀쌀한 바람, 등에 메고 있는 별로 무겁지 않은 가방, 기차표를 예매하지도 않았지만 그저 여유로운 마음... 이 모든 것들이 노래와 정말 잘 어울려서 갑자기 2배쯤 행복해져 버렸다. 덕분에 금요일에는 혼자서도 내내 기분 좋게 걸어 다니면서 낭뜨 시내를 구경하고 돌아 왔다, 히히..
우리가 이러면 안된다는 건 확실해. 이러기엔 너무 늦었어. 선택하려면 훨씬 전에 했어야 됐어. 지나고 난 다음이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나중에 한참 지나고 나서 지금을 돌아보면 그 땐 어떤 생각이 들 거 같애? 그 때도 그렇게 생각할 거 같애? 지금은 너무 늦었어라고? 가끔은 정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던 그 때 그 길을 선택했더라면... 그 때는 늦은 줄 알고 포기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 때도 늦지 않은 것이었구나 하는 뻔한 후회. 아마도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런 후회와 미련은 늘어만 갈 것이다. 이제 내 나이는 스물셋. 아마도 스물다섯이나 여섯쯤 되었을 때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있을 거다. '아 내가 스물셋이었다면 이걸 선택했을텐데, 지금은 너무 늦었어' 라..
나름 듣기 공부도 할 겸 프렌즈 시즌1 DVD를 샀다. 방에 있을 때 늘 틀어 놓고 프랑스어를 듣는 기분이라도 낼 겸 'ㅡ' 크크 앗 물론 프랑스 드라마 DVD를 살 수도 있었지만 일단은 내용 이해가 안 되는 데다가 여기 애들도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것 같아서 패스. 프렌즈 DVD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더빙과 10가지쯤 되는 자막 언어를 제공한다! 그런데 과연 영어, 프랑스어 말고 볼 일이 있을까 싶긴 하다, 하핫. 어쨌거나 그런 목적으로 시즌 1 DVD를 사서 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내용을 모르니까 웃는 대목에서 웃지도 못 하겠고 (흑흑) 혹시 영어로 들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 바꿔봤는데 그것도 별 차이가 없고... 그래서 결국은 자막 있는 시즌 1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몽땅..
프랑스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 예전에 한 번 본 것 같긴 한데.. 뭐, 나의 기억은 가물가물한 상태였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었으니. 허허. 영화가 시작되면, 세 명의 인물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상이나 구체적인 내용을 설정해 차례 차례 여섯 가지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간다. 다이아몬드 목걸이 이야기, 무화과 소년 이야기, 힘이 센 일본 노파 이야기, 키스할 때마다 바뀌는 왕자랑 공주 이야기, 무서운 여왕과 조련사 이야기, 그리고 마녀의 성 이야기. 이것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마녀의 성 이야기였다 :D 왕국의 적 마녀의 성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공주를 주겠다는 왕의 선언에 많은 왕자들이 각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마녀의 성을 공격한..
소설 '마지막 수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 '마지막 수업'. 제목을 '마지막 수업'으로 번역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학교가 방학을 해서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인사하고 다 돌아가는 장면으로 끝이 나긴 하는데.. 그렇다고 마지막 수업..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 다 이해되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원제인 Etre et avoir 가 더 영화의 내용과 의미를 잘 드러내 주는 제목인 듯하다. (우리말로 옮기면 뭐가 될까... 영어 제목은 불어를 영어로 옮긴 'To be and to have'다.) 내가 잘 기억하지 못 하고 있는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게끔 한 영화였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많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른이 되고나면 그것을 너무 쉽게 ..
얼마 전에 받아 두었던 '파리의 연인들'이라는 영화를 봤다. 제목이 '파리의 연인'을 생각나게 해서 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역시나 원제는 전혀 다른 제목이었다! 원제는 Fauteuils d'orchestre, 즉 오케스트라 좌석이라는 뜻이다. 한 영화평에 따르면, 목만 아프고 잘 보이지는 않는 좌석이지만 무대를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고.. 주인공인 제시카의 위치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은..'ㅁ') 주인공 제시카 역할을 맡은 세실 드 프랑스가 맘에 들어서, 오로지 그것 때문에 선택한 영화다. 전에 본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와 '사랑은 타이밍'에서 강하고 현대적인 이미지였다면, 이 영화에서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다. 마치 커피 프린스의 은찬이같다..
오늘 본 영화는 '사랑은 타이밍' 얼마 전에 본 '스페니쉬 아파트먼트'의 속편이다. 원래 제목은 Les Poupees Russes, 그러니까 '러시아 인형'이다. 러시아 인형이라 함은, 여러 겹으로 되어 있어서 큰 인형 속에 작은 인형이 계속 들어있는, 그거다.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나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자비에가 하는 대사가 이 러시아 인형과 관련 있다. 우리들은 사람(이성)을 만날 때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마지막에 나올 그 작은 인형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함을 가진다고... 정확히는 이런 대사. 마지막 인형을 고대하며 우린 게임 같은 인생을 산다. 단번에 만날 순 없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야 한다. 하나씩 뚜껑을 열 때마다 궁금하다 '이게 마지막일까?' 근데 사실 영..
세 번째로 고른 영화, 초콜릿. 제목만 보고는 과 관련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조앤 해리스라는 사람이 쓴 으로 따로 있더라. 그리고 도 따로 영화로 나와 있다고 한다. [뭐야 헷갈리게-_-a] 줄리엣 비노쉬가 나오길래 프랑스 영화인 줄 알고 골랐는데 웬걸,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한다; [그러고 보면 조니 뎁이 나오는 건 왜 생각을 못 했을까 아하하;] 재밌는 건, 사람들이 만나면 분명히 Bonjour! 하고 인사를 하면서,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영어로 대화한다는 거! 이거 좀 이상하다구- 초콜릿이 참 신비한 음식(?)으로 나와서 호기심이 생겼는데 거기에 대해서 영화가 별다른 부연설명을 안 해서 좀 아쉬웠다. 소설에서도 그러려나? 원작 소설을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
에어컨이 고장나 약간은 꿉꿉한 방에서 두번째로 본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 원제는 L'Auberge Espagnole 이다 :D 정확히 말하면 두 번째가 아니라 세 번째로 고른 영화인데 두 번째로 고른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너무 취향에 맞지 않는 탓에 중간쯤 보다가 그만두고 이 영화를 선택했다! 알리앙스의 불어 선생님(프랑스인 선생님:D)이 좋아한다고 하셨던 영화- 크크 줄거리라고 하면, 이십대 청년(!) 자비에가 취직하는 데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스페인어 + 경제학 공부) 에라스무스라는 유럽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에 가서 1년간 생활하는 이야기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가는 것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사실 공부하는 건 별로 안 나오고, 배경이 되는 스페인에 대해서도 그다지 자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