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게 벌써 지지난 주에 있었던 일이네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딱히 바쁘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원래 목요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지만, 사정이 있어 그 전 주에 결석한 4학년 학생 보충 수업을 하러 학교에 갔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라 그런지 수업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 버려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윈터팰리스 호텔에 들렀습니다. 이 호텔에도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위성 사진으로 보니 전에 갔던 에밀리오 호텔 수영장보다는 커 보여서 외부인도 사용 가능한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러 간 것이었어요. 학교 옆에 있는 호텔 뒷문으로 들어가서 5분 정도 걸었더니 수영장이 나왔는데 대략 에밀리오 호텔 것의 두 배 정도는 될 것 같았습니다. 이만하면 크기도 좋고 주변 ..
2011년 5월 9일 월요일 ~ 5월 15일 일요일 업무 1. 3주차의 고민과 비슷한 것 같은데, 학생들이 한국어나 영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교사의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 언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의미 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게 그림카드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2. 4학년 학생들 중 한 명을 보면 참 성실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잘 듣는데, 기초가 없어서인지 똘똘하지 않아서인지 단어 시험을 봐도 읽기를 시켜봐도 그냥 저냥이다. 이런 경우처럼, 똘똘한 학생은 공부를 많이 or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내가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따라오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은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적은 걸 볼 때면 좀 슬퍼진다...
'샘하우스'는 룩소르를 여행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집트 상형문자나 상징물 모양의 목걸이, 팔찌, 반지 등의 은세공품을 파는 가게인데, 주인인 샘 아저씨의 한국&일본 사랑이 각별해서 주 고객도 한국인과 일본인입니다. 가게에 들어서면 벽에 붙어있는 메모와 편지들에서 샘 아저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룩소르에 오기 전부터 여러 블로그를 통해 샘하우스에 대해 알게 되기는 했지만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 번쯤 들러서 기념품을 사야겠다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2주 전쯤 일요일에 J언니가 팔찌를 산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저도 친절한 샘 아저씨의 점심초대를 받게 되었습니다 :) 블로그에서 보던 대로 참 쾌활한 성격인 아저씨는 '진상' '지못미' 같..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메일로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지난 달 17일에 현지적응훈련을 모두 마치고, 18일부터 룩소르에서 본격적인 코이카 단원으로서의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도착해서 바로 수업을 시작하였는데, 그와 동시에 집 정리하고 생활에 필요한 몇 가지 일들을 해결하다 보니 몸이 힘들었는지 며칠 가볍게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주 생생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먼저,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룩소르의 '파이루즈'라는 구역인데, 신기하게도 제 아랍어 이름과 똑같은 지명입니다. 코이카 단원들과 자이카(일본의 코이카) 단원들이 주로 ..
2011년 5월 2일 월요일 ~ 5월 8일 일요일 업무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5개의 수업이 있었다. 각각의 수업 후기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여기에 다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수업에서 생긴 물음들과 느낀 점들만 정리해 본다. 1. 이 곳 문화인지 수업에 안 오는 학생들이 좀 있는데, 매번 같은 학생이 빠지는 것도 아니고 돌아가면서 결석을 해서 수업 진도를 나갈 때 문제가 된다. 안 온 학생들을 위해 다 복습을 하자니 꼬박 꼬박 나오는 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것 같고, 그렇다고 모르는 애가 있는데 그냥 수업을 진행하기도 그렇고... (아니 대체 왜 수업에 안 나오는 거야!!) 2. 저학년들의 경우(사실 고학년의 경우도 큰 차이는 없다) 100% 한국어로만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영어를 빌려 설명하는데, ..
4월 18일에 룩소르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약 2주의 시간을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집 청소부터 시작해서 가지고 온 짐과 택배로 부친 짐을 몽땅 정리하고, 그 와중에 한국어 수업도 하느라 나름 바빴어요. 사실 중간에 휴일도 있어서 숨 돌릴 틈은 있었는데 아직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소식을 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 지금도 선배단원인 J 언니네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인데, 언제쯤 집에서 편하게 인터넷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흑. (처음 이 포스팅을 시작하던 4월 30일로부터 또 시간은 흘러서 이제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네요!) 오늘은 룩소르 도착 후 첫 포스팅으로, 저의 아늑한 보금자리인 집을 구경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집들을 구경하면서 봉사단원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 좋은 집이 ..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카이로에서 인사드립니다. 급히 다시 이집트로 돌아오느라 모든 분들께 말씀을 드리지는 못 했기에 죄송한 마음이에요. 이렇게 메일로나마, 잘 돌아와서 건강히 지내고 있음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카이로는 날씨가 많이 따뜻해져서 정오 무렵이면 마치 한국의 초여름 같은 느낌이에요. 반팔 티셔츠에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다니면 될 정도입니다. 아직 4월 초에 불과한데 이런 정도면 대체 6, 7, 8월에는 어느 정도의 더위가 찾아오는 것인지 잘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일하게 될 룩소르는 카이로보다 더 더워 한여름에는 기온이 50도에 육박한다고 하니 살짝 걱정이 되네요. 현지적응훈련은 두 달 전에 했던 것에 이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일입니다. 먼 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소식을 전할 목적으로, 나름대로 기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보낼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인터넷이 끊기는 불상사도 있었고 생활하는 것도 바쁘다 보니 거의 3주 만에 두 번째 메일을 보내게 되었네요 :) 참, 혹시 저를 아시는 분들 중에 이 편지를 메일로 받아보실 생각이 있는 분은 비밀댓글로 메일주소를 남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오늘이 1월 25일이니 제가 한국을 떠난 지 거의 한 달이 된 셈입니다. 그 동안은 이 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곤해서 블로그에도 통 소식을 올릴 수 없었는데, 오늘은 마침 경찰의 날로 이집트 국경일이라 학원 수업이 없어 마음 놓고 쉬면서 밀린 포스팅을 했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사실 평일에는 유숙소와 어학원만 오가다 보니 여기가 이집트인지 어디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항상 동기 단원들이 있으니 아랍어보다 한국어를 사용할 일이 많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휴일이 되거나 잠시 짬이 날 때 거리를 돌아다니면 비로소 이 곳이 이집트, 카이로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금까지 소소히 돌아다닌 곳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가난한 봉사단원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부터 소개합니다. 택시비도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한 번 타기 시작하면 습관이 된다는 이야기에 지하철로 갈 수 없는 곳을 빼고는 되도록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집트 지하철에는 여성칸이 따로 있어서 아래 사진처럼 빨간 표시가 된 칸은 항상 여성 전용이고, 초록색으로 표시된 칸은..
사진을 통해 간략하게 제가 생활하고 있는 곳과 공부하는 곳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두 달 간의 현지적응훈련 동안은 일단 이집트 유숙소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지방단원이 될 저는 어쩌면 카이로에 올라올 때 유숙소를 사용하게 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총 8명인 저희 기수는 2명, 2명, 4명으로 나뉘어 세 개의 방을 사용하는데, 저는 세 명의 동기 언니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요 :) 현지적응훈련이 끝나면 다시 짐을 싸서 옮겨야 하다보니 완전히 모든 짐을 풀 수는 없어서 약간 불편하지만, 집이 크다 보니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넓고 큰 문제는 없는 곳입니다. 어학원은 내부 사진은 하나도 없고 바깥 사진만 있네요 :P 제가 다니는 곳은 Berlitz 라는 어학원으로, 유숙소가 있는 도끼(Dokki)에서는 한..
그 동안 포스팅에 뜸했던 곰파입니다. 생각할 것들이 많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달까요. 이제는 마음도 정리가 되고 다시 괜찮은 상태가 되어서, 이제까지의 저를 돌아보는 의미로 지내온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봅니다. 10월 28일에 발단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이 11월 22일이니 벌써 근 한 달이 지난 셈이다. 처음 한 주 정도는 몸도 마음도 부은 것 같이 몽롱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였다. 이집트에 관한 책만 무작정 찾아 읽었고, 그 외의 시간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낡은 차 마냥 덜덜거리면서 지냈다. 발단식 마치고 곧바로 찾아간 이태원 이슬람 서점에서 '사마르'라는 이집트 친구를 소개받았고, 그 친구와 일대일로 아랍어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그 꼬부랑 글씨만 봐도 머리가 아..
한국에 잘 돌아왔고 (참 빨리도 이야기한다;) 일주일 정도 서울 다녀온 후에 부산에서 쭉-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부산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온에어를 보는 것이었고, (박용하가 맡은 역할인 이경민 PD 너무 좋았어요 +_+ 까칠한 사람 편애, 크크) 그 이후에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영어 교재들을 받아들고 계획표 짜기에 돌입, 계획표 짜기를 끝낸 요즘은 영어공부와 과외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주중 저녁 시간을 이용해 독일어 (완전) 초급반을 시작할 예정이구요. 집에서는 컴퓨터로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것이 좀 어색한 지라 부산에 있는 동안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새 글이 올라올 일은 별로 없을 듯해요. 핸드폰은 살려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직접 연락해 주세요 :) + 앗 그리고, 살짝 이야기..
사실 별로 생각해 볼 일이 없어서 그냥 머리 속에서 '이제 곧 수업 다 끝난다!' 랑 '6월 말에 한국 돌아간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정도였는데, 어제 기숙사 사는 일본 친구들, 한국 언니랑 같이 차 마시며 이야기 하던 중에 누군가가 다들 지금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을 던져서 비로소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곳을 떠나는 게 슬프지도 않고. 한국에 돌아가는 게 엄청 기쁘지도 않고. 그냥 나한테는 이게 다야, 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9개월의 시간을 생각하고 이 곳에 와서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때로는 알차게 보낸 시간도 가끔은 흘려 보낸 시간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지금, 전에 목표했던 것을 이루지 못 했다는 아쉬움은 남지 않았고. 이 곳에 남겨 두고 떠나야 해서 아까울 만한, 그런 것도 없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