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7일 월요일 ~ 11월 13일 일요일 업무 수요일까지는 현지 명절 연휴로 인해 수업이 없었고,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갔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휴일이라고 학교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수업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금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니 목요일은 우리로 치자면 징검다리 휴일에 해당해서 다른 수업들은 휴강을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기까지 안 넣어 줄 줄은 몰랐다. 결국 수위 아저씨에게 늦게라도 오는 학생들이 있으면 오늘 한국어 수업은 휴강이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생활 이번 주는 수업이 없어서 평소 하던 대로 운동을 하는 외에는 책을 읽거나 베이킹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 동안 ..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 11월 6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목요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어서 이번 주에는 월요일만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별 문제 없이 평소 하던 대로 잘 끝났는데 수업 후에 학생들이 안 가고 남아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나에게 와서 생일을 물어봤다. 생일을 가르쳐 주고,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며 돌려보내고 나서 쭈뼛대던 아이들의 모습에 혼자 슬쩍 웃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원어민, 게다가 농담 한 마디 없이 빡빡하게 수업하는 선생님이라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참 다가가기 쉽지 않고 말 걸기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좀 더 학생들이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3학년/4학년 : 이번 주에는 4학년 학생들이 크..
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 10월 30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수업을 시작하면 먼저 지난 수업 복습 겸 칠판에 단어를 10개 정도 쓴 다음 한 명씩 나와서 읽고 직접 써 보게 한다. 읽기를 시키는 건 기본적인 발음 확인을 위해서이고, 쓰기를 시키는 건 아랍어 사용자의 특성 상 아주 요상한 방법으로(정말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방법의 한글 쓰기를 볼 수 있다) 한글을 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바른 방법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나와서 쓰는 걸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획을 긋는 경우 등이 나오는데 그럴 때면 다시 쓰게 시켜서 제대로 된 방법을 익히게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학생 한 명 한 명 시간이 꽤 걸리긴 하지만 기초 공사가 가장 중요하다..
2011년 10월 17일 월요일 ~ 10월 23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두 번째 수업인 월요일, 지난 시간에 왔던 학생들보다 2명이 늘었다. 첫 시간에 들어왔던 여섯 명은 모두 숙제도 잘 해 왔고 정시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 좀 안심이 되었다. 이 날 새로 온 학생 한 명은 영어도 거의 못 하고, 발음에도 좀 문제가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세 번째 수업인 목요일에는 오지 않았다. 대신 이 날 또 1학년 신입생들이 와서 수업을 들으려고 하길래 '우리는 이미 지난 주에 수업을 시작했고 이제는 더 이상 학생을 받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돌려 보냈다. 최소한 수업 시작하기 전에 와서 앉아 있기라도 해야지, 이렇게 수업 중간에 문 열고 들어와서 수업 듣겠다는 말을 꺼내는 모습을 봐서는 기본적인 성..
2011년 10월 10일 월요일 ~ 10월 16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에 드디어 개강을 했다. 월요일에 학과장을 만나러 가서 시간표를 받아왔고 그에 따라 가장 먼저 수요일에 3학년 수업이 있었는데, 아직 학생들이 고향에서 돌아온 것인지 한 명 밖에 오지 않았다. 교재로 쓸 책을 주고 복사를 해 오도록 하는 정도로 간단히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돌려보냈다. 아, 사무실 컴퓨터 본체가 고장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학과장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선뜻 남는 컴퓨터 본체 하나를 빌려주고 설치까지 직원을 시켜 도와 주었다. 전에 에어컨 문제로 너무 고생을 했던 터라 전혀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있었다. 예전에는 새로 입학한 1학년들에게 ..
2011년 10월 3일 월요일 ~ 10월 9일 일요일 업무 1. 현지평가회의 : 10월 4일 화요일부터 5일 수요일까지, 카이로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아인 소크나의 리조트에서 이집트 코이카 사무소의 2011년 하반기 현지평가회의가 있었다. 상반기 현지평가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3개 차수의 봉사단원, 그러니까 10년 2차부터 4차까지의 단원들이 모이는 자리여서 총 참석 인원은 서른 명 남짓이었다. '현지평가회의'라는 이름이 이야기하듯, 각 봉사단원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 평가하는 자리였는데 나로서는 활동한 지 6개월 정도 되어 살짝 나태해지려는 시점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포스팅 예정~) 생활 4월에 룩소르로 내려온 뒤 근 6개월 ..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 10월 2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학기 준비 : 이번 주는 회화 수업 없이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아직 정확한 개강 날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 카이로에 다녀와서 10월 둘째 주부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학년보다도 새로 학생들이 들어올 1학년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 이번 주에도 주로 1학년 수업 교재를 만들고 계획을 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학년 모집을 위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문을 만들어 학교에 붙여놓았는데, 영어로 쓴 거라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할 지는 잘 모르겠다. 바쁘게 쓰느라 전치사 틀린 것도 눈에 띄고,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다음 주에 현지평..
2011년 9월 5일 월요일 ~ 9월 11일 일요일 업무 1. 회화 수업 : 휴가와 현지 명절로 인해 잠시 쉬었던 수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수업 내용에 있어서는 특별한 게 없는데, 이 즈음 EBS 다큐멘터리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를 보면서 나 스스로 좀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인지 학생들과의 소통도 잘 되고, 수업이 좀 더 재미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까지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되기에는 타고난 게 부족해'라고 생각하며 자기합리화를 해 온 부분이 있었는데 어쩌면 그것들을 노력으로 좀 커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렇다고 계속 노력으로 커버하면서 쭉 좋은 선생님으로만 살고 싶은 건 아니고... 아무튼 이 부분은 좀 더 수업을 해 보고 나서야 뭔가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2. 이집트에 ..
2011년 8월 29일 월요일 ~ 9월 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은 라마단 단식이 끝난 이후의 명절인 '이드 알 피트르' 기간이다. 휴가 떠나기 전 회화 반 학생들에게 이 때 수업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어렵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나에게도 휴일이 되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수업 시작 예정! 생활 후루가다에서 돌아온 이후로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여러 날 고생했다. 처음 룩소르 도착했을 때 몸이 아팠던 때와 상황이 똑같아서 이 곳에서의 생활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3일 정도 먹는 걸 조심하고 나서 다시 몸은 정상이 되었고, 9월 1일에는 앞으로 남은 2011년의 4개월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긴 휴가에서 돌아온 샘을 ..
2011년 8월 22일 월요일 ~ 8월 28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는 휴가라서 수업이 없었다. 일주일 동안 학생들, 수업, 토픽 모두 잊어버리고 잘 놀고 돌아왔다 :D 생활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후루가다로 출발, 무사히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고 이번 주 금요일에 다시 룩소르로 돌아왔다. 후루가다도 룩소르 정도의 소도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화려하고 바쁜 도시의 느낌이 들어서 좀 놀랐다. 룩소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커피전문점도 여럿 있었고, 룩소르 슈퍼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들도 많았고... 여기에서도 룩소르와 마찬가지로 길을 걸을 때면 택시 기사들이 빵빵 거리며 호객행위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좀 덜 귀찮게 구는 것 같았다. 잠시 놀러온 거라 더 좋아보이는 걸까 :) 토, 일, ..
2011년 8월 15일 월요일 ~ 8월 21일 일요일 업무 1. 지난 주부터 시작한 회화 수업- 가르치는 내용은 아주 간단하지만,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말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주에 한 것은 "이게(그게/저게) 뭐예요?"처럼 사물을 물어보는 것과 "편의점이 어디 있어요?"같이 위치나 장소를 물어보는 것이었는데, 회화 연습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자료를 만들었다. 이것처럼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종이를 잘라 풀로 붙여가며 자료를 만들다 보니 왠지 유치원 선생님이 된 느낌... 2. 다음 학기에 새로 들어올 1학년을 위해 교재를 만들고 있다. 일단 학생들이 처음 6주 동안 한글을 마스터하고, 기본 회화를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교재에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내서..
2011년 8월 8일 월요일 ~ 8월 1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부터 초급 회화 수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저녁 8시 수업이라서 7시 40분쯤 집을 나와 천천히 걸어 학교에 가는데, 왠지 예전에 집 근처 언어 과외하러 갈 때의 기분이 난다. 지난 주에 말했듯 Korean made easy for beginners라는 책을 교재로 삼아 기초부터 다시 복습을 하고 있다. 첫 시간에는 1과 '안녕하세요? 저는 폴이에요.'와 2과 '아니요, 회사원이에요.'를 공부했는데 역시 쉬워서인지 한 시간 30분만에 뚝딱 끝나버렸다. 두 번째 시간에는 학생들이 1, 2과의 대화문 외워온 것을 확인한 다음 내가 따로 마련해 간 자료를 가지고 이름, 직업, 국적 묻고 답하는 데 30분 정도 걸렸고, 나머지 시간은 3과 '이게 뭐..
2011년 8월 1일 월요일 ~ 8월 7일 일요일 업무 1. 중급 수업은 지난 주에, 초급 수업은 이번 주에 모두 끝이 났다. 다음 주부터는 휴가에서 돌아온 J언니가 나 대신 초급 수업을 이어가게 된다. 라마단이어서 애들이 힘들어서 수업에 못 오겠다고 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실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까지 토픽 초급을 통과할 실력도 안 되지만, 그래도 그 태도 하나만큼은 합격점 :) 2. 원래는 더이상 맡은 수업도 없으니 이제는 진짜로 방학이 되겠구나 싶었는데, 때를 맞춰 이번에 졸업한 4학년 여학생 두 명이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관광 가이드로서 필요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 그 아이들의 최종 목표이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아무래도 무리여서 그냥 기초 회화부터 ..
2011년 7월 25일 월요일 ~ 7월 31일 일요일 업무 1. 초급, 중급 모두 지난 주처럼 수업을 계속하고 있다. 중급 학생들은 라마단 동안은 좀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서 한 달 간 수업이 없을 것 같고, 초급 학생들은 휴가에서 돌아온 J 단원 언니가 맡기로 했기 때문에 할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 마침 졸업 예정인 4학년 여학생이 한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와서 아마도 다른 수업을 하나 개설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2. 활동물품지원을 통해 신청했던 책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덕분에 여름 보충수업 때도 이 책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일단 책들을 대강 훑어보았는데, 몇몇 책은 기대했던 거에 비해서 좀 부실했지만 쓸 만한 책도 꽤 있어서 다행이다. 생활 화요일에는 룩소..
2011년 7월 18일 월요일 ~ 7월 24일 일요일 업무 1. 초급 : 토요일은 이집트 공휴일이어서 수업이 없었기 때문에 화요일, 목요일 이렇게 두 번 수업을 했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수업 동안 배운 것들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시험을 한 번 봤고, 읽기 겸 받아쓰기도 약간 했다. 나는 시험 문제를 낼 때면 애들이 배운 것을 정말로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문제를 몇 번 꼬아 만들곤 한다. 이번 시험 문제에서도 다분히 의도적인 함정들 - 이를테면 '우제국'과 '우체국' 같은 - 을 많이 만들었는데 학생들이 너무 쉽게 그 함정에 빠지는 바람에 보람있으면서도 좀 씁쓸했다. 애들이 점차 내 스타일에 적응해 가는 것인지, 이제는 단어도 꽤 잘 외워오고 수업 때 농담하면 웃기도 해서 나 또한 1시간 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