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9월 2일 일요일 업무 라마단 이후의 명절도 모두 끝나고, 이번 학기에 2학년 올라가는 학생들에게 연락이 와서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7, 8월 다 보충수업을 했었는데 올해는 라마단, 국외휴가 등을 이유로 이제야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꽤 늦은 데다 그리 길게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돌아갈 때가 다 된 단원의 나태함인가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것보다는 예비 2학년 학생들에게 받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보충수업을 선뜻 시작하지 못 하게 한 더 큰 이유인 것 같다.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참 칭찬해 줄 만 한데, 학생들이 실제로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 너무 과한 결과를 바라고 있어서 지난 학기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힘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
파리 - 로마 - 바티칸 - 폼페이 - 아씨시 - 로마 - 아테네 - 델피 - 수니온 - 미코노스 - 아테네 - 파리 아주 삽질이 전공이다. ← 이 날 하루를 간단히 요약한 말 맨 처음, 기차에서 내려서 대사관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 나름 파리에 적응되었답시고 표지판도 보지 않고 룰루랄라 걸어 가다가 방향을 잘못 드는 바람에 몽빠르나스역의 그 긴~ 무빙워크를 왕복한 것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그래 이건 뭐 아주 가벼운 삽질이었다. 한인마트인 에이스마트에 간답시고 캐리어 끌고 열심히 걸었는데(40분 정도?) 내려진 셔터문 앞에 도착한 내 눈에 띈 것은 바로 "월요일 휴일" (그래도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어떻게 보면 문 안 연 것이 다행이었지만-_-) 파리 시내의 한 정원 옆을 지나면서.....
약 2주 만에 만져보는 키보드.. >_< (이렇게 어색할 수가...) 아픈 곳 없이 프랑스 곳곳을 떠돌아다니는 여행을 잘 마쳤고, 오늘 6시간 정도 기차를 탄 끝에 저의 보금자리로 잘 돌아왔답니다 :) 프랑스 남서부 여행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먹거리가 매우 풍성했고, 종종 쏟아지는 소나기에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할 것은 다 한' 여행이었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피레네 산맥에서의 산행과 작은 계곡에서의 래프팅이에요 :) 길 위에서 맞는 생일은, 한국 친구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준 덕에 마침 그 날 먹기로 되어 있었던 그 지역 케이크와 노래 선물, 카드로 섭섭지 않게 보냈어요. (축하해 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니스에 간 목적이었던 샤갈 미술관은 정말 좋았고 +_+ 니스 부근에 있는 두..
금요일인 어제 부로 모든 시험이 끝났고, CIDEF에서의 두번째 학기도 이로서 끝이 났다! 첫 학기에 비하면 어느 새 훌쩍 지나가버린 느낌이라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끝났으니 시원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이제 여행하면서 놀 일 + 열심히 짐 정리해서 한국 돌아갈 일 이렇게만 남았다 히히 이번 학기에는 그 전 학기만큼 죽자 살자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단은 말이 좀 트이고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 되니까 전과 같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고 또한 그 전 학기처럼 지내는 것은 너무 '프랑스에 사는 고시생'스러울 듯 해서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해 보자 - 고로 많이 놀아보자 - 를 1번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예습 복습 숙제 늘 하고, 수업과 상관 없이 단어와 ..
지마켓에서 물건을 주문했는데, 월요일에 주문한 것을 금요일인 오늘까지도 못 받고 있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아니 지마켓이고 뭐고 간에 프랑스에서도 그렇게까지는 안 걸린다! 처음부터 물건이 없었으면 없다고 말을 해 주던가 입고가 목요일에 될 건데 멀쩡히 인터넷에 띄어놓은 물건은 뭐냐. 그 사이에 예비 고객들을 잃고 싶지 않았으면 팔고 나서라도 귀띔을 해 주던가. 성격 급한 내가 수요일에 전화했더니 그제서야 입고가 목요일에 되는데요... 이건 배송이 늦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태도에 화가 나는 거다. (물론 배송이 늦어서도 화가 나긴 하지만) 이랬건 저랬건 결국은 수영장에 엠피쓰리 흘린 내가 잘못이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느꼈던 언어의 장벽을 요즘 들어 새롭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5개월 전 느꼈던 그 장벽은, 아무 것도 못 알아듣겠다 + 아무 것도 못 말하겠다 + (글마저도) 거의 못 이해하겠다 이런 극심한 삼중고였다. 한국에서 한 프랑스어 공부라고 해 봐야 정말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물론 이 곳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나보다 더 안 하고 온 사람들도 많긴 하지만 뭐) 이 곳에 처음 온 나는 늘 어벙벙한 상태로 어버버하고 다녀야했다. 귀라도 뚫어보자는 생각으로 매일 듣기를 연습했고 단어책을 통해 매일 단어도 공부하고 독해도 조금씩 하고, 수업 예습 복습하고... 그러는 사이 수업에서의 듣기 능력은 많이 늘었고 (처음 시험 쳤을 때 20점 만점에 4,5 점이었다) 읽고 쓰는 것은 만족할..
아침부터 날씨가 영 안 좋았다. 수업에서 선생님이 일기예보에서 폭풍우라고 했으니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 말대로 바람은 휭휭 무서운 소리를 내며 엄청 불어대고, 비도 종일 내리고. 아침 8시 그리고 11시 15분 이렇게 2개의 수업만 있는 날이라 마음이 가벼웠지만 안타까운 것은 시내에서 2시에 약속이 있었다는 점 (-_-) 덕분에 선생님의 "이런 날 쇼핑하러 시내 가지 말라"는 충고를 들은 보람도 없이 시내에서 기숙사로 돌아오는 20분 내내 비를 맞으며 걸어와야 했다. 물론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우산은 가지고 나갔었지만, 난 내 소중한 우산이 홀딱 뒤집어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덜 소중한 내가 비를 맞는 것을 선택했다고나 할까. 여튼 그래서 언니에게 부치려 했던 스웨터도 그냥 가지고 얼른 돌아와 ..
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
사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유럽'하면 내가 떠올리던 것은 그저 유럽 여행이었다. 그래도 한 번씩은 가 본 중국이나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일 것 같은 곳, 이름이나 들어 본 유명한 미술작품들이 수두룩하게 널려 있는 곳이며 그래서인지 여름이면 배낭을 맨 학생들이 줄줄이 떼 지어 몰려가는- 그런 유럽만 떠올렸더랬다. 프랑스에 온 지 두 달. 아직 내가 유럽 곳곳을 돌아다녀 본 것도 아니고, 그저 앙제에 머물면서 파리 구경만 한 번 다녀왔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유럽'은 예전과는 참 많이 달라졌다. 단지 여행지, 관광지로서 유럽을 바라보며 와 멋지다'ㅡ' 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하나의 국가, 터전으로서의 유럽을 생각하게 된다. 부러운 유럽 한국에 있을 때도 '유럽..
이 곳 프랑스 앙제에 온 지도 벌써 한 달하고도 열흘이나 지났다. 늘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지내고 있어요' 하는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지,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나의 요즘 생활은? 나 잘 살고 있나? 음, 글쎄, 아하하.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들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요즘 나의 생활에 80% 정도는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만큼, 아니 어쩌면 그 때보다 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고, 나는 나를 그렇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이 환경이 참 좋다. CIDEF에서 듣는 수업들도 한국에서 내가 막연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고. 또한 이제까지 늘 그랬듯, 선생님 복이 있는 것인지 우리반 선생님부터 옵션..
음 제목을 써 놓고 보니 참 그렇지만 (크크'-') 요즘은 정말로 열심히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답니다. 마치 고3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ㅡ' ; 그 때의 목표가 대학에 가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저의 목표는 '프랑스어를 잘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장 해야 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어학원에서도 18시간의 수업을 듣고, 기숙사에 돌아와서도 공부를 하고, 밥을 먹거나 가끔 다른 일을 하는 것 빼고는 거의 프랑스어 공부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에서는 늘 모르는 말들을 접하게 되고, 여전히 말은 잘 들리지 않아요 T_T 그치만 보이지 않는 속도로 조금씩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고, 그러다 어느 날은 깜짝 놀랄 만큼 쑥 자라 있기를 바라면서(부디...T_T) ..
오늘은 3시 반이면 모든 수업이 끝나는 널널한 날입니다 'ㅡ'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오랜만에 룰루랄라 시내에 나갔다지요. 목표는 은행에서 수표책 찾기, 서점에서 문법이랑 단어 책 사기, 앙제 엽서 몇 장 사기 등이었어요. [이 목표들의 달성 결과는 다른 사진과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ㅡ' 크크] 여튼 모든 일을 끝내고 무거운 짐들을 들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늘 빵을 사 먹는 단골(사실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ㅁ//) 빵집에서 빵을 샀어요. 사실 몇 번 사 먹지도 않았지만 먹을 때마다 초콜릿빵(pain au chocolat)만 먹었던 터라 이번에는 좀 다른 빵을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더랬지요. 그래서 고민 끝에 초콜릿 브리오슈(였던 것 같아요'-')를 두 개 골랐습니다! ..
금요일에 "주말이다!" 하며 기뻐하다 보니 벌써 일요일이에요 T_T 여기에서도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주말은 황금같고, 쏜살같이 빨리 지나갑니다 흑흑 금요일에 프랑스 영화를 하나 다운받으려고 위디스크에 접속했는데, 다운받는 데 걸린 시간이 15시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ㅡ' 그냥 인터넷을 할 때는 그렇게 느리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파일 다운 받는 건 정말 어지간한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못 할 일이네요 흑 금요일에는 주말이 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방에서 뒹굴거렸고, 토요일에는 여기 기숙사의 프랑스 학생과 일 봐주는 프랑스 언니, 그 언니의 친구와 함께 외국인 학생 네 명이 앙제 시내 나들이를 갔었답니다. 시내에는 물건 사러도 많이 다녔었지만 아무래도 현지인의 설명이 있으니 더 좋더라구요 :D (사진도 꽤..
뭐 비록 시험은 세 개 였지만; 그래도 마음을 짓누르던 기말 시험들이, 드디어 모두 끝났다! 지난 금요일에 본 고시가는 그냥 대충 공부했고 (학점도 대충 나오면 어쩌지=ㅁ=?) 어제 본 희랍어는, 그 전 주에 이미 문법 시험을 쳤던 터라 해석만 하면 되었었고- 그리고 가장 부담이 컸던 프랑스어도 방금 어째 어째 빈칸을 채우고 나왔다! 전공이나 다른 과목 같으면, '어차피 하고 까먹을 텐데 대충 보지', 이렇게 생각했을 테지만 프랑스어는 몇 달 뒤면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기에 그럴 수는 없었고ㅠ_ㅠ 외워 두면 다 쓸모가 있을 거야, 라는 생각으로 문장들을 붙잡고 외워 보는 수밖에는... 여튼 빈칸넣기와 작문의 홍수 속에서 무사히 살아나온 것을 자축~ +ㅁ+ㅋㅋ 이제 레폿 두 개만 써서 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