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월요일 ~ 9월 16일 일요일 업무 1. 2학년 보충수업 : 이번 주에는 계획한 대로 월요일과 목요일, 두 번의 수업을 했다. 룩소르에 사는 학생들만, 대략 4~6명 정도가 수업에 오는데 모두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라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 아직 정식으로 개강을 하지 않은 상태라 지난 학기에 쓰던 교재 대신에 그림 단어카드를 이용해서 몇 가지 주제의 명사들을 가르쳤고, '가다' '오다' 같은 기본적인 동사들로 현재, 과거, 미래 시제 문장을 보여줬다. 본격적인 문장을 가르치니까 단어만 다룰 때보다 학생들이 좀 더 흥미있어 하는데, 아무래도 어순이 영어나 아랍어와는 다르다 보니 좀 헷갈려했다. 영어로 문법 설명을 하면 너무 길어지고, 개중에는 못 알아듣는 학생들도 있어서 되도록이면 예..
2012년 9월 3일 월요일 ~ 9월 9일 일요일 업무 1. 이번 주 월요일부터 2학년 보충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약속한 10시가 되어도 학생들이 한 명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학년이면 모를까, 2학년 학생들은 그냥 말도 없이 안 나올 애들은 아니어서 그 중 한 명에게 전화를 해 보았더니, 수업 시각을 아침 10시가 아니라 오후 2시로 잘못 들어서 그렇게 된 것이었다. 나는 10시부터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상황이어서 결국 이 날은 수업을 취소하고, 목요일부터 정상적으로 보충 수업을 시작했다. 전체 10명의 학생 중 룩소르에 있는 7명이 나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원활하게 수업이 잘 이루어졌다. 가장 신경을 긁는 학생(잦은 지각과 결석 + 숙제 안 해옴 + 실없는 농담 툭툭의 3종 세..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 9월 2일 일요일 업무 라마단 이후의 명절도 모두 끝나고, 이번 학기에 2학년 올라가는 학생들에게 연락이 와서 다음 주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7, 8월 다 보충수업을 했었는데 올해는 라마단, 국외휴가 등을 이유로 이제야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꽤 늦은 데다 그리 길게 할 수도 없게 되었다. 돌아갈 때가 다 된 단원의 나태함인가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것보다는 예비 2학년 학생들에게 받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보충수업을 선뜻 시작하지 못 하게 한 더 큰 이유인 것 같다. 한국어를 잘 하고 싶어하는 열망은 참 칭찬해 줄 만 한데, 학생들이 실제로 기울이는 노력에 비해 너무 과한 결과를 바라고 있어서 지난 학기에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힘들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
2012년 8월 20일 월요일 ~ 8월 26일 일요일 업무 여전히 방학 중이라 집에서 다음 학기 수업을 준비하거나 관광 한국어 교재를 손보고 있다. 생활 이번 주에는 스리랑카에 있는 동기 단원 H오빠가 국외 휴가 차 이집트 여행을 왔다가 룩소르를 방문했다. 이틀 정도 룩소르에 머무르는 동안 다른 단원들 소식도 전해 듣고, 샘하우스에도 함께 놀러가는 등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프랑스 여행에서 돌아온 후의 심심함을 좀 달랠 수 있었다. 게다가 스리랑카에서 온 캐슈넛과 현지 사람들이 직접 실을 꼬아 만든 알록달록한 팔찌까지 선물로 받아 더욱 신이 났다. 나는 2년 동안 이집트에 있는다는 생각에 여유를 부리느라고 아직도 가 보지 않은 곳들이 많은데 짧게 여행을 온 H오빠는 얼마나 열심히 구경을 다니던지, 3주..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 8월 19일 일요일 국외 휴가 - 둘째 주 파리의 보석, 에펠탑 에펠탑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이런 추한 건축물을 파리에 둘 수 없다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파리의 명물이 되었다. (그럼 그 사이에 미적 기준이 달라진 건가?) 에밀 졸라는 에펠탑이 꼴 보기 싫어서 에펠탑이 안 보이는 1층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고 하는데, 그와 반대로 나는 에펠탑 전망대에 올라가면 탑이 안 보인다는 이유에서 지금까지도 전망대에 올라가보지 않았다. 날씨 좋은 날에는 낮에도 참 예쁘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좀 쓸쓸하고 울적해 보인다) 반짝 반짝 빛을 발하는 밤이면 그냥 그 자체가 보석처럼 보이는 에펠탑. 특히나 이번 런던..
2012년 8월 6일 월요일 ~ 8월 12일 일요일 국외 휴가 - 첫째 주 프랑스, 익숙한 곳으로의 여행 처음 이집트에 올 때부터 프랑스로 국외 휴가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다. 꼭 국외 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가게 된다면 근처에 있는 터키 같은 곳이 어떨까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갑자기 프랑스, 그 중에서도 파리로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어쩌면 그냥 여기를 좀 떠나고 싶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익숙하고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좀 쉬었으면 하는 마음. 동양 여성으로서의 나를 늘 따라다니는 눈길들과 어디를 가든 끊이지 않는 호객 행위를 벗어나서, 내가 말을 걸기 전에는 아무도 나를 아는 척하지 않는 공간, 그래..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 8월 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었고, 지난 토요일에 룩소르에 내려온 신규단원 분의 OJT를 도와드리는 사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학교에 가도 사람이 거의 없고 학생들을 부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 업무를 알려드리는 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생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는 이고스에 가거나 다른 단원이 근무하는 기관을 방문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는 집을 보거나 룩소르에서 여가시간을 보낼 만한 곳을 소개하는 것이 주요 일정이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라 현지 식당들은 점심에 영업을 거의 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식당만 문을 열고 있는지라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우리 집과 다른 단원의 집을 번..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 7월 29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며 지내고 있다. 토요일에는 신규단원이 OJT를 위해 룩소르에 내려와서, 일요일에 함께 기관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로 했는데 학교에 가니 기관장은 몸이 좋지 않아 카이로의 병원에 있다고 해서 결국 만나지는 못 했다. 그래서 함께 학교를 둘러보고 앞으로 할 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생활 목요일에는 아이샤가 일본에 가면서 바웹 집에 맡겨놓은 멍멍이, 람시사를 보러 바웹 집에 다녀왔다. 자이카 단원인 리에, S언니와 함께 갔는데, 요즘이 라마단 기간이라 아침 일찍 가서 최대한 폐를 덜 끼치려던 우리의 계획과 달리, 손님 접대를 좋아하는 바웹네 식구들이 라마단 첫 식사인 이프타르에..
2012년 7월 16일 월요일 ~ 7월 22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라마단 이후에 보충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생활 이번 주 금요일에 드디어 라마단이 시작되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인데, 단식을 하는 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한 달 간 해가 떠 있는 동안은 물을 포함해 음식물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다. 어린이와 병자, 임신한 여성은 예외라고 한다. 해가 뜨기 전에 '수후르'라고 불리는 식사를 하고, 해가 진 다음에 '이프타르'라는 식사를 하는데 이 때는 주로 온 가족이 모여 매우 성대한 만찬을 즐긴다. 라마단은 종교적으로 아주 중요한 시기로, 정신력을 고양시키고 인내와 겸손, 자기 절제를 키우는 등의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자신보..
2012년 7월 9일 월요일 ~ 7월 15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7월 말에 신규 단원의 OJT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 기간에 할 일도 정리해보는 중이다. 방학에다 라마단까지 겹쳐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생활 이번 한 주는 기분이 좀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뚜렷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서, 가까운 사람들이 줄줄이 룩소르를 떠난 데서 오는 상실감에다 단조로운 생활에서 오는 무기력함이 더해진 결과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에 만났던 평화봉사단 분들이 했던 이야기 중에 Doing보다 Being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아직도 나는 Being보다는 Doing을 더 중요하고 가치있..
2012년 7월 2일 월요일 ~ 7월 8일 일요일 업무 방학 중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고 있음 생활 카이로에 가서 수료식을 마친 J언니가 다시 룩소르에 돌아왔다가 토요일에 완전히 이집트를 떠났다. 금요일에는 S언니와 셋이서 같이 인도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J언니네 집에 들러 남기고 가는 물건 중에 필요한 것들을 가져왔고, 토요일에는 우리 집에서 리에까지 네 명이서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룩소르 생활을 마무리하는 언니를 축하해주었다. 마지막 포옹과 인사를 나누면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마음이 있다면야 한국에서 또 얼굴을 볼 수 있는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는 않기로 했다. 같은 기관에서 1년 넘게 생활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영향을 주는 일일 것..
2012년 6월 25일 월요일 ~ 7월 1일 일요일 업무 방학이라 수업은 없고, 교재를 만들고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하면서 방학을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보충수업을 계획했었는데, 이번 해에는 라마단이 좀 일찍 시작되는 바람에(7월 20일 경) 아무래도 라마단 이후에 수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생활 이번 한 주는 줄줄이 예정되어 있는 이별식을 치르느라 몸도 마음도 꽤 바빴다. 먼저, 7월 초에 활동이 종료되는 단원이 두 명이어서, 수요일에는 룩소르 한식당 김가네에서 전체 단원모임을 가졌다. 모임에 가기 전에 택배회사 사무소에 들러 코이카 사무소에서 빌린 책들을 반납했다. 이전에도 송별회는 있었지만 나와는 함께 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단원이라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가는 H오빠와 ..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 6월 24일 일요일 업무 몇 달 전에 신청한 활동물품 지원금이 나와서 휴가가 끝나자마자 물품을 사러 다녔다. 지난 번에는 한국에서 교재를 주문하고 여기에서도 관광 관련된 책을 몇 권 샀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사야 할 책은 없어서 수업과 관련 업무에서 사용하는 문구류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날씨가 덥고 건조하다 보니 보드마카가 금방 말라버리는 탓에 지난 번에 샀던 마카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꽤 많은 양을 사서 사무실에 보관해두었다. 후임 단원이 와서 활동물품 지원 신청을 할 때까지 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생활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며칠은 쉬면서 지내다가, 다시 기운을 내 집 청소도 하고 예전처럼 주위 사람들과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는 평소의 생활로..
2012년 6월 11일 월요일 ~ 6월 17일 일요일 업무 방학 + 국내휴가로 업무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음 생활 월요일에는 샘이 룩소르에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언니와 함께 샘하우스에 들렀다. 카르투쉬 핸드폰 고리, 네페르타리와 이시스 펜던트 몇 개를 샀고, 샘이 언니에게 선물로 아랍어 펜던트를 만들어줘서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왔다. 나무를 조각하는 가게에 들러 똘똘하게 생긴 호루스 조각상도 하나 샀고, 집에 돌아와서는 기차를 타러 가기 전 마지막으로 짐을 확인했다. 이 날 밤 10시 즈음 침대차로 룩소르를 떠났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시설이 좋고 깨끗해서 카이로에 도착할 때까지 편안하게 자고 쉴 수 있었다. 작지만 세면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굳이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간단히 세수는 할 수 있었고, 저녁과..
2012년 6월 4일 월요일 ~ 6월 10일 일요일 업무 방학 + 국내휴가로 업무 관련 새로운 소식은 없음 생활 월요일에 크루즈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체크아웃이 9시 경이어서 언니와 일행은 새벽 4시쯤 벌룬투어를 하고 왔는데, 이 날은 바람이 서쪽으로 불었는지 동안으로 건너오지 못 하고 서안 어디를 헤맸다고 한다. 집에 짐을 풀고 룩소르 시내 구경을 한 다음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가 룩소르 신전을 구경했고, 인도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왔다.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내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무리하는 대신 집에서 쉬는 쪽을 선택했다. 화요일 아침에는 8시에 출발해서 덴데라 신전을 구경하고 후루가다로 갔다. 덴데라 신전에 관한 것은 전에 올린 글에도 나와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