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3일 월요일 ~ 4월 29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에 이번 학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집안에 일이 있어 한동안 (거의 몇 주 동안) 학교에 오지 않았던 학생까지 전원이 참석했는데, 웃는 얼굴로 마지막 수업을 하고 싶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이 날따라 학생들이 유난히 잡담을 많이 했다.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한 명씩 읽도록 시키다 보니 그 사이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나는 학생들이 읽는 것을 듣고 발음을 고쳐주려고 최대한 집중하고 있는데 자꾸 떠드는 소리가 들리다 보니 신경이 곤두섰다. 또, 자신이 읽는 것은 아니더라도 다른 학생들이 읽는 것을 많이 들어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텐데,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아랍어로 잡담을 나누는 것이 ..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 4월 22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월요일은 '봄의 날'이라는 이집트 공휴일이라 수업이 없었고, 연이은 휴일로 인해 고향에 간 학생들이 꽤 있어서 휴강을 하게 된 관계로 이번 주에는 3학년 수업만 한 번 있었다. 지난 주에 잔소리를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이번 주에는 학생들과 웃으면서 수업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수업에 들어갔고, 다행히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 때문에 종강이 작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져서 다음 주면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된다. 이번 학기에는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서 보충 수업까지 개설해 학생들을 더 자주 만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르친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학기 시작할 때 정말 기초적인 단어도 잘 ..
2012년 4월 9일 월요일 ~ 4월 15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이 있었고, 일요일 보충은 콥틱 부활절이라 휴일인 관계로 휴강을 하게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은 이집트 공휴일이라 수업이 없고, 연이은 휴일 때문인지 학생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수업에 못 온다고 해서 다음 한 주는 휴강 예정이다. 이번 주에도 학생들이 좀 빠져서 평균 6명 정도만 출석했는데, 수업하는 입장에서는 한 명 한 명 발음 고쳐주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오히려 편한 부분도 있었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봤더니 시험 전 마지막 주에는 이제까지 배운 것을 총 복습했으면 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진도를 나가는 대신 그렇게 하기로 했다. 2. 3학년 : 한동안 3학년 학생들과 화기애애하게 수업을 잘 해왔..
2012년 4월 2일 월요일 ~ 4월 8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지난 주 수업에서 고민이 생긴 이후로 좀 기운이 빠진 탓에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되도록 크게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수업을 했다. 또, 전에는 학생들이 늦게 오면 일일이 늦게 오지 말라고 주의를 주곤 했는데 매번 이러는 것도 피곤해서 아예 학생들이 다 올 때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더니 먼저 온 학생들이 늦게 오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 것인지, 전체적으로 수업할 준비를 갖추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좀 줄어들었다. 학생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필요할 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둘 다 잘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일요일 수업에서는 조금 기력을 회복해서 수업 분위기도 좀..
2012년 3월 26일 월요일 ~ 4월 1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이번 주 1학년 수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들과의 사이에 벽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참 속상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수업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교재의 구성이 간단해서 그런지, 문법을 간단히 다루고 넘어가서인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있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쪽지 시험을 보고 있는데 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수업 중간에 학생들에게 버럭하거나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곧 내가 수업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마 학생들 또한 내가 그렇게 반응하는 것..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 3월 25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에 드디어 파업이 끝났다. (만세!) 원래 월요일에는 카페에서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수업 한 시간 전에 학생이 전화를 해서 학교 문이 열렸다고 알려준 덕분에 카페가 아닌 한국어 교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수업을 하니, 칠판과 마카, 교재 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는 환경이 그렇게도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학생들도 학교에서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수업은 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에 이야기했듯 시험과 관련된 신경전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계속해서 단어 쓰기 숙제를 내 주고 있는데 점차 학생들의..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 3월 18일 일요일 업무 1. 학교 파업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1주일 동안 학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역시나 1주일이 지난 목요일에도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수업을 하기 위해 학생들과 나는 이 곳 저 곳을 전전해야 했다. 1학년 학생들과는 야외 카페와 실내 카페에서 각각 한 번씩 수업을 했고, 3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생 원룸과 학교 앞 학원의 교실을 빌려 수업을 했는데 카페의 경우에는 따로 비용이 들어가니까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여러모로 고민이 된다. 심지어 나는 선생님이라고 차 값도 안 받으려고 해서 더 미안하다. 학생 원룸은 작지만 나름 화이트보드도 마련되어 있어 수업을 하기에는 괜찮은 환경인데, 남학생 원룸이다 보니 여학생 ..
2012년 3월 5일 월요일 ~ 3월 11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지난 시간에 이어 한글 복습을 끝내고, 'Korean made easy for beginners'라는 교재로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1과는 인사와 자기 소개 정도로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인지 모두 잘 따라왔다. 학생들에게 공책을 하나씩 나누어주고(가져오라고 하면 가끔 영 이상하게 생긴 공책을 가져오기도 해서) 거기에 본문을 쓰게 한 다음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고, 집에서 두 번 쓰는 것을 숙제로 내 주었는데 학생들은 그렇게 공책에 뭘 쓰는 것이 처음인지 상당히 어색해했다. 그래도 이렇게 수업 중에 쓰는 것을 시키지 않으면 엉터리로 한글을 쓰는 경우가 많고, 또 자발적으로 쓰면서 공부할 확률이 너무 낮으니 나로서는 이게 최선이다. 목요..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 3월 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부터 수업을 시작했는데, 다른 학년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서 간단하게 수업에 관련된 내용을 오리엔테이션만 했고 1학년은 목요일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방학 동안 지난 학기에 배운 것을 다 까먹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다들 잘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단 목요일에는 새 교재 앞부분에 있는 한글 파트를 복습하면서 발음을 체크하고 새로운 단어도 약간 배우는 식으로 수업을 했다. 지난 학기까지는 학생들이 두 줄로 앞을 보고 앉아있는 대열이었는데 이번에는 의자를 둥글게 배치했더니 학생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져서 수업 중에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기에 편하고, 심리적으로도 좀 더 가..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 2월 26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에 개강을 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개강 첫 주에는 거의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고향이 다른 도시인 학생들은 아직 룩소르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어떻게 개강인 걸 알고 오는지 그게 더 의문이다) 수업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 수업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인데 2, 3, 4학년 학생들은 기존 수업에 더해 토픽 대비 수업을 일주일에 두 번 더 할 생각이고, 내가 전담한 1학년 학생들도 보충 수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일주일에 4시간의 수업 가지고는 도무지 얘네들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 1년 있어보고 내린 나름의 결론이다. 더불어, 학과장을 몇 시간씩이나 괴롭힌 끝에 후임단원 신청서를 ..
2012년 2월 13일 월요일 ~ 2월 19일 일요일 업무 개강을 1주일 남겨 둔 이번 주. 시간표를 확인하러 여러 번 학교에 들렀지만 그 때마다 '내일 오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처음부터 그럴 거라고 예상을 하고 갔기 때문인지 이제는 그냥 담담할 뿐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이집트 식 일처리에 너무 적응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살짝 두렵기도 했다. 이 곳 사람들이 미래의 일에 대해 항상 '인샤알라(신의 뜻대로)'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본인을 합리화하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왔었는데, 요즘의 나를 돌아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을 닮아가지 않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 2월 12일 일요일 업무 방학도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 지금도 언제 개강인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개강 1주일 전이 되어서야 학교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이집트의 현실. 1년치 학사일정이 나와있는 한국과는 너무 달라서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생활 월요일에는 리에와 함께 누비안 하우스에 다녀왔다. 누비안 하우스는 누비아 사람들이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는 곳인데 얼마 전까지 2명의 자이카 단원이 파견되어 각각 구슬 공예와 도자기 공예를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지금은 두 명 다 임기가 끝나서 일본으로 돌아갔고, 곧 새롭게 한 명이 파견될 예정이라고 한다. 예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자이카 단원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기다리다가 마침..
2012년 1월 30일 월요일 ~ 2월 5일 일요일 업무 여전히 겨울방학이다. 원래는 2월부터 보충수업을 할까 했었는데 자이카 단원인 리에에 의하면 2월 중순 이후로(예상보다 빨리) 개강이라고 해서 일단 보류하게 되었다. 잠시 일이 있어 학교에 갔었는데 학생도 선생님도 없는 건물은 정말 조용했다. 생활 주로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집에서는 책을 읽거나 요리를 하는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는 S언니랑 리에와 같이 룩소르 한식당 김가네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우리의 주 목표는 두부였기 때문에 미리 사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두부가 있는지 확인했다 :) 마파두부와 순두부찌개, 잡채와 스프링롤을 먹었는데 마파두부에는 자잘한 고기가, 순두부찌개에는 계란이 들어가 있어서 그것들을 피해 먹느라 좀 신경을 써야 ..
2012년 1월 23일 월요일 ~ 1월 29일 일요일 업무 여전히 방학이고, 독서를 하며 여유를 즐기면서 짬짬이 다음 학기 수업 계획을 짜고 룩소르 가이드책도 들여다 보고 있다. 생활 이번 주에는 이런 저런 모임이 많이 있었다. 먼저 구정이었던 월요일에는 다시 한 번 김가네에 모여 한국 사람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채식 만두와 두부가 들어간 떡국에다 두부김치, 잡채가 나왔고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귀한 음식인 삼겹살과 오징어볶음, 닭볶음탕까지- 사장님 덕분에 한국에서보다 더 배부르게 먹은 설날이었다. 후식으로 S언니가 만들어 온 찹쌀호떡까지 먹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이집트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 작년 설날에는 급하게 한국 들어와서 부산 내려가느라 정신은 없고 울적했던 것만 기억나는데, 벌..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 1월 22일 일요일 업무 방학이라 주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주에 읽은 책 중에서 '열혈교사 도전기'라는 책이 교사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TFA(Teach For America)라는 단체를 설립한 사람이 쓴 것으로, 미국의 명문 졸업생들이 2년 동안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는 프로그램이 자리잡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기대하며 책을 펼쳤던 데 비해(책의 제목만 본다면 당연히 그런 내용을 기대하게 되지 않는가!) 책의 대부분은 단체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서술된 것이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뒷부분에서 내가 원하던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TFA의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