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3일 월요일 ~ 10월 9일 일요일 업무 1. 현지평가회의 : 10월 4일 화요일부터 5일 수요일까지, 카이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아인 소크나의 리조트에서 이집트 코이카 사무소의 2011년 하반기 현지평가회의가 있었다. 상반기 현지평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3개 차수의 봉사단원, 그러니까 10년 2차부터 4차까지의 단원들이 모이는 자리여서 총 참석 인원은 서른 명 남짓이었다. '현지평가회의'라는 이름이 이야기하듯, 각 봉사단원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 평가하는 자리였는데 나로서는 활동한 지 6개월 정도 되어 살짝 나태해지려는 시점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 예정~) 생활 4월에 룩소르로 내려온 뒤 근 6개월 ..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 10월 2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학기 준비 : 이번 주는 회화 수업 없이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아직 정확한 개강 날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 카이로에 다녀와서 10월 둘째 주부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학년보다도 새로 학생들이 들어올 1학년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 이번 주에도 주로 1학년 수업 교재를 만들고 계획을 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학년 모집을 위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문을 만들어 학교에 붙여놓았는데, 영어로 쓴 거라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할 지는 잘 모르겠다. 바쁘게 쓰느라 전치사 틀린 것도 눈에 띄고,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다음 주에 현지평..
2011년 9월 19일 월요일 ~ 9월 25일 일요일 업무 1. 회화 수업 : 이번 주로 방학 보충수업은 마쳤고, 개강할 때까지 수업 준비를 위해 잠시 휴식을 갖게 되었다. 이번 주 회화 수업에서는 숫자 읽는 법이 나왔는데 그걸 이용해서 빙고 게임을 해 보았다. 보통 하는 것 같은 10 단위의 빙고가 아니라, 7598, 356 같은 십단위 백단위 천단위가 섞인 빙고였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어도 학생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침 EBS 다큐에서도 '수업은 꼭 재미있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왔던 터라 빙고 게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배움 자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과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배움 바깥 부분의 재미에 대해..
2011년 9월 12일 월요일 ~ 9월 18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화, 수 이렇게 이틀 동안 회화 수업을 했다. 사실 이 수업을 저녁에 하는 이유는 한 학생이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어 저녁 밖에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인데, 무슨 사정인지 그 학생은 어느 때부턴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준비되지 않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학교가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라고 해서, 또 수업이 그것을 위한 시간이라고 해서 모두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덜 재..
2011년 8월 15일 월요일 ~ 8월 21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부터 시작한 회화 수업- 가르치는 내용은 아주 간단하지만,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말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주에 한 것은 "이게(그게/저게) 뭐예요?"처럼 사물을 물어보는 것과 "편의점이 어디 있어요?"같이 위치나 장소를 물어보는 것이었는데, 회화 연습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자료를 만들었다. 이것처럼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종이를 잘라 풀로 붙여가며 자료를 만들다 보니 왠지 유치원 선생님이 된 느낌... 2. 다음 학기에 새로 들어올 1학년을 위해 교재를 만들고 있다. 일단 학생들이 처음 6주 동안 한글을 마스터하고, 기본 회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교재에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내서..
이 글은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보내는 메일입니다. 메일로 받아보실 분은 댓글로 등록해 주세요 :D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네 번째 메일을 보낸 것이 5월 12일이었으니 약 세 달 만에 보내는 편지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먼저 그 동안 제가 한 일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5월 말에 수업을 마무리하고 6월 중순에 기말고사를 본 후, 잠시 휴식을 갖다가 7월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했습니다. 9월 중순에 몇몇 학생들이 카이로에 가서 한국어 능력시험인 TOPIK을 치를 예정이기 때문에 7월 동안은 초급/중급으로 반을 나누어 보충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두 개의 수업을 진행하다가 8월이 되면서 좀 한가해졌습니..
2011년 7월 11일 월요일 ~ 7월 17일 일요일 업무 1. 초급수업 : 수요일과 토요일에 두 번 수업을 했는데, 지난 주에 비하면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단어시험 통과 못 하면 집에 안 보내줬더니 그 영향인지 단어도 좀 열심히 외워 오고 있고 :) 아직도 한글 읽을 때마다ㅏ와 ㅓ, ㅐ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에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수업을 하려고 나도 노력 중이다. 2. 중급수업 : 중급 아이들은 단어 시험을 보면 거의 1개, 2개 틀릴 정도로 열심히 외워온다. 그렇지만 문제는 단어를 외우는 것만으로 한국어를 잘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각종 조사와 문형들이 작게는 뉘앙스의 차이를 만들어 ..
2011년 7월 4일 월요일 ~ 7월 10일 일요일 업무 1. 드디어 보충수업 시작! 일단 초급 수업에서는 내 욕심을 많이 부리지 않고 기본적인 동사, 형용사 변화형을 익히고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에 활동물품 지원 신청하면서 그림으로 배우는 한국어 단어? 뭐 이런 책과 워크북을 주문했는데, 아마 룩소르에 도착하는 건 9월이나 될 것 같아서 일단 급한 대로 한국어 그림 카드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A4 크기의 그림카드를 가지고 수업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닌데, 애들이 보고 공부하려면, 또 매번 치는 단어시험에서 최대한 영어의 사용을 줄이려면 그림을 스캔해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는 수업 끝나고 그거 한 장 한 장 스캔하느라 하루가 다 간 것 같다. 어쨌거나 이걸 사용..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 7월 3일 일요일 업무 1. 처음 룩소르에 내려와서 기관장을 만났을 때 부탁한 것이 바로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어 교실이 4층에 있다 보니 에어컨이 없이는 너무 더워 여름에 보충수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약 세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한국어 교실에는 에어컨이 없다. 처음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듯 흔쾌히 에어컨을 달아주겠다고 이야기했고, 한 달 전 쯤부터 자주 찾아가 닦달을 하기 시작하자 일주일 안에 해결하겠노라 큰소리를 쳤고, 그러고도 여전히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교실 모습에 황당해서 또 찾아갔더니 일단 급한 대로 이동식 에어컨을 교실에 갖다주겠다고 했다. (사실 이렇게 간단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많은 일들이 ..
2011년 6월 20일 월요일 ~ 6월 26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이 시작되기에, 이번 일주일은 나름의 휴식기간으로 생각하고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지난 주에 기말고사 시험 결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 많았던 탓에 좀 쉬고 싶기도 했고. 아, 전부터 계속 부탁? 요구? 했던 에어컨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보러 일요일에 학교에 들르긴 했구나. 생활 화요일에는 현지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러 갔었다. 유명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면 다 그게 그거인데다 종종 너무 조잡해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던데, 이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나도 한참을 둘러보다 동전지갑 하나를 골랐다. 적갈색 바탕에 머리에 무언가를 이..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 6월 1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이고스에서 한국어 기말시험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1, 3학년, 화요일에는 2, 4학년 시험이 있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정말 가르친 것에 충실하게 냈는데!) 학생들이 써 놓은 답을 보니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수준이었다. 차라리 종강하고 바로 시험을 봤으면 그나마 수업 내용이 기억에라도 남아있었을텐데, 3주 쉬고 기말시험을 보는 지금의 방식이 더 마이너스인 듯. 결국 내가 맡고 있는 2학년에는 낙제할 학생이 하나 있고, 졸업할 4학년 중에도 출석까지 모두 합해 50점을 넘지 않는 학생들이 두엇된다. 으유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 4학년 B반 시험은 조금 까다롭게 냈더니 아이들이 꼬박 2시간을 ..
2011년 6월 6일 월요일 ~ 6월 12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방학 중 수업 계획을 짜는 정도가 업무의 거의 전부였다. 예전부터 고민했던, 아랍어-영어-한국어로 수업이 진행될 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충 수업에서는 최대한 그림카드를 활용해 볼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무실에 있는 한국어 그림카드를 사용하면 굳이 영어단어를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 학생들의 영어, 한국어 이중부담을 좀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라틴어를 공부할 때를 돌이켜보면, 라틴어 교재가 옥스포드에서 나온 거라 영어사전을 참고해가며 해야 해서 좀 불편하긴 했어도 대신 그 덕분에 라틴어와 영어 둘 다 공부를 하게 되어 좀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음 우리 학..
2011년 5월 30일 월요일 ~ 6월 5일 일요일 업무 1. 6월 중순에 있을 시험 때까지 수업이 없어서, 요즘 매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학교에 안 가고 집에 있자니 너무 널널한 느낌이라 보충수업 때 쓸 수업자료라도 만드려는 생각으로 사무실에 나갔다. 일단 초급과 중급으로 나누어 수업을 짜고 있는데, 일주일에 세 번이라고 해봤자 한 달에 12번, 결국 보충수업이라고 해도 내가 원했던 것을 다 가르치기에는 좀 부족할 듯하다. 물론 숙제를 많이 내 줘서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할 생각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얘네가 얼마나 따라올까 싶기도 하다. 2. 6월 중순까지 활동지원물품을 신청해야해서 준비를 시작했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교재여서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저는 채식을 시작하면서부터 백밀가루를 멀리하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통밀로만 만든 빵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주로 통밀과 호밀, 잡곡을 이용한 유럽빵 계열의 건강빵을 사 먹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 곳에서나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불편하게 생각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오히려 빵을 사러 가는 것은 즐거운 소일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밀가루와 소금, 물, 이스트 등의 기본적인 재료로만 만들었다는 것이 때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소하고 담백한 빵들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이집트에 온 이후로는 슈퍼에서도 쉽게 통밀로 만든 완전채식 빵을 구할 수 있어 식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가끔씩 갓 구운 바삭한 빵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또 제 맘대로 콩이니 건과일을 듬뿍 넣은 빵이 먹고 싶기도 하지요. 그..
2011년 5월 23일 월요일 ~ 5월 29일 일요일 업무 1. 다른 학년은 모두 종강을 해서 이번 주에는 4B 관광한국어 수업만 있었다. 마지막 수업이라 조금 색다른 시도를 해 보고 싶어 '뉴스로 배우는 한국어' 수업을 계획하고 학습자료를 만들었는데, 실제로 수업을 해 보니 학생들이 좀 어려워했다. 나중에 TV5 MONDE에서 제공하는 프랑스어 교재를 직접 풀어 보면서 실패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는데, 학생들의 실력에 맞추어 처음에는 가장 중심이 되는 내용만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그 뒤에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식으로 문제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욕심은 크고 능력은 부족한 지라 그렇게 섬세하게 구성하지 못 한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두 시간만에 다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학생들이 스스로 단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