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8일 월요일 ~ 6월 3일 일요일 업무 방학이라 수업은 없는 상태인데 유적에 들어갈 수 있는 허가증을 받기 위해 여러 번 학교에 들렀다.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부탁한 끝에 받아내기는 했는데 과연 이번에는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생활 이번 주 금요일부터 언니와 함께 여행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그 전에 미리 집 청소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두던 발코니까지 싹싹 쓸고 닦았다. 대략 1년 동안 쌓인 먼지와 흙을 치우고 나니 아주 깨끗하고 좋은데 이게 얼마나 갈 지. 금요일에는 언니의 비행기 스케줄에 맞추어서 기차를 타고 아스완으로 갔다. 미리 호텔에 짐을 풀고 나일 강변을 따라 조금 걸으며 구경을 하다가 오후에 만수(아스완 현지 가이드)와 함께..
2012년 5월 21일 월요일 ~ 5월 27일 일요일 업무 지난 주에 시험 결과까지 다 제출한 이후로 진짜 방학이 시작되었다. 1학년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받고 싶다고 했는데 일단 6월 1일부터는 이집트 국내 여행을 할 예정이어서 다녀온 후에 수업을 하자고 말 해뒀다. 동안과 서안의 유적지를 방문하기 위한 허가증을 받으려고 몇 번이나 학과장을 만나러 갔으나 갈 때마다 자리에 없어서 헛걸음을 하고, 겨우 만나 허가증을 신청했는데 이것도 역시나 한 번에 쉽게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 작년에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도 해주겠다, 곧 해주겠다, 내일 해주겠다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마지막에 예산이 없어 못 해주겠다고 해서 힘이 쭉 빠졌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직접적으로 No를 하지..
2012년 5월 14일 월요일 ~ 5월 20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기말고사가 있었다. 수요일에는 3학년과 1학년, 목요일에는 4학년과 2학년 시험이 각각 10시와 1시에 치러졌다. 지난 주에 봉해서 학교 측에 맡겨둔 시험지를 매 시험 전에 찾아오는데 그 때 시험지마다 학교 측의 도장을 찍었고, 시험이 끝나면 그 시험지를 다시 본부에 가져가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적은 종이를 시험지에서 분리하고 번호를 부여받은 후 우리가 채점을 해서 다시 본부에 갖다주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중간에 1학년 시험지가 어디로 갔는지 몇 부 사라져서 찾으러 다니고, 각 학년 본부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이리저리 헤매다니는 일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는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작년에는 정말 어떤 식으로 기말고사가..
2012년 5월 7일 월요일 ~ 5월 13일 일요일 업무 다음 주로 예정된 기말고사를 위해 시험지를 인쇄해 한 부씩 겉장을 씌우는 작업을 했다. 사실 시험이 다 되어가는데도 학교 측에서 이 작업을 하라는 연락이 없어서 지난 일요일에 한 번 찾아가봤더니 마침 잘 만났다는 표정으로 시험지를 제출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 기관은 코워커가 없다보니 정말 긴급하게 연락할 일이 있을 때는 일본어 선생님인 리에를 통해서(일본어 과에는 현지인 보조교사가 있다)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어떨 때는 간섭이 없어서 편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학사일정은 제 때 정확하게 알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한 것 같다. 아무튼 이제는 기말고사만 남았는데, 학생들이 과연 배운 걸 기억하고 있을지 걱정. 생활 지난 1년 간의 룩소..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 5월 6일 일요일 업무 5월 중순에 있는 기말고사까지 수업이 없기 때문에 이번 한 주는 출제해 둔 시험지를 확인하고 관광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일을 하며 보냈다. 우리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최대한 쉬운 한국어로 이집트 유적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역사와 종교에 관련된 단어들은 한자어가 많다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생활 노동절이었던 화요일은 여기도 쉬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학교가 방학에 들어간 상황이라 크게 다를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휴일 기분을 내려고 오랜만에 졸리빌 수영장을 이용했다. 요즘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도 있을 정도로 이미 날씨가 많이 더워진 상황이라 수영하기에 딱 좋았다. 평소에는 점심을 먹을 일이 생기면 도시락을 싸 가는데, 이..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 4월 29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에 이번 학기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집안에 일이 있어 한동안 (거의 몇 주 동안) 학교에 오지 않았던 학생까지 전원이 참석했는데, 웃는 얼굴로 마지막 수업을 하고 싶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이 날따라 학생들이 유난히 잡담을 많이 했다.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돌아가며 한 명씩 읽도록 시키다 보니 그 사이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나는 학생들이 읽는 것을 듣고 발음을 고쳐주려고 최대한 집중하고 있는데 자꾸 떠드는 소리가 들리다 보니 신경이 곤두섰다. 또, 자신이 읽는 것은 아니더라도 다른 학생들이 읽는 것을 많이 들어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텐데,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아랍어로 잡담을 나누는 것이 ..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 4월 22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 월요일은 '봄의 날'이라는 이집트 공휴일이라 수업이 없었고, 연이은 휴일로 인해 고향에 간 학생들이 꽤 있어서 휴강을 하게 된 관계로 이번 주에는 3학년 수업만 한 번 있었다. 지난 주에 잔소리를 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이번 주에는 학생들과 웃으면서 수업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수업에 들어갔고, 다행히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 때문에 종강이 작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져서 다음 주면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된다. 이번 학기에는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서 보충 수업까지 개설해 학생들을 더 자주 만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르친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학기 시작할 때 정말 기초적인 단어도 잘 ..
2012년 4월 9일 월요일 ~ 4월 15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이 있었고, 일요일 보충은 콥틱 부활절이라 휴일인 관계로 휴강을 하게 되었다. 다음 주 월요일은 이집트 공휴일이라 수업이 없고, 연이은 휴일 때문인지 학생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수업에 못 온다고 해서 다음 한 주는 휴강 예정이다. 이번 주에도 학생들이 좀 빠져서 평균 6명 정도만 출석했는데, 수업하는 입장에서는 한 명 한 명 발음 고쳐주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오히려 편한 부분도 있었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해 봤더니 시험 전 마지막 주에는 이제까지 배운 것을 총 복습했으면 한다고 해서, 무리하게 진도를 나가는 대신 그렇게 하기로 했다. 2. 3학년 : 한동안 3학년 학생들과 화기애애하게 수업을 잘 해왔..
2012년 4월 2일 월요일 ~ 4월 8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지난 주 수업에서 고민이 생긴 이후로 좀 기운이 빠진 탓에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되도록 크게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수업을 했다. 또, 전에는 학생들이 늦게 오면 일일이 늦게 오지 말라고 주의를 주곤 했는데 매번 이러는 것도 피곤해서 아예 학생들이 다 올 때까지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랬더니 먼저 온 학생들이 늦게 오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 것인지, 전체적으로 수업할 준비를 갖추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좀 줄어들었다. 학생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과 필요할 때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둘 다 잘 하고 싶은데,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일요일 수업에서는 조금 기력을 회복해서 수업 분위기도 좀..
2012년 3월 26일 월요일 ~ 4월 1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이번 주 1학년 수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른 무엇보다도 학생들과의 사이에 벽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참 속상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수업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교재의 구성이 간단해서 그런지, 문법을 간단히 다루고 넘어가서인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진도를 나가고 있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쪽지 시험을 보고 있는데 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수업 중간에 학생들에게 버럭하거나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곧 내가 수업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마 학생들 또한 내가 그렇게 반응하는 것..
2012년 3월 19일 월요일 ~ 3월 25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월요일에 드디어 파업이 끝났다. (만세!) 원래 월요일에는 카페에서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수업 한 시간 전에 학생이 전화를 해서 학교 문이 열렸다고 알려준 덕분에 카페가 아닌 한국어 교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학교에서 수업을 하니, 칠판과 마카, 교재 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는 환경이 그렇게도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학생들도 학교에서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전체적으로 수업은 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주에 이야기했듯 시험과 관련된 신경전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계속해서 단어 쓰기 숙제를 내 주고 있는데 점차 학생들의..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 3월 18일 일요일 업무 1. 학교 파업은 이번 주에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1주일 동안 학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역시나 1주일이 지난 목요일에도 교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수업을 하기 위해 학생들과 나는 이 곳 저 곳을 전전해야 했다. 1학년 학생들과는 야외 카페와 실내 카페에서 각각 한 번씩 수업을 했고, 3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생 원룸과 학교 앞 학원의 교실을 빌려 수업을 했는데 카페의 경우에는 따로 비용이 들어가니까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여러모로 고민이 된다. 심지어 나는 선생님이라고 차 값도 안 받으려고 해서 더 미안하다. 학생 원룸은 작지만 나름 화이트보드도 마련되어 있어 수업을 하기에는 괜찮은 환경인데, 남학생 원룸이다 보니 여학생 ..
2012년 3월 5일 월요일 ~ 3월 11일 일요일 업무 1. 1학년 : 지난 시간에 이어 한글 복습을 끝내고, 'Korean made easy for beginners'라는 교재로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1과는 인사와 자기 소개 정도로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인지 모두 잘 따라왔다. 학생들에게 공책을 하나씩 나누어주고(가져오라고 하면 가끔 영 이상하게 생긴 공책을 가져오기도 해서) 거기에 본문을 쓰게 한 다음 제대로 썼는지 확인하고, 집에서 두 번 쓰는 것을 숙제로 내 주었는데 학생들은 그렇게 공책에 뭘 쓰는 것이 처음인지 상당히 어색해했다. 그래도 이렇게 수업 중에 쓰는 것을 시키지 않으면 엉터리로 한글을 쓰는 경우가 많고, 또 자발적으로 쓰면서 공부할 확률이 너무 낮으니 나로서는 이게 최선이다. 목요..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 3월 4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부터 수업을 시작했는데, 다른 학년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서 간단하게 수업에 관련된 내용을 오리엔테이션만 했고 1학년은 목요일부터 본격적인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방학 동안 지난 학기에 배운 것을 다 까먹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다들 잘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단 목요일에는 새 교재 앞부분에 있는 한글 파트를 복습하면서 발음을 체크하고 새로운 단어도 약간 배우는 식으로 수업을 했다. 지난 학기까지는 학생들이 두 줄로 앞을 보고 앉아있는 대열이었는데 이번에는 의자를 둥글게 배치했더니 학생들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져서 수업 중에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기에 편하고, 심리적으로도 좀 더 가..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 2월 26일 일요일 업무 이번 주에 개강을 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개강 첫 주에는 거의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고향이 다른 도시인 학생들은 아직 룩소르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어떻게 개강인 걸 알고 오는지 그게 더 의문이다) 수업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 학기 수업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인데 2, 3, 4학년 학생들은 기존 수업에 더해 토픽 대비 수업을 일주일에 두 번 더 할 생각이고, 내가 전담한 1학년 학생들도 보충 수업을 해야 할 것 같다. 일주일에 4시간의 수업 가지고는 도무지 얘네들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 1년 있어보고 내린 나름의 결론이다. 더불어, 학과장을 몇 시간씩이나 괴롭힌 끝에 후임단원 신청서를 ..