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채식 음식에 관심이 많은 저는, 종종 외국 블로거들의 블로그에서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내 시도해 보곤 합니다.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레시피만 보고 만들다보니 가끔은 실패도 하고 국적불명의 음식이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항상 똑같은 것을 먹는 것은 재미가 없고 지루해서 모험을 하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 몇 달 전 쯤, 자주 들르는 몇 개의 블로그 중 하나인 101 cookbooks에서 '두까'라는 이집트의 고유한 혼합 향신료에 대한 포스팅을 읽게 되었는데, 정작 이집트에 살고 있으면서도 슈퍼마켓에서든 식당에서든 그것을 본 적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저의 아랍어 선생님인 샘 아저씨를 통해서 두까를 맛 보게 되었지요 :) 알고보니 '두까..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 6월 1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에는 이고스에서 한국어 기말시험이 있었다. 월요일에는 1, 3학년, 화요일에는 2, 4학년 시험이 있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음에도 불구하고(정말 가르친 것에 충실하게 냈는데!) 학생들이 써 놓은 답을 보니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수준이었다. 차라리 종강하고 바로 시험을 봤으면 그나마 수업 내용이 기억에라도 남아있었을텐데, 3주 쉬고 기말시험을 보는 지금의 방식이 더 마이너스인 듯. 결국 내가 맡고 있는 2학년에는 낙제할 학생이 하나 있고, 졸업할 4학년 중에도 출석까지 모두 합해 50점을 넘지 않는 학생들이 두엇된다. 으유 조금만 더 열심히 하지. 4학년 B반 시험은 조금 까다롭게 냈더니 아이들이 꼬박 2시간을 ..
어디 가서 채식한다고 이야기하면 꼭 나오는 단골 질문 중의 하나가 "단백질은 뭘로 섭취해요?" 하는 물음입니다. 어떤 분들은 현미를 비롯한 통곡물을 먹으면 기본적으로 필요한 단백질은 다 섭취할 수 있다고 하던데, 저는 왠지 더 먹어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에(사실 제 몸을 생각하면 굳이 더 먹어주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흑흑) 콩이나 두부를 꼭 식단에 포함시키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한국을 떠나 이집트 특히 룩소르에 오고 나서는 두부가 직접 만들어야만 먹을 수 있는, 아주 귀한 음식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삶은 콩만 먹자니 좀 심심해서 병아리콩으로는 스프레드를 만들고, 렌즈콩으로는 스프를 끓이는 등 나름의 변화를 주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올리브 렌즈콩 버거'의 레시피였습니다..
2011년 5월 16일 월요일 ~ 5월 22일 일요일 업무 1. 예상보다 좀 빨리 이번 학기가 끝나게 되었다. 6월 중순에 기말고사가 있어서 원래는 6월 초까지는 수업을 할 생각이었는데, 학생들이 와서 다른 수업은 이번 주에 거의 종강을 했다고 하기에 공부할 시간을 줄 겸 이번 주에 종강을 하기로 했다. 수업을 안 한다고 과연 공부를 할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다른 과목 시험공부도 해야하니까 좀 봐줘야겠지. 2. 방학 중 보충수업은 7월 초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번에 적었듯이 언어는 안 쓰면 금방 잊어버리니까 방학이라고 그냥 놀 수가 없고, 9월에는 TOPIK 시험도 있으니 우리 학생들의 실력을 생각할 때 보충수업을 안 할 수가 없다. 중급 학생들에게 두 가지 시간대를 제시하고 하나를 고르라고..
- 메 뉴 - 콩단백 주먹밥 / 도토리묵 샐러드 / 배추된장국 녹차경단과 카카오크랜베리쿠키 + 계피차 카이로에서 가져온 콩단백을 뜨거운 물에 불려 간장, 아가베시럽, 참기름, 후추, 다진마늘로 양념해 볶았습니다. 밥은 한 김 식혀 참기름과 콩단백, 잘게 부순 김을 넣고 비빈 후 동그랗게 만들어 주면 완성 :) 열심히 지고 온 도토리묵 가루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 도토리묵가루와 물은 1:6 비율로 넣고 잘 저어주면서 끓이다가 엉겨 붙기 시작할 때 현미유를 살짝 넣고 윤기를 낸 후 5분 정도 더 끓여 그릇에 부어 식혔어요. 양상추는 잘게 뜯어 주고 오이는 어슷썰기해서 그 위에 도토리묵을 얹고 간장, 고춧가루, 아가베시럽과 참기름, 송송 썬 파로 만든 양념장을 올렸습니다. 따로 찍은 사진은 없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4월 17일 일요일로, 오전에 현지적응훈련 수료식이 있었습니다. 12월 27일에 시작된 이집트 현지적응훈련이 거의 4개월이 가까워지는 시점에 끝을 맺게 되었네요. 내일이면 모든 짐을 가지고 룩소르로 내려가게 되는데, 앞으로 20개월 동안 아무 탈 없이 활동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카이로를 떠나기 전 저에게는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곳에 사는 채식 블로거인 제니퍼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제니퍼는 이집트에 온 지 15년이 된 미국인으로, 인터넷에서 '천 개의 기쁨'이라는 뜻을 가진 블로그, "알프 하나(Alf hana)"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 오기 전 여기에서 두부나 두유 등의 채식 식품을 구하는 것이 가능한 지 궁금했던 저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던..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곰파입니다. 현지적응훈련 중이라 어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 오면 5시 정도... 짬을 내서 포스팅을 하기에는 너무 정신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답니다. 오늘은 경찰의 날로 이집트 국경일이기 때문에 수업도 없으니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하면서 밀린 이야기들을 해 볼까 합니다. 무엇부터 이야기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역시 가장 중요한 먹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D 처음 이집트로 파견국이 바뀌고 나서 가장 큰 저의 관심사는 과연 이집트에서도 채식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집트 사람들도 콩과 야채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지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이태원에 갈 일이 많아서 FFM(Foreign food market)에도 종종 들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구입했던 몰라세스에 이어, 오늘 요리에 사용한 것은 '껍질콩(그린빈)'과 '병아리콩통조림'입니다. 영어로는 그린빈인 껍질콩은 프랑스에 있을 때 자주 먹었던 채소인데, 볶아 먹어도 삶아 먹어도 맛있으며 니스식 샐러드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곤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는데 FFM에서 발견하고는 반가워서 무작정 집어들었어요. 다음으로 병아리콩(Chick pea)은 이집트콩이라고도 불리는데, 삶으면 포슬포슬한 식감이 아주 좋고 우리나라 콩에서 나는 콩 특유의 향이 별로 없습니다. 중동요리에서는 빠지지 않는 재료로 팔라펠(Falafel)이나 후무스(Hummus)를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
주식이 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밥보다 빵을 좋아라하는 빵순이인 저이지만, 가끔씩은 갓 지은 따끈따끈한 밥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취생인 제가, 그것도 일주일에 몇 번 밥을 먹는 게 전부인 제가 이런 저런 밑반찬을 구비하고 있을 리가 없다 보니 밥을 해도 함께 먹을 반찬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는 그럴 때면 참치캔이나 계란을 이용해 뭐라도 뚝딱 만들어내면 되었는데 이제는 그럴 일도 없고 말이에요. 이럴 때 저는 한 그릇으로 밥과 반찬을 해결할 수 있는 덮밥을 만들곤 하는데, 특히 양파를 푹 익히고 간장으로 간을 해서 조린 것을 현미밥 위에 올린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 그렇지만 이 날은 마침 냉장고에 팽이버섯이, 찬장에는 마른 표고가 있었기에 만들다 보니 버섯덮밥이 되었..
며칠 전 아침, 갑자기 빵을 만들고픈 충동을 느끼고는 재료를 찾아봤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통밀가루와 냉동실에 잘 보관되어 있는 통보리가루를 보고, 전에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통밀보리빵을 만들기로 결정을 했지요. 대신에 이번엔 무화과가 아니라 시나몬 가루를 넣어 향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도 없이 계량도 안 하고 대강 짐작으로 반죽을 시작했어요. 재료 : 통보리가루, 통밀가루, 글루텐, 시나몬가루, 아가베시럽, 소금, 이스트 통보리가루를 통밀가루보다 더 많이 넣고, 글루텐을 적당히(?) 넣은 다음, 소량의 소금과 이스트를 넣어 미지근한 물로 반죽을 했습니다. 순서가 좀 뒤바뀐 것 같긴 하지만 반죽을 하다 생각이 나서 시나몬 가루를 적당히 넣어 주고, 단 맛을 내기 위해 약간의 아가..
한울벗 채식나라에서는 종종 모임들이 열리는데, 주로 저녁 시간이나 주말 점심 이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곤 합니다. 나름 아침형 인간인 저로서는 오전에 모임이 없는 것이 아쉬웠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을 주선해 보게 되었어요 :)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 떠는 것이 컨셉이었고, 그래서 채식 브런치 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지요. 저는 소규모 모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원은 10명으로 맞췄고, 당일에는 제 친구 한 명까지 총 11명이 참석했습니다. 하루 전 날인 금요일에 충남 홍성 풀무학교 근처에 가서 직접 통밀빵을 사 왔습니다. (이것은 다른 포스팅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빵이에요. 즉, 국내산 + 유기농 + 통밀 + 사람 손으로 직접 만든 빵! 히힛 장소는 봉천..
채식을 한다고 말을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그럼 먹을 게 별로 없지 않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사실 밖에 나와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이런 저런 제약이 많기는 해요. 그렇지만 요즘은 채식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요 :) 오늘 포스팅하는 매크로(Macro)은 여러 채식 음식점 중에서도 정말 정말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다녀온 사람마다 어찌나 맛있다고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그렇게 맛있는 걸까 궁금했거든요. 그렇지만 화성 동탄 신도시에 있는 관계로 한 번 가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서 여태껏 미뤄왔었는데, 드디어 시간이 생겨서 날 잡아 먼 길을 다녀왔답니다 :D (그리고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만한 수고를 들일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는 갈 때는 사당에서 7002번을 타고 올 때..
날씨가 더워지니까 오븐 돌리는 것도 힘이 들어서 빵 만드는 것에 좀 소홀해진 요즘입니다. 게다가 발효빵이라는 것은 발효가 딱 적당하게 되지 않으면 제대로 맛이 나지 않다 보니, 실패의 부담이 크거든요 ㅠ_ㅠ 그렇지만 뭔가 바삭바삭한 따뜻한 빵 종류는 먹고 싶고, 그래서 만든 것이 와플이랍니다 :) 시중에서 파는 와플에는 계란, 우유, 버터 등이 들어가다 보니 맛이야 좋지만, 이것 저것 가려먹는 저와는 인연이 없어요. 채식을 한 이후로 먹고 싶은 것은 거의 대부분 만들어 먹어야 해서 와플 레시피도 여러 번 찾아보았는데, 채식 요리책과 블로그 등에서 괜찮은 레시피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요번에는 '나를 살리는 자연 밥상' 요리책을 참고했어요) 발효시켜 쫄깃한 맛이 살아있는 벨기에식 와플도 좋지만, 귀차니..
■ 하루를 여는 요가 지난 금요일에 이어 세 번째로 요가를 한 날. 처음에는 동작 따라하느라 어리버리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그럭저럭 따라갈 정도는 되는 것 같다 :) 예전에 '한국요가연수원' 낙성대 지점에서 요가를 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너무 어렵고 아주머니들과 수준 차이가 심하게 나서 (나의 몸은 심히 뻣뻣하니까) 한 달 하고 말았었다. 지금 하는 빈야사 요가는,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호흡을 강조하고 1시간 동안 한 흐름으로 요가를 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정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몸을 꾹꾹 눌러서 그냥 유연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을 좀 더 느끼고 풀어주는 것 같아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는 듯. ■ 건강한 점심 밥상 1시에 요가 클래스가 끝이 나면 점심을 먹는데..
■ 중급도 이젠 안녕 오늘 숫자와 한글 결합, 영어 쓰는 것을 배움으로써 POP 중급도 모두 끝이 났다. 중급에서는 평붓 글씨만 배우고 연습하는 거라 금방 끝나는 듯. (그렇지만 세 번 만에 모두 끝이 나다니, 수강료 내는 텀이 너무 짧잖아!) 다음 시간부터는 고급 과정에 들어가는데, 거기에서는 둥근붓 글씨와 테두리를 비롯한 꾸미기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한다. ■ 두부+김의 재발견 참살이 요가원에서 요가 끝나고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었는데, 오늘의 메뉴는 현미밥에 다시마 가루와 참기름으로 간한 주먹밥, 토마토 유자청간장드레싱 샐러드, 따끈한 두부, 파래김과 양념간장이었다. 전에는 그렇게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김에다 두부를 올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