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16일 월요일 ~ 1월 22일 일요일 업무 방학이라 주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주에 읽은 책 중에서 '열혈교사 도전기'라는 책이 교사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TFA(Teach For America)라는 단체를 설립한 사람이 쓴 것으로, 미국의 명문 졸업생들이 2년 동안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프로그램이 자리잡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기대하며 책을 펼쳤던 데 비해(책의 제목만 본다면 당연히 그런 내용을 기대하게 되지 않는가!) 책의 대부분은 단체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서술된 것이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뒷부분에서 내가 원하던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TFA의 많..
2012년 1월 9일 월요일 ~ 1월 1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일단은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중이다. 전공부터가 그랬지만, 지금도 내가 하는 일은 몸이나 돈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일이고, 성과 또한 눈에 뚜렷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대충 하더라도 별 차이 없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내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믿는다. 여튼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하려면 제대로 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생활 화요일에는 J언니와 함께, 전부터 눈여겨 봐 두었던 음식점 '루프 Roof'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스낵타임 4층에 위치한 식당이라 일단 룩소르 신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만했다. 에피타이저로 주문한 각종 딥과 샐러드 세트는..
2012년 1월 2일 월요일 ~ 1월 8일 일요일 업무 수요일에는 3학년 재시험이 있었다. 다들 공부를 좀 해 왔는지 지난 번 시험보다는 점수가 많이 올랐는데, 그래도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다. 한국어 말고 다른 시험도 많어서 공부를 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니 이해는 가는데 그렇다고 해도 기운이 좀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방학 동안 보충 수업이랑 다음 학기 수업 계획을 짜면서 의욕을 좀 충전해야겠다. 생활 학기 마무리를 위해 학교에 가고, 평소처럼 졸리빌에서 운동을 하는 것 외에 그렇게 특별한 일은 없는 한 주였다. 금요일에는 여행에서 돌아온 J언니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 날 준비한 메뉴는 채소구이와 렌즈콩 수프, 통밀빵이었는데, 두툼하게 썰어 양념에 재워놓은 가지가 특히 맛있었고 룩소르에서는 보..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 1월 1일 일요일 업무 1. 화요일에는 주 이집트 대사님과 이집트 코이카 소장님께서 우리 기관에 직접 오셔서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 세 명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가 있었다. 기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기관 측에서 이미 룩소르 주지사를 통해 대사님의 스케줄을 전달받고 그에 맞춰 행사를 준비해 놓은 덕분에 내가 할 일은 거의 없었다. 급하게 결정된 행사여서 전체 학생들이 참석하지는 못 했지만 최소한 그 자리에 있었던 학생들은 대사님을 만난 것에 매우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좋았고, 또 한편으로 한국을 잘 모르던 학생들에게 새로운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계기가 된..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 12월 25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수업을 끝으로 2011-2012 가을학기가 마무리되었다. 10월부터 시작해서 두 달 조금 넘는 기간에 불과한 짧은 학기였지만 새로운 학생들을 맞아 처음으로 한글을 가르쳐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터라 나에게는 그리 만만하지 않은 학기였다.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보며 힘을 얻기도 했고, 어떻게 해도 발전하지 않을 것 같은 학생들의 모습에 좌절을 하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우리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조금씩은 늘지 않았나 싶다. 시험 후에는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학기 준비도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관광 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데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방학이라고 그냥 쉬면 애들이 또 한국어 싹 까먹고 올 테니까 보충수업도 해..
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 12월 18일 일요일 업무 1. 월요일에 1, 4학년 수업이 있었고 목요일에는 아스완에서 선거가 있어(지역별로 몇 번에 걸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중) 투표를 하러 가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휴강을 하게 되었다. 1학년은 드디어 한글 자모음을 모두 끝내고 월요일 수업에서 자음 이름을 공부했는데, 처음에는 '기역, 니은'과 '가, 나'를 헷갈려했지만 금세 잘 따라왔다.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숙제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oo입니다.'와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쓰도록 줄이 그어진 A4 종이를 나누어주었는데, 학생들은 하나같이 줄과 줄 사이에 글씨를 쓰는 대신 줄 위에 걸쳐서 글씨를 써 온 것이었다. 아랍어는 기준이 되는 줄이 가운데에 있고 그 아래 위로 글자가 놓인 형식..
2011년 12월 5일 월요일 ~ 12월 11일 일요일 업무 1. 월요일에는 정말 황당한 생일파티가 있었다. 내 생일은 6월 12일인데, 06/12를 12월 6일로 착각한 학생들이 갑자기 생일을 축하해 준다고 자기들끼리 케이크며 선물을 준비해 온 것이다. 덕분에 여름에 태어난 내가 겨울에 생일을 축하받는 황당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Happy Birthday 김'이라고 적힌 케이크를 보니, 제과점에 가서 직접 '김'을 그려주었을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고마웠다. 아래 사진을 보면 케이크를 자르면서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 보기 드문 사진이 있는데, 사실은 케이크를 자르다가 칼이 자루에서 분리가 되는 바람에(빵칼도 아닌 식칼 같은 무서운 칼이었음) 어이가 없어서 웃고..
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 12월 4일 일요일 업무 월요일에 있었던 1학년과 4학년 수업은 선거 때문에 휴강이었고, 목요일에만 수업이 있었는데, 1학년 3학년 모두 특별한 일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인지 수업일지를 확인해 보아도 별로 이야기 할 게 없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눈을 크게 뜨고 학생들을 잘 관찰해야겠다. 생활 지난 주 일요일에 앓아 누운 이후 월요일, 화요일 이틀 동안은 집에서 꼼짝도 안 하고 쉬어야 했다. 수요일부터는 밖에 나갈 정도로 상태를 회복했고 목요일에는 수업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계속 몸에 힘이 없어서 일주일 내내 운동은 쉬었다. 주말이 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몸으로 돌아와서 일요일부터는 다시 운동도 갈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아프고 보..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 11월 27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요즘은 좀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매 시간 이전 수업에서 배운 것을 칼 같이 확인하는 대신, 복습은 하되 잘 모르는 것은 몇 번이고 다시 가르쳐주자고 마음을 먹으니 훨씬 부드럽게 학생들을 대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직 모음 ㅏ와 ㅐ를 헷갈려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잘 따라하고 있고, 4학년 학생들보다는 발음이 괜찮으니까(이건 정말 슬픈 일이다) 일단은 목표 달성. 그런가 하면 학생들과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몇 가지 일도 있었다. 한 학생이 콥틱(이집트 기독교) 축제에 가느라 하루 수업에 못 왔었는데 다음 수업에 오면서 내 선물을 사 왔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나를 기억해 ..
2011년 11월 14일 월요일 ~ 11월 20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명절을 보내고 오랜만에 하는 수업. 이제까지 배운 내용 것을 잘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한 명씩 인터뷰 형식으로 문답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아직도 한글 쓰는 순서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대부분의 글자와 달리,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 때문에 한글 쓰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아직도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 아무리 어렵다기로소니 내가 내 준 숙제를 제대로 된 방식으로 하기만 했다면 이제는 몸에 익을 법도 한 것 아닌가! 그래서, 정 어..
2011년 11월 7일 월요일 ~ 11월 13일 일요일 업무 수요일까지는 현지 명절 연휴로 인해 수업이 없었고,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갔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휴일이라고 학교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수업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금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니 목요일은 우리로 치자면 징검다리 휴일에 해당해서 다른 수업들은 휴강을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기까지 안 넣어 줄 줄은 몰랐다. 결국 수위 아저씨에게 늦게라도 오는 학생들이 있으면 오늘 한국어 수업은 휴강이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생활 이번 주는 수업이 없어서 평소 하던 대로 운동을 하는 외에는 책을 읽거나 베이킹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 동안 ..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 11월 6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목요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어서 이번 주에는 월요일만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별 문제 없이 평소 하던 대로 잘 끝났는데 수업 후에 학생들이 안 가고 남아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나에게 와서 생일을 물어봤다. 생일을 가르쳐 주고,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며 돌려보내고 나서 쭈뼛대던 아이들의 모습에 혼자 슬쩍 웃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원어민, 게다가 농담 한 마디 없이 빡빡하게 수업하는 선생님이라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참 다가가기 쉽지 않고 말 걸기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좀 더 학생들이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3학년/4학년 : 이번 주에는 4학년 학생들이 크..
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 10월 30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수업을 시작하면 먼저 지난 수업 복습 겸 칠판에 단어를 10개 정도 쓴 다음 한 명씩 나와서 읽고 직접 써 보게 한다. 읽기를 시키는 건 기본적인 발음 확인을 위해서이고, 쓰기를 시키는 건 아랍어 사용자의 특성 상 아주 요상한 방법으로(정말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방법의 한글 쓰기를 볼 수 있다) 한글을 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른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나와서 쓰는 걸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획을 긋는 경우 등이 나오는데 그럴 때면 다시 쓰게 시켜서 제대로 된 방법을 익히게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학생 한 명 한 명 시간이 꽤 걸리긴 하지만 기초 공사가 가장 중요하다..
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 10월 23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두 번째 수업인 월요일, 지난 시간에 왔던 학생들보다 2명이 늘었다. 첫 시간에 들어왔던 여섯 명은 모두 숙제도 잘 해 왔고 정시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 좀 안심이 되었다. 이 날 새로 온 학생 한 명은 영어도 거의 못 하고, 발음에도 좀 문제가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세 번째 수업인 목요일에는 오지 않았다. 대신 이 날 또 1학년 신입생들이 와서 수업을 들으려고 하길래 '우리는 이미 지난 주에 수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더 이상 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돌려 보냈다. 최소한 수업 시작하기 전에 와서 앉아 있기라도 해야지, 이렇게 수업 중간에 문 열고 들어와서 수업 듣겠다는 말을 꺼내는 모습을 봐서는 기본적인 성..
2011년 10월 10일 월요일 ~ 10월 16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에 드디어 개강을 했다. 월요일에 학과장을 만나러 가서 시간표를 받아왔고 그에 따라 가장 먼저 수요일에 3학년 수업이 있었는데, 아직 학생들이 고향에서 돌아온 것인지 한 명 밖에 오지 않았다. 교재로 쓸 책을 주고 복사를 해 오도록 하는 정도로 간단히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돌려보냈다. 아, 사무실 컴퓨터 본체가 고장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학과장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선뜻 남는 컴퓨터 본체 하나를 빌려주고 설치까지 직원을 시켜 도와 주었다. 전에 에어컨 문제로 너무 고생을 했던 터라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있었다. 예전에는 새로 입학한 1학년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