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의 끝자락에 한국으로 돌아왔으니 벌써 7개월이 넘는 시간이 흐른 셈입니다. 그 동안, 서평을 남긴 것 외에는 블로그를 거의 방치해두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한국에 적응하느라 바빴달까요. 이제는 어느 정도 주변이 정리되었으니, 그 간의 이야기를 조금 풀어놓을까 합니다. 다시 시작된 고민 학부를 졸업하고 이집트에 가서 한국어를 가르쳤던 저는, 돌아오면서 앞으로 '국제개발협력' 중에서도 교육 분야를 더 공부하고, 이 쪽에서 일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이집트에 있었던 시기는 혁명이 일어나 무바락 대통령이 물러난 직후로, 사회 발전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열망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때였어요. 그러나 혁명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 했고, 오히려 그 이후 이집트에서는 크고 작은 정치적, ..
아, 아직 스물여섯이라는 숫자는 어색하게만 느껴집니다. 스물셋, 스물넷, 스물다섯 사이의 간격에 비하면 스물다섯과 스물여섯 사이의 간격이 한 뼘은 더 긴 것 같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SF에나 나올 것 같았던 2011이라는 숫자가 이제 눈에도 손에도 익은 것을 보면, 곧 26과도 친해지겠지요. 지금껏 그랬듯이. 스물넷의 저는 '살아가는 힘은 어디에서 얻는 걸까'라고 물었고, 스물다섯의 저는 '꿈'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스물여섯. 이제 저는 덧붙입니다. '함께'라는 단어를. 함께 꿈꾸는 것. 마음 속에 꿈을 간직한 채 같이 걸어가는 것. 그리하면, 목표에 닿기 전에도 걸어가는 내내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
그 동안 포스팅에 뜸했던 곰파입니다. 생각할 것들이 많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달까요. 이제는 마음도 정리가 되고 다시 괜찮은 상태가 되어서, 이제까지의 저를 돌아보는 의미로 지내온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봅니다. 10월 28일에 발단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이 11월 22일이니 벌써 근 한 달이 지난 셈이다. 처음 한 주 정도는 몸도 마음도 부은 것 같이 몽롱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였다. 이집트에 관한 책만 무작정 찾아 읽었고, 그 외의 시간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낡은 차 마냥 덜덜거리면서 지냈다. 발단식 마치고 곧바로 찾아간 이태원 이슬람 서점에서 '사마르'라는 이집트 친구를 소개받았고, 그 친구와 일대일로 아랍어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그 꼬부랑 글씨만 봐도 머리가 아..
■ 시간 참 빠르다 마지막으로 썼던 일기가 7월 12일이었으니 벌써 한 달이 지난 셈이다. 스터디코드 알바를 시작하면서부터 슬슬 바빠지기 시작해서 블로그도 제대로 돌보지 못 하고 지냈다. 이제 스터디코드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줄어들었으니 조금 숨 돌릴 수 있을 듯 :) 이런 식으로 정신 없이 지내다 보면 일 년 가는 것도 금방이겠다 싶네. ■ 스페인어 초급2 강남역 펠리스 어학원에서 듣고 있는 스페인어 수업은 이번 달 초에 초급 2 과정으로 넘어왔다. 아직 배우는 내용들이야 하찮지만(ㅋㅋ)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아는 게 늘어가는 걸 보면 뿌듯하다. ■ 그 외에는... 스터디코드 알바로 바빠지면서 풍물은 현재 손을 놓은 상태이고, 피오피는 선생님 휴가 및 내 휴가(?)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조금 쉬었으나 ..
■ 하루를 여는 요가 지난 금요일에 이어 세 번째로 요가를 한 날. 처음에는 동작 따라하느라 어리버리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그럭저럭 따라갈 정도는 되는 것 같다 :) 예전에 '한국요가연수원' 낙성대 지점에서 요가를 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너무 어렵고 아주머니들과 수준 차이가 심하게 나서 (나의 몸은 심히 뻣뻣하니까) 한 달 하고 말았었다. 지금 하는 빈야사 요가는,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호흡을 강조하고 1시간 동안 한 흐름으로 요가를 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정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몸을 꾹꾹 눌러서 그냥 유연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좀 더 느끼고 풀어주는 것 같아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는 듯. ■ 건강한 점심 밥상 1시에 요가 클래스가 끝이 나면 점심을 먹는데..
■ 목요일은 오리발 신는 날 화목 수영 강습인데 목요일은 오리발 신고 수영을 한다. 선생님이 지난 화요일에 말씀하시길래 빌려 써야하나 했는데 마침 언니가 전에 쓰던 오리발이 집에 잘 보관되어 있어서 아침에 챙겨서 수영장에 갔다. 평소에는 접영 하면 허우적 허우적 올라와서 팔 젓는 것이 엄청 힘든데, 역시 오리발의 힘은 강력했다! 가뿐하게 올라와서 사뿐하게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갑자기 수영 실력이 확 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는 :) 그렇지만 접영의 리듬을 타지 못 하면 오리발조차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우리 레인의 한 남자분을 보고 알 수 있었다; 하다 보면 늘 거에요 ㅠ_ㅠㅋㅋ ■ 즐거운 스페인어 시간 수영을 마치고는 강남역으로 가서 11시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다. 지난 시간에 배운 알파벳..
■ 수영 강습 등록 날씨가 더워지니 밖에서 하는 운동은 쉽게 지치는 것 같아 포스코 수영장에 등록했다. 혼자서 수영하면 자꾸 놀게 되어서 접영반 강습을 듣기로 했는데, 강습은 중학교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선생님도 좋으시고, 레벨도 딱 적당해서 즐겁게 수영할 수 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수영하는 거라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수영 마치고 나오니 몸도 가뿐하고 힘이 샘솟는 느낌 :)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수영을 했기에 물에 들어가면 고향에 돌아간 것처럼 몸과 마음이 편해져서 좋다. 당시에는 수영장 가기 정말 싫었던 날도 많았었는데, 엄마에 밀려 꾸역꾸역 갔던 것이 이제는 다 재산으로 남았구나 싶다. 한참을 쉬다 수영을 해도 내 몸이 동작을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오랜 연습이라는 것이 얼..
■ 중급도 이젠 안녕 오늘 숫자와 한글 결합, 영어 쓰는 것을 배움으로써 POP 중급도 모두 끝이 났다. 중급에서는 평붓 글씨만 배우고 연습하는 거라 금방 끝나는 듯. (그렇지만 세 번 만에 모두 끝이 나다니, 수강료 내는 텀이 너무 짧잖아!) 다음 시간부터는 고급 과정에 들어가는데, 거기에서는 둥근붓 글씨와 테두리를 비롯한 꾸미기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한다. ■ 두부+김의 재발견 참살이 요가원에서 요가 끝나고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었는데, 오늘의 메뉴는 현미밥에 다시마 가루와 참기름으로 간한 주먹밥, 토마토 유자청간장드레싱 샐러드, 따끈한 두부, 파래김과 양념간장이었다. 전에는 그렇게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김에다 두부를 올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
■ 나는 까칠한 사촌언니 솔별이 기말고사가 끝났는데 내버려두면 아무래도 방학 때까지 놀고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거는 눈 뜨고 못 보는 사촌언니로서 음성에 출동 :) 생각 못 했는데(죄송해요!) 숙모 생신도 있었다. 입학사정관제 때문에 난리던데, 많은 것을 하기는 힘들지만 독후감이나 봉사일기 같은 거라도 써 놓으면 좋을 것 같아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만들어주고 거기에 다 올려 놓도록 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종종 들어가서 댓글도 달아주고, 조언을 해 줄 수 있으니 한결 편리할 듯하다. 이런 걸 하고 있노라니 입학사정관제 덕분에 사교육은 한층 융성하겠구나 싶다 정말. ■ 감곡 매괴성당 숙모가 솔이별이 데리러 가시는 길에 감곡 따라갔었는데 간 김에 성지로 등록되어 있는 매괴성당에 들렀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 산딸기 잼 만들기 며칠 전에 시장에서 산딸기를 사 왔다. 한 팩 가득 든 게 2000원 하길래 괜찮다 싶어 집어 왔는데 먹어보니 맛이 밍숭맹숭. 원래 씨가 오독오독 씹히는 산딸기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어서, 그냥 잼을 만들어버리기로 결정했다. 설탕을 휙휙 뿌려 재워두었다가 냄비에 넣고 주걱으로 으깨주면서 적당히 졸아들 때까지 끓였더니 완성! 어렵지 않구나 :) 전에 먹어봤던 라즈베리 잼은 설탕의 단맛이 강했는데, 직접 만들었더니 산딸기가 듬뿍이라 좀 더 향이 살아있는 것 같다. ■ 천연 발효종으로 만드는 빵 이스트를 쓰는 대신에 건포도를 가지고 직접 효모를 만들어 빵을 구워보았다. 건포도에 물이랑 설탕 약간을 넣고 실온에서 발효를 시키면 3~4일 지나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이 건포도 발효종과..
■ 2010년 하반기가 시작되다 7월 1일, 2010년의 절반이 시작되는 날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방학 동안 할 일들도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보았다. 일단 7월 중순부터 스터디 코드에서 코치로 일을 하게 되어서, 시간표에 좀 변동이 생겼다. 월수 1시부터 7시까지 일할 예정. 개인적으로 구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공부를 봐 주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과외에 비해, 다른 걱정 없이 정해진 대로 일만 하면 되는 스터디 코드의 코치 일은 괜찮은 일자리다. 지금처럼 앞으로의 일이 불투명하여 방학 때 벌어 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POP나 장구는 그대로, 스페인어는 다음 주부터 화목 11시 수업, 그 외에는 여름을 맞아 수영 강습을 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아직은 '매우 열심히 살 때'에 비하면 60% 정도의 ..
■ 6월의 마지막 날 어느 새 2010년의 반이 다 지나가 버렸다. 올해를 시작하며 세웠던 계획들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돌아본다. 365일 중의 하루, 똑같은 날일 뿐인데 '6월 30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여기는 것이 좀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지나온 날들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날들을 다시 계획해 볼 시간을 가지는 것은 참 좋다. ■ 갑자기 왜... 새벽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박용하 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너무나 멀쩡하게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 느낌이라 허망했다. 무엇이 그토록 그를 힘들게 했던 걸까. 힘들었어도, 그래도 조금만 더 버텨주었더라면... ■ 들깨 순두부 일..
■ 나이가 들었나 왜 자꾸 새벽에 눈이 떠지는지 모르겠다. 일부러 푹 자려고 알람도 안 맞춰놓았는데 눈 뜨니까 채 6시도 되기 전... 여름이라 해가 일찍 떠서 그런 것인가 =_= 요즘에는 그다지 할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일찍 일어날 필요 없다구! ■ 추억의 요리를 만들다 냉장고에 쌓여 있는 토마토를 없애는 방편으로 '라따뚜이'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맛 본 게 벌써 2년은 된 일이어서 만들어놓고도 이게 제대로 된 맛인지 아닌지 분간하기가 힘들었지만, 새콤달콤한 것이 나쁘지 않았으니 성공 :) 설탕이라든가 물엿 같은 것은 넣지 않았는데도 은은한 단맛이 도는 것은 양파 때문? 토마토 때문? ■ 코이카 7차 모집 공고 세부사항은 나오지 않았고, 지원서 접수, 면접, 합격자 발표 '날짜'만 떴다. 7차 지원할 ..
저는 줄을 그을 때는 꼭 자를 이용해야 하고, 줄 간격이 안 맞는 것은 도통 못 참는, 약간의 강박증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틀린 글씨는 그냥 냅두지를 못 하고, 꼭 틀리지 않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수정 테이프를 쓰곤 해요. 하지만 수정 테이프는 미끌미끌해서 그 위에 덧쓰기가 어렵고, 흰 종이가 아닌 경우에는 심하게 표가 나기도 하지요. 이런 제가 며칠 전에 인터넷에서 지워지는 펜을 발견하고 급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펜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별로 품질이 좋지 않아서(종이가 일어난다든지..) 그닥 사용할 맘이 안 생겼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지워지는 펜들은 특수 잉크를 사용해서 특정 온도 이상이 되면 색깔이 사라지는 특징을 이용하고 있더라구요.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