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2일 월요일 ~ 11월 18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현지평가회의가 있어 후루가다에 가야 했기 때문에 월요일에만 수업이 있었다. 2학년 수업에서는 한 달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던 학생이 갑자기,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왔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일단 그냥 수업을 한 다음 그 학생에게 한국어 말고 다른 언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머리가 좋은 편이라 이제까지 빠진 수업을 따라오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런 불성실한 태도로는 한국어를 계속 배워봤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이 벌써 여러 번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4학년 수업..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 8월 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었고, 지난 토요일에 룩소르에 내려온 신규단원 분의 OJT를 도와드리는 사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학교에 가도 사람이 거의 없고 학생들을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업무를 알려드리는 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생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는 이고스에 가거나 다른 단원이 근무하는 기관을 방문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는 집을 보거나 룩소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만한 곳을 소개하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현지 식당들은 점심에 영업을 거의 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식당만 문을 열고 있는지라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우리 집과 다른 단원의 집을 번..
2012년 5월 14일 월요일 ~ 5월 20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기말고사가 있었다. 수요일에는 3학년과 1학년, 목요일에는 4학년과 2학년 시험이 각각 10시와 1시에 치러졌다. 지난 주에 봉해서 학교 측에 맡겨둔 시험지를 매 시험 전에 찾아오는데 그 때 시험지마다 학교 측의 도장을 찍었고, 시험이 끝나면 그 시험지를 다시 본부에 가져가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적은 종이를 시험지에서 분리하고 번호를 부여받은 후 우리가 채점을 해서 다시 본부에 갖다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중간에 1학년 시험지가 어디로 갔는지 몇 부 사라져서 찾으러 다니고, 각 학년 본부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이리저리 헤매다니는 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작년에는 정말 어떤 식으로 기말고사가..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 5월 6일 일요일 업무 5월 중순에 있는 기말고사까지 수업이 없기 때문에 이번 한 주는 출제해 둔 시험지를 확인하고 관광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일을 하며 보냈다. 우리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최대한 쉬운 한국어로 이집트 유적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역사와 종교에 관련된 단어들은 한자어가 많다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생활 노동절이었던 화요일은 여기도 쉬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 상황이라 크게 다를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휴일 기분을 내려고 오랜만에 졸리빌 수영장을 이용했다. 요즘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도 있을 정도로 이미 날씨가 많이 더워진 상황이라 수영하기에 딱 좋았다. 평소에는 점심을 먹을 일이 생기면 도시락을 싸 가는데, 이..
2012년 3월 26일 월요일 ~ 4월 1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이번 주 1학년 수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들과의 사이에 벽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참 속상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수업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교재의 구성이 간단해서 그런지, 문법을 간단히 다루고 넘어가서인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있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쪽지 시험을 보고 있는데 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수업 중간에 학생들에게 버럭하거나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곧 내가 수업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마 학생들 또한 내가 그렇게 반응하는 것..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 3월 18일 일요일 업무 1. 학교 파업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1주일 동안 학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역시나 1주일이 지난 목요일에도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수업을 하기 위해 학생들과 나는 이 곳 저 곳을 전전해야 했다. 1학년 학생들과는 야외 카페와 실내 카페에서 각각 한 번씩 수업을 했고, 3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생 원룸과 학교 앞 학원의 교실을 빌려 수업을 했는데 카페의 경우에는 따로 비용이 들어가니까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여러모로 고민이 된다. 심지어 나는 선생님이라고 차 값도 안 받으려고 해서 더 미안하다. 학생 원룸은 작지만 나름 화이트보드도 마련되어 있어 수업을 하기에는 괜찮은 환경인데, 남학생 원룸이다 보니 여학생 ..
풀 먹는 호랑이의 이야기, 그 첫 번째. 콩 세상에 콩 좋아하는 애들도 있을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가리는 거 없이 뭐든 잘 먹는 아이였지만 (아, 파와 양파는 예외야. 이건 엄마도 안 드시는 거라 편식한다고 혼 날 일도 없었지!) 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아. 그 때야 식탁에 올라오는 콩이라고 해도 밥에 들어가는 게 다였던 것 같은데, 일단 콩밥이 나오면 나는 콩 먼저 콕콕 골라먹었어. 콩을 남길 수는 없으니 대신 콩 먼저 먹어서 깨끗해진 흰 밥을 먹는 길을 선택한 거지. 싫은 거 먼저 해치우고 좋아하는 건 아껴두는, 그런 아이였나 봐. 지금은 콩 반 현미 반인 밥을 짓고 콩을 먼저 골라 먹는데, 콩이 싫어서가 아니라 맛있어서 먼저 먹어. 십 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졌네, 내가. 그나마 어릴 때..
2011년 12월 5일 월요일 ~ 12월 11일 일요일 업무 1. 월요일에는 정말 황당한 생일파티가 있었다. 내 생일은 6월 12일인데, 06/12를 12월 6일로 착각한 학생들이 갑자기 생일을 축하해 준다고 자기들끼리 케이크며 선물을 준비해 온 것이다. 덕분에 여름에 태어난 내가 겨울에 생일을 축하받는 황당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Happy Birthday 김'이라고 적힌 케이크를 보니, 제과점에 가서 직접 '김'을 그려주었을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고마웠다. 아래 사진을 보면 케이크를 자르면서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 보기 드문 사진이 있는데, 사실은 케이크를 자르다가 칼이 자루에서 분리가 되는 바람에(빵칼도 아닌 식칼 같은 무서운 칼이었음) 어이가 없어서 웃고..
2011년 11월 7일 월요일 ~ 11월 13일 일요일 업무 수요일까지는 현지 명절 연휴로 인해 수업이 없었고, 목요일에는 1학년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 갔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게도, 휴일이라고 학교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수업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금요일은 원래 쉬는 날이니 목요일은 우리로 치자면 징검다리 휴일에 해당해서 다른 수업들은 휴강을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기까지 안 넣어 줄 줄은 몰랐다. 결국 수위 아저씨에게 늦게라도 오는 학생들이 있으면 오늘 한국어 수업은 휴강이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생활 이번 주는 수업이 없어서 평소 하던 대로 운동을 하는 외에는 책을 읽거나 베이킹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 동안 ..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 ~ 11월 6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목요일부터 명절 연휴가 시작되어서 이번 주에는 월요일만 수업이 있었다. 수업은 별 문제 없이 평소 하던 대로 잘 끝났는데 수업 후에 학생들이 안 가고 남아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나에게 와서 생일을 물어봤다. 생일을 가르쳐 주고, 명절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며 돌려보내고 나서 쭈뼛대던 아이들의 모습에 혼자 슬쩍 웃었다. 사실 영어로 수업하는 원어민, 게다가 농담 한 마디 없이 빡빡하게 수업하는 선생님이라니 학생들 입장에서도 참 다가가기 쉽지 않고 말 걸기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닐까. 좀 더 학생들이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3학년/4학년 : 이번 주에는 4학년 학생들이 크..
중동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대추야자는 우리나라의 대추와는 좀 다른 과일입니다. 어떤 분은 대추+야자인 줄 알았다고도 하시던데, 영어로는 Date라고 하는 과일이구요, 생김새를 보면 동글 길쭉한 모양이 대추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맛은 좀 다르지요. 일단 단 맛이 엄청나게 강하고, 말린 후에도 대추처럼 쪼글쪼글하기보다는(종류에 따라 그 정도로 바싹 말린 것도 있긴 하지만) 곶감처럼 말랑합니다. 어떤 것들은 신선한 상태에서는 생대추처럼 아삭한데 대신 떫은 맛이 강해서 말려 먹고, 또 다른 것들은 신선한 상태에서 촉촉하고 말랑해서 그대로 먹어도 아주 달아요. 품종이 매우 다양해서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Medjool이라는 품종이 크기도 엄지손가락 정도로 매우 크고 단 맛이 강해서 인기가 많다고 해요...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 10월 2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학기 준비 : 이번 주는 회화 수업 없이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위한 시간을 가졌다. 아직 정확한 개강 날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다음 주 카이로에 다녀와서 10월 둘째 주부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학년보다도 새로 학생들이 들어올 1학년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 이번 주에도 주로 1학년 수업 교재를 만들고 계획을 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학년 모집을 위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소개하는 안내문을 만들어 학교에 붙여놓았는데, 영어로 쓴 거라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이해할 지는 잘 모르겠다. 바쁘게 쓰느라 전치사 틀린 것도 눈에 띄고,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 다음 주에 현지평..
제가 하루 세 끼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식사는 아침식사입니다 :) 아침 잠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일찌감치 일어나서 씻고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만들어 먹고 있으면 아주 평화로운 느낌이 들거든요. 그리고 아침만큼은 제가 좋아하는 빵과 과일이 주 메뉴이기 때문에(다른 식사에서는 탄수화물보다는 다른 채소나 콩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가끔은 슈퍼에서 산 통곡물 식빵이나 씨리얼을 먹기도 하지만, 아침에 뭔가 그럴 듯한 것을 먹고 싶을 때면 와플이나 팬케이크를 굽습니다. 와플도 팬케이크도 15분밖에 안 걸리는 데다, 그 사이 과일 깎고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면 금세 완성되더라구요. 특히나 와플에다가는 그 날의 기분 따라 다른 부재료를 넣을 수 있어서 매일 먹어도 지루하지 않은데, 요즘..
2011년 9월 19일 월요일 ~ 9월 25일 일요일 업무 1. 회화 수업 : 이번 주로 방학 보충수업은 마쳤고, 개강할 때까지 수업 준비를 위해 잠시 휴식을 갖게 되었다. 이번 주 회화 수업에서는 숫자 읽는 법이 나왔는데 그걸 이용해서 빙고 게임을 해 보았다. 보통 하는 것 같은 10 단위의 빙고가 아니라, 7598, 356 같은 십단위 백단위 천단위가 섞인 빙고였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어도 학생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마침 EBS 다큐에서도 '수업은 꼭 재미있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왔던 터라 빙고 게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배움 자체에서 느껴지는 즐거움과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배움 바깥 부분의 재미에 대해..
2011년 6월 20일 월요일 ~ 6월 26일 일요일 업무 1.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이 시작되기에, 이번 일주일은 나름의 휴식기간으로 생각하고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지난 주에 기말고사 시험 결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 많았던 탓에 좀 쉬고 싶기도 했고. 아, 전부터 계속 부탁? 요구? 했던 에어컨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보러 일요일에 학교에 들르긴 했구나. 생활 화요일에는 현지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러 갔었다. 유명 관광지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면 다 그게 그거인데다 종종 너무 조잡해서 별로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던데, 이 가게에서 파는 물건들은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나도 한참을 둘러보다 동전지갑 하나를 골랐다. 적갈색 바탕에 머리에 무언가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